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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터넷] 내 게시판이 확 달라진다
[IT·인터넷] 내 게시판이 확 달라진다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6.08.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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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게시판 프로그램 제로보드 새 버전 출시 … 웹 2.0 플랫폼 노린다 홈페이지 만들어봤다는 사람치고 제로보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제로보드는 1999년에 첫 선을 보인 설치형 인터넷 게시판 프로그램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인터넷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 게시판을 설치한다는 이야기다.
게시판은 홈페이지의 기본 구성요소다.
한번 설치해두면 간단히 클릭 몇 번으로 새로운 페이지를 만들 수 있고 언제든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도 있다.
수많은 페이지들을 일목요연하게 묶고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하는 기능을 한다.
설치형 게시판의 매력이라면 디자인과 구성을 자기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 특히 제로보드는 설치형 게시판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인기 프로그램이었고 사용자가 많은 만큼 스킨이나 활용 사례도 풍부했다.
게다가 100% 무료였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제로보드 하나 내려 받으면 누구나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다.
제로보드 버전 4.0이 나온 때가 2001년 3월, 그로부터 5년이 지났으니 수많은 사용자들이 버전 5.0 출시를 목 놓아 기다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가뜩이나 웹 2.0 시대, 블로그와 온갖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툴이 쏟아져 나오면서 새로운 게시판에 대한 욕구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제로보드 5.0이 과연 그런 기대를 만족시켜줄 것인가. 5년 만의 업그레이드에 기대 만발 출시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베타 버전이 공개돼 있는 상태다.
개발자인 고영수씨는 5.0버전부터 아예 이름을 'ZB5'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영수씨는 검색 사이트 첫눈의 직원이었다가 지금은 첫눈이 NHN에 합병되면서 NHN에 합류한 상태다.
ZB5가 탄생하기까지 첫눈 장병규 사장의 지원이 큰 힘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식 버전부터 GPL(일반 공증사용 허가 General Public License)을 채택할 거라고 밝힌 부분이 눈길을 끈다.
누구나 ZB5를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고 공개된 소스 코드를 마음대로 고쳐 쓰거나 심지어 상업적으로 판매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GPL 원칙에 따라 소스코드는 공개해야 한다.
최근 제로보드가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것은 업그레이드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어 소스 코드를 건드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GPL이 채택된 이상 이제 누구라도 마음먹은 대로 제로보드를 고쳐 쓸 수 있게 됐다.
새로워진 제로보드의 특징은 확장성이 크게 강화됐다는 것이다.
한번 설치하고 나면 간단한 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블로그나 카페 등을 만들 수도 있고 온갖 메뉴를 빼거나 새로 집어넣을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모듈과 레이아웃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신선하다.
필요한 모듈을 만들어두면 클릭 몇 번으로 얼마든지 새로운 레이아웃을 구성할 수 있다.
제로보드 4.0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4.0이 게시판에 홈페이지를 끼워 맞추는 방식이었다면 5.0에는 아예 홈페이지를 구성하는 기능이 내장돼 있다.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4.0에서는 게시판의 위와 아랫부분에 HTML 코드를 작성해 집어넣어야 했지만 5.0에서는 모든 게 간단한 클릭 몇 번으로 가능하다.
간단히 다시 설명하면 게시판의 이름을 지정하고(메뉴 구성), 디자인과 환경을 지정(모듈 설정)해 준 다음 메뉴와 모듈을 연결하고 레이아웃에서 이들 메뉴를 불러오는 방식이다.
여러 개의 메뉴와 모듈, 레이아웃을 만들어 두고 필요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과 환경을 적용할 수도 있다.
4.0과 비교하면 스킨을 불러들이는 것처럼 모듈을 불러들일 수 있다.
계층적 카테고리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눈길을 끈다.
겉보기에는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설치 메뉴나 관리자 메뉴로 들어가면 그야말로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고영수씨는 "4.0이 게시판에 회원관리 기능을 더한 정도라면 5.0은 완전한 사이트 빌더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제로보드 5.0은 더 이상 제로보드가 아니다"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제로보드 5.0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도 완벽하게 웹 표준을 구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뿐만 아니라 모질라 파이어폭스나 사파리, 오페라 등의 웹 브라우저에서도 완벽하게 같은 화면을 보여준다.
웹 2.0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트랙백이나 RSS 기능도 추가됐다.
제로보드의 여러 변화를 살펴보면 개발자들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제로보드는 이제 단순한 게시판을 넘어서 사이트 빌더, 더 나아가 사이트 플랫폼 역할까지 하게 된다.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제로보드 하나로 사이트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라는 것이다.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놓칠 수 없다는 욕심도 엿보인다.
그러나 변신이 파격적인 만큼 사용자들의 혼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 설정이 훨씬 복잡해졌고 무엇보다도 스킨이 부족하다.
4.0에서 5.0으로 옮겨오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데이터베이스를 옮겨오는 것은 간단하지만 디자인을 송두리째 뜯어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고급 사용자가 아니라면 모듈이나 레이아웃을 직접 만들기도 쉽지 않다.
게시판 넘어 완전한 사이트 빌더로 설치 사양도 꽤 까다롭다.
서버에 PHP 4.0 이상, MySQL 4.1 이상이 지원돼야 하고 iconv와 GD라이브러리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UFT-8 지원도 필수다.
특히 MySQL 4.1을 지원하는 호스팅 업체가 많지 않은 데다 UFT-8 서버로 옮기려면 기존의 데이터를 모두 포기하거나 컨버팅해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된다.
만약 제로보드 5.0이 인기를 끌고 널리 확산될 경우 대량 호스팅 이전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로보드 5.0 사양을 지원하지 않는 호스팅 업체는 사용자들을 대거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업체들마다 제로보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제로보드 사용자는 공식 집계된 바 없다.
홈페이지의 회원 수만 68만명인데 운영진은 이 가운데 최소 절반 정도는 제로보드 사용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방문자는 3천672만명에 이른다.
제로보드 5.0 베타 버전은 홈페이지 www.nzeo.com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용량은 TAR 버전이 1.28MB.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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