살아 있는 리더십
조지 비니 외 지음, 국일 펴냄, 1만5천원
최근 포춘 지는 ‘잭 웰치의 경영 교본을 찢어 버리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본지 310호 보도). 잭 웰치는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퇴조하던 GE를 다시 1등 기업으로 올려놓았지만, 이제 그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 그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은 아날로그적 시대 상황과 큰 변동이 없는 전기 분야라는 사업 환경 하에서만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은 20년 이상 리더십을 연구한 지은이들을 비롯해 컨설팅, 심리 분석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12명의 연구원들이 4년에 걸쳐 유명 기업에서 활동하는 약 700명의 리더들과 함께 생활하며 연구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그간의 연구들은 혁신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은 몇 명의 카리스마 리더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헛된 기대를 불어넣고, 리더십을 배우고자 하는 대다수 임원들에게 부담만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부하들은 리더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 채 뒤에서 구경만 했으며, 리더들은 이상적인 리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자신을 감추는 데 급급해 정작 중요한 내면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고.
이 책은 제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혼자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직을 혁신하지 못했으며, 불확실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조직을 ‘약속된 땅’으로 이끌 수 있는 인물은 한 명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리더십이란 개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특정한 순간과 상황에 조직 속에서 벌어지는 상호 작용의 결과이며, 조직이 가야 할 길을 찾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통합된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 진정한 리더십은 조직의 집단적인 지혜나 통찰력을 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유능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조직의 꼭대기가 아닌 중간에 존재한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재현 기자 yjh9208@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