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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 겉은 ‘공익재단’ … 속은 ‘경영권 방어’
[커런트] 겉은 ‘공익재단’ … 속은 ‘경영권 방어’
  • 이윤찬 기자
  • 승인 2007.03.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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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양현재단' 구설수 적대적 M&A 대비한 ‘포석’ 가능성 … 최은영 양현재단 이사장 역할 주목 한진해운이 ‘양현(洋賢)재단’(조수호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한 공익재단)에 기부한 자사주 2.28%(164만주)의 용도를 두고 궁금증이 유발되고 있다.
“명목은 단순 기부이지만 실제 목적은 ‘경영권 지키기’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양현재단에 자사주 기부 ‘왜’ 현행법에 따르면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다.
경영권 방어 또는 적대적 M&A 시 자사주가 무용지물인 이유다.
그러나 자사주를 장학재단 등 공익재단에 기부 또는 출연하면 의결권이 발생한다.
이에 따르면 양현재단은 한진해운 자사주 2.28%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가지게 된다.
이를테면 한진해운이 적대적 M&A의 위험에 처하면 양현재단에 기부된 자사주 2.28%가 일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한진해운측이 밝힌 양현재단의 애초의 설립목적을 무색케 하는 내용이다.
한진해운은 양현재단의 설립취지에 대해 ▲해운물류 관련 연구소 및 단체의 학술활동 지원 ▲장학사업 ▲사회공헌활동 ▲의료지원 사업 등이라면서 경영권과는 전혀 상관없는 순수한 의미의 공익재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한진해운은 지속적으로 적대적 M&A설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최근엔 KT&G 사태의 주인공인 칼 아이칸과의 M&A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우호지분을 마련할 계획으로 양현재단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양현재단을 순수한 의미의 공익재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현재단의 실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는 또 있다.
양현재단의 이사장은 고(故) 조수호 회장의 미망인 최은영 한진해운 부회장이다.
양현재단에 기부된 한진해운 자사주 2.28%의 행사여부를 최 부회장이 결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해운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경영권이 위험에 빠지면 양현재단에 기부된 자사주 2.28%가 큰 힘이 되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최 부회장이 선임된 것은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양현재단은 겉으론 공익재단이지만, 실제론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최 부회장의 조직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진해운의 실질적 경영권은 이제 최 부회장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실제 조 회장이 유명을 달리한 후 한진해운의 실질적 최대주주(보유지분 9.15%)에 등극한 상태다.
또한 지난 16일 막을 내린 주주총회에서 한진해운의 신규 등기이사 및 부회장에 선임돼 경영참여의 뜻을 분명히 했다.
말 그대고 최 부회장이 ‘포스트 조수호’이고, 그런 그가 양현재단의 핵심 포스트에 자리를 잡은 격이다.
그러나 한진해운 측의 주장은 다르다.
한진해운의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자사주 2.28%를 기부한 것은 직원들이 비영리 단체나 기관에 기부금을 내면 회사도 이 금액만큼 1대1로 매칭해 후원금을 내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의 일환일 뿐”이라면서 “자사주 2.28% 만큼의 의결권을 확보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양현재단이 공익재단이 아니라는 말은 지나치게 앞서간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게다가 최 부회장이 제 아무리 이사장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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