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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수출입은행, 고유가 해결에 팔 걷었다
[비즈니스] 수출입은행, 고유가 해결에 팔 걷었다
  • 황철 기자
  • 승인 2006.08.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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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기업] 해외자원개발 지원‘물심양면’…정책금융 30년 외길‘주목’ 경제가 악몽 같은 고유가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유가와 동반한 원자재가격 상승, 원화 강세 등의 삼중고를 겪으며 수익성 하락에 신음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이런 대외 악재를 타결할 해결사로 자처하고 나섰다.
고유가 극복을 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 지원에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사실 해외자원개발은 거액의 자금이 유입되는 사업으로 실패 확률도 크다.
그만큼 금융기관이 져야할 리스크 부담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지원액을 지난해보다 배 이상 늘렸다.
국내 유일의 순수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수출입기업의 고충을 넋 놓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지원액, 작년 ‘2배 이상’ 여기에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국내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도 깔려 있다.
갈수록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의 역할이 모호해져 가는 금융권 현실에서, 수십 년 간 수출입금융의 외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들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수출입은행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최근 정부가 에너지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면서 이들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에너지 자원개발 정책지원 기관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해외자원 개발 지원 계획은 석유, 가스 등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초점이 맞춰졌다.
수출입은행이 올해 계획하고 있는 해외자원 개발 사업 지원액은 2천500억원 수준. 지난해 1천억원 규모의 지원 실적에 비하면 2.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수출입은행의 역할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과거에도 수출입은행의 해외자원 개발사업 지원 실적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2002년 330억원, 2003년 570억원, 2004 657억원을 나타냈고, 지난해에는 최초로 1천억원을 돌파했다.
수출입은행의 일차적 목표는 해외자원 자주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이다.
해외자원 자주개발은 우리기업이 개발 사업에 직접 참여해, 주요 자원을 국내로 도입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지원한 ‘예멘 마리브 가스전 개발사업’이 좋은 예다.
이 사업은 우리나라 기업의 지분참여 하에 생산된 천연가스를 액화, 2009년부터 매년 2백만톤(‘04년 기준 우리나라 연간 LNG 총 도입량 21.8백만 톤의 약 9%)의 LNG를 국내로 도입한다.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나선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우대 방안도 마련됐다.
수출입은행은 이들에 대해 금리 인하와 대출한도 확대 등 각종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사업 대비 0.5%~1.0%P 금리를 우대하고 대출한도도 소요금액의 90%에서 최대 100%까지 확대했다.
대출기간 역시 기존 10년에서 최장 20년으로 연장, 해외 진출기업에 대한 조건을 완화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IMF 이후 중단 상태에 빠졌던 해외자원 개발 지원은 2002년 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기존 탐사단계 투자에서 벗어나 광산 등 생산광구 매입사업이 다각적으로 추진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수출입은행은 또 자원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공기업들과의 협력체제 구축, 자금공급 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석유공사, 광업진흥공사 등과 공조, 자원사업의 공동 발굴과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민간 금융기관 등과도 협조융자를 통한 자금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공기업과 협력체제 '구축' 특히 이들 기관과의 단계별 지원분담 방안을 마련, 금융지원의 위험을 분산해 나갈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이 개발단계의 지원을 전담하고, 탐사단계에서는 공기업들이 역할을 수행해 리스크를 분담해 나가겠다는 것. 이 방안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사업성이 확인된 개발, 생산단계 사업을 중점 지원하게 된다.
반면 수출보험공사는 해외자원 개발 투자손실에 대한 보험을 제공, 리스크를 경감하는 역할을 한다.
석유공사 등 자원개발 공기업은 기술지원과 탐사단계 금융지원에 나서 개발 사업의 선도적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위 관계자는 “해외자원 개발사업의 경우 거액의 자금이 소요되지만 실패 확률도 높아 위험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최근 국제 유가 급등 등으로 사업추진이 부진해 관련 기관과의 위험 분담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해외자원 개발 설비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초 수출보험공사와 함께 삼성엔지니어링(주)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복합석유화학 사업에 4억달러 상당의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이 설비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규모인 알-쥬베일 산업단지에 건설되며, 폴리에틸렌, 프로필렌 등 연간 130만톤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6월에도 LG상사와 GS건설이 오만에서 추진하는 방향족 탄화수소(Aromatics) 생산 설비 건설사업에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으로 5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이 사업은 오만정부가 추진하는 최우선 국책사업으로, 파라 자일렌(PX), 벤젠(BZ) 등 석유화학제품을 연간 120만톤까지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게 된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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