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6:22 (목)
[커버스토리] 고객과 '지속적인 연애'를 하라 ④
[커버스토리] 고객과 '지속적인 연애'를 하라 ④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3.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랜드 라이벌의 '공략'과 '수성'] 구글 · 애플 · 스타벅스의 비결은 ‘사랑하듯 고객을 대하는 것’ 글로벌 브랜드 성공전략 벤치마킹 구글은 가로 10cm, 세로 1cm에 불과한 검색창 하나로 ‘혁명’을 일으켰다.
야후나 알타비스타, 라이코스 등 쟁쟁한 라이벌을 보기 좋게 따돌리고 구글이 검색 엔진시장을 제패한 이유는 빠르고 정확한 검색을 원하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매일 2억5천만 건 이상을 검색하는 구글의 시가 총액은 자그마치 120조원으로 이는 삼성전자와 LG, SK텔레콤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광고계의 구루 케빈 로버츠에 따르면 구글은 ‘러브마크 브랜드’다.
케빈 로버츠는 “앞으로의 시대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러브마크'만이 살아남는다"며 ”한국의 브랜드 중 러브마크 수준에 이르는 것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소비자와 브랜드가 '지속적인 연애' 관계에 있을 때 비로소 성공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고객과 이별하지 않고 오랜 시간 ‘사랑’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겐 어떤 비결이 있을까. 성공한 브랜드가 되려면 무엇보다 고객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바쁜 현대인에게 쉴 수 있는 제 3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감성을 배려한 스타벅스는 오늘날 가장 성공한 글로벌 브랜드 중 하나다.
이는 "스타벅스는 고객이 만지고, 보고, 냄새 맡고, 맛보는 모든 것의 질을 높이도록 세심하게 디자인되었다"고 밝힌 CEO 하워드 슈츠의 말에도 녹아있다.
밝은 인테리어와 원목 느낌의 의자, 밖에서도 안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통유리 매장은 취향이 까다롭고 고급스러운 국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도 성공, 현재 스타벅스는 서울 및 수도권을 비롯한 20개 도시에 17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애플처럼 아이콘 브랜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 전문가 찰스 아트킨은 아이팟의 흰색 아이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이팟의 흰색 이어폰은 길거리에서도 서로를 알아볼 수 있는 암묵적인 악수다" 애플은 젊은이들의 생활 깊숙이 침투하여 젊음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복잡한 MP3에 싫증이 난 소비자들은 랜덤음악 기능에다 휠 마우스를 장착한 우아한 디자인의 아이팟에 빠져들었다.
애플은 아이팟에 이어 포드캐스팅, 아이튠스를 잇는 가치사슬을 창조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였다.
반면 2004년 4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세계 MP3시장을 호령했던 레인콤은 아이리버 후속작을 만들지 못해 2006년 44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 아이팟에 밀려나고 말았다.
고객의 지속적 사랑을 얻는 세 번째 비결은 고객과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객의 시간 점유율을 높이라는 얘기다.
미국에서 맥도널드의 밀크쉐이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밀크쉐이크가 퇴근길 운전자들의 시간을 점유했기 때문이다.
퇴근길 운전자들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맥도널드의 밀크쉐이크를 마신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맥도널드는 운전자들이 더 오래 쉐이크를 먹게 하기 위해 과일이나 초콜릿을 넣어 뻑뻑하게 만들었다.
10대 청소년이 타깃인 나이키가 경쟁사로 소니나 닌텐도, 애플을 규정했다는 사실은 업종 간 장벽이 사라지면서 고객과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브랜드가 성공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처럼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경쟁자의 의미도 달라진다.
맥도널드의 경쟁자는 더 이상 버거킹이 아니라 지루함을 덜어주는 그 무엇, 아이팟이나 휴대폰, 도넛이 될 것이다.
결국 브랜드의 성공은 고객과 누가 더 많이, 더 오래, 더 진하게 사랑을 나누느냐에 달려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