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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들여다보기] 주요국 중앙은행, 국내 증시 소방수로
[증시들여다보기] 주요국 중앙은행, 국내 증시 소방수로
  •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
  • 승인 2007.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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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中-인상, 美日-동결 ‘악재 해소’ … 모멘텀, 여전히 조선 · 기계 · 은행 · 보험 시장은 이제 한 숨 돌리게 됐다.
지난 주 굵직한 해외 변수들이 시장의 기존 추세를 유지하는 데 힘을 실어 줬기 때문이다.
17일 중국의 금리 인상, 20일 일본의 금리 동결, 그리고 21일 미국의 금리 동결까지, 주요국 중앙은행은 마치 ‘소방수’처럼 그간 타올랐던 불확실성의 불을 하나씩 꺼나갔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에 가장 큰 불을 잡은 버냉키의 솜씨는 돋보였다.
필자는 그 이유를 ‘유동성’과 ‘경기’ 인식에 있어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적절하게 조정해 준 것에서 찾고 싶다.
먼저, 유동성 측면에서 보면 추가 긴축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이 눈에 띈다.
연준은 지난 8월부터 이번까지 모두 여섯 번 금리를 동결했는데, 성명서 내용에서 이번에 달라진 것은 추가 긴축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향후 미국의 금리 정책이 지금처럼 5.25%인 연방금리를 유지하거나, 물가 및 경기 상황에 따라 인하 쪽으로 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유동성 환경도 기존 추세에서 크게 흐트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선 최근 불거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미국에 앞서 기준금리를 결정한 일본의 경우, 0.50%인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핵심 물가지수(core CPI)가 전년대비 제로(0) 부근에 머물러 있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에는 CPI가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이후에나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있음을 감안할 때, 경기 부양적 정책을 유지하고자 하는 정치권의 의지 역시 그 이전에는 금리 인상 확률이 낮음을 암시한다.
한편, 지난 22일 우리 주식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FOMC 회의 직후 미국의 S&P500 지수가 1.7%,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가 1.5% 상승한 것과 달리,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0.4%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과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았던 것도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전 고점을 넘어서기 위한 동인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탓이 크지 않았나 생각된다.
결국, 투자자들은 이미 2월 말 이후 불거진 불확실성 제거가 ‘악재의 해소’이지 ‘호재의 출현’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향후 시장 대응에 있어 ‘균형 감각’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에 버냉키가 ‘서브 프라임 부실로 유발된 주가 급락’이라는 급한 불을 잡기는 했지만 ‘주택경기 하강’이라는 불씨는 남았다는 것, 그리고 글로벌 증시가 재건(再建)을 시작하기에는 아직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목 선택에 있어서도 지금 시장을 둘러싼 환경인 ‘경기의 완만한 둔화’와 ‘제한된 유동성 환경’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우리 시장에서 종목 찾기도 글로벌 트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본다.
지난 20일을 피크로 코스닥 및 소형주의 쏠림 현상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그 대신 22일 시장에서는 최근 부진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기운을 내 대조를 보였다.
결국, IT주가 그 동안 시장 대비 부진했던 갭을 메우는데 그치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가는 초과 상승을 거두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한 세계 경기 호조 및 해당 기업의 실적 호전의 기미가 보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시기를 IT의 계절적 수요가 앞당겨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 중반 즈음으로 보고 있다.
그 때까지 모멘텀은 여전히 조선, 기계, 철강, 은행, 보험 등 이익의 가시성이 높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들에 있다고 판단된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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