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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터넷] 주소창 가로챈 인터넷판 봉이 김선달
[IT·인터넷] 주소창 가로챈 인터넷판 봉이 김선달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6.09.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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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한글, '주소창의 혁명' 표방했지만 … 키워드 서비스 난립 우려 "한글로 '이코노미21.컴'이라고만 입력하면 돼요." 온오프코리아라는 회사가 마이한글이라는 새로운 한글 인터넷 키워드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기존의 키워드 서비스와 다른 부분이라면 점 뒤에 확장자가 붙는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삼성.컴'이나 '다음.넷' 등은 물론이고 '홍길동.싸이' 같은 주소도 가능하게 된다.
'꽃배달.컴'이나 '자장면.넷' '피자.비즈' 같은 일반 명사를 등록할 수도 있다.
한글 인터넷 키워드는 대표적인 봉이 김선달 스타일의 사업이다.
우리가 웹 브라우저의 주소창에 주소를 입력하면 도메인 네임 서버에 등록된 인터넷 프로토콜 주소에 연결된다.
등록된 주소가 없으면 에러 메시지가 뜨게 된다.
그런데 이 회사들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과 제휴해 도메인 네임 서버로 가는 경로를 가로챈다.
주소창에 한글이 입력될 경우 도메인 네임 서버에 접속되기 전에 이 회사들의 데이터베이스에 접속되도록 만든다는 이야기다.
이 회사들은 "주소창에 '삼성'이라고만 입력하세요"라고 광고하지만 정작 '삼성'이라는 한글 키워드를 삼성그룹 홈페이지로 연결시키려면 비용을 내야 한다.
도메인 네임 서버를 가로채고 접속료를 챙기는 셈이다.
이미 넷피아와 디지털네임즈 등이 이런 한글 인터넷 키워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문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터넷 서비스 업체마다 키워드의 결과가 다르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KT의 메가패스를 쓰는 곳과 하나로텔레콤의 하나포스를 쓰는 곳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넷피아는 KT와, 디지털네임즈는 하나로텔레콤과 각각 제휴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온오프코리아는 KT든 하나로텔레콤이든 데이콤이든, 요즘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파워콤이든, 인터넷 서비스 업체에 상관없이 동일한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을 경쟁력으로 내걸고 있다.
점 뒤에 확장자를 붙이는 방법으로 기존 업체들과 정면 경쟁을 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온오프코리아는 9월 12일부터 10월 31일까지 상표 우선 등록 기간을 두고 신청을 받는다.
'삼성.컴'이라는 키워드를 뺏기고 싶지 않으면 이 기간 동안 신청을 하라는 이야기다.
만약 삼성그룹에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10월 31일 이후에는 누구나 10만원만 내면 '삼성.컴'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11월 1일부터는 일반 키워드도 입찰을 받아 분양할 계획이다.
'꽃배달.컴'이나 '자장면.넷' '피자.비즈' 같은 일반 키워드들이 최소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으로 입찰에 들어간다.
더 높은 입찰가를 써내는 회사에 이 키워드를 분양하겠다는 이야기다.
그야말로 대동강 물을 팔아먹던 봉이 김선달이 울고 갈 정도다.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언뜻 편리할 수도 있겠지만 정작 도메인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기존의 영문 도메인이나 한글 키워드에 마이한글 도메인을 추가로 사들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넷피아와 디지털네임즈의 분쟁에서 보듯 이 서비스들은 국제 표준이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과의 계약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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