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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피플] 조직 재정비의 귀재‘다음’호탑승
[이코노피플] 조직 재정비의 귀재‘다음’호탑승
  • 김성수 객원기자
  • 승인 2006.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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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드림 김철균 사장] 중대 기로에 서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조직 장악의 귀재’를 끌어들이는 강수를 뒀다.
김철균 하나로드림 사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한 것. 수평주의 기업문화를 고수하고 있는 다음의 대대적인 조직 정비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다음의 기업문화는 독특하다.
수평적 조직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임직원들의 계급을 설정하는 공식 호칭에 직급을 붙이지 않는다.
서열을 나타내던 ‘선배’라는 호칭도 없앴다.
사장부터 말단직원까지 전 직원들은 서로 이름에 ‘님’을 붙여 부른다.
‘이재웅 사장님’대신 ‘재웅님’으로 부르는 식이다.
‘위원회 제도’도 다음의 수평적 기업문화를 대변한다.
각종 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동등한 발언권과 1표 행사권을 가지고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장이라도 예외는 없다.
단 1표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같은 다음의 사내문화는 다양성·유연함·생동감 등을 요구하는 인터넷 특성과 딱 맞아떨어진다.
이승진 다음 기업커뮤니케이션팀 사원은 “연공서열 중심의 수직적인 직위 제도를 무시한 수평적 조직문화는 인터넷 기업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것”이라며 “권위의식과 커뮤니케이션 장벽을 제거해야 일을 즐길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음은 옛날의 다음이 아니다.
이제 ‘중견기업’수준으로 몸집이 커졌다.
지난 95년 5천만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다음은 시가총액 5천억원대로 성장했으며, 온라인 음반사·여행사 등 12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알짜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직원 수도 초기 3명에서 현재 600여명으로, 계열사까지 합치면 모두 1천600여명에 달한다.
최근엔 2004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질주에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검색사업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검색 쿼리(Query·질의) 수도 주간 2억1천만회(네이버의 75%)를 돌파,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로 재벌그룹에 견줄 만한 빠른 성장속도다.
이제 더 이상 ‘벤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수평이 아닌 수직적 기업문화, 비공식적이기 보다는 공식적인 의사전달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음 내에서도 제기되는 까닭이다.
김 사장의 영입 이후 다음의 조직체계 변화 여부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김 사장은 평사원 출신 CEO이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88년 데이콤 천리안 기획팀에 입사해 한국PC 통신고객지원실 실장, 나우콤 C&C(콘텐츠&커뮤니티)팀 팀장, 드림엑스닷넷 총괄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수직적 조직문화에 익숙한 인물이다.
특히 그가 2002년부터 재직해 온 하나로드림은 드림라인에서 분사한 드림엑스닷넷이 전신인데 드림라인은 CJ의 기업문화가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은 국내 인터넷 업계의 산 증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한편으론 조직 재정비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말했다.
‘포털 국가대표’ 마크를 달기 위한 업체 간 불꽃 튀는 신경전이 볼 만한 가운데 이달 말부터 출근하는 김 사장의 머릿속에 어떤 조직체제 구상이 담겨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수 객원기자 kim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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