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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구 급감, 10년 뒤의 파국에 대비하라 Ⅰ
[스페셜리포트] 인구 급감, 10년 뒤의 파국에 대비하라 Ⅰ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6.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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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늙어간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겨우 19만2천551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3만8천명,2004년과 비교하면 3만8천명이 덜 태어났다.
10년 전인 1995년의 72만1천명과 비교하면 28만3천명이나 덜 태어났다.
39.3% 줄어든 셈이다.
출산율은 1천명당 16.0명에서 9.0명으로 줄어들었고 사망률을 감안한 자연증가율은 10.6명에서 4.0명으로 줄어들었다.
여성 1명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합계출산율이라고 하는데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08명까지 떨어졌다.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2.08명의 절반 수준이다.
사상 최저 기록이고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낮은 출산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의 1.25명보다도 낮다.
2800년에 한국인 멸종? 올해 1월, 일본의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출산율이 늘어나지 않으면 일본의 인구가 올해 1억2천800만명에서 2050년에는 7천만명으로, 2250년에는 1천만명으로 줄어들고 3300년이 되면 마지막 일본인이 숨을 거두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일본보다 출산율이 더욱 낮다는 이야기다.
최근 발간된 UN미래보고서에는 이대로라면 우리나라 인구도 2050년에 3천만명으로, 2200년이면 500만명으로 줄어들다가 2800년이면 완전히 멸종될 것이라는 경고가 담겨 있다.
산술적인 계산일뿐이지만 우리나라가 중국에 흡수 통합될 것이라거나 인구 1억명 미만의 언어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등의 전망을 마냥 흘려듣기도 어렵다.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4천995만6천명을 기록한 뒤 꺾이기 시작해 2050년이면 4천234만8천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눈여겨 볼 부분은 15세에서 64세까지, 이른바 생산 가능 인구가 2017년부터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열심히 일하는 25세에서 49세까지만 놓고 보면 당장 2008년부터 줄어든다.
머지않은 바로 2년 뒤의 일이다.
생산 가능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71.7%에서 2016년 73.2%까지 늘어났다가 줄어들기 시작해 2030년이면 64.7%, 2040년이면 57.9%, 2050년이면 53.7%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노인 인구는 지난해 9.1%에서 2020년이면 15.6%, 2030년이면 24.1%, 2040년이면 32.0%, 2050년에는 37.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생산 가능 인구 7.9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렸는데 2020년이 되면 4.6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비율은 2030년이 되면 2.7명, 2050년이면 1.4명까지 줄어든다.
생산 가능 인구와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인 노령부양비는 지난해 12.6%에서 2050년에는 69.4%로 5.5배나 늘어날 전망이다.
신생아부터 14세까지 유년인구와 비교한 노령화지수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47.4%에서 2020년에는 124.2%, 2050년에는 415.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어린이 1명에 노인이 4.2명이나 된다는 이야기다.
그 무렵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Economy21
올해 4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초등학생 수는 392만5천명으로 1962년 교육통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972년 577만6천명의 68.0%밖에 안 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2015년에는 초등학생 수가 291만4천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1972년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영 한양대 교수는 대학 재학생 수가 지난해 기준 240만명에서 2020년이면 200만명으로 2035년에는 150만명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LG경제연구원도 대학입학 적령기인 18세 인구가 2011년 69만3천명에서 2020년엔 50만명, 2035년에는 3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게 된다는 이야기다.
한편 노인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유권자에서 50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1997년 27%에서 2010년이면 38%로, 2020년이면 46% 수준까지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노인 세대들의 투표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걸 감안하면 이들 노인 세대들이 대통령을 결정하는 시대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급격한 노령화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에서 비롯한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은 한국전쟁 직후 1955년부터 10년 동안 계속됐다.
해마다 100만명 이상, 10년 동안 무려 1천50만명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베이비붐 세대들이 60세가 돼서 은퇴하는 때가 바로 2015년부터다.
베이비붐이 아니라 은퇴 붐이 곧 다가온다는 이야기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우리가 거의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초고령사회가 되기까지 프랑스는 155년, 이탈리아는 81년, 일본은 36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 나라들과 비교하면 복지 수준도 열악하고 조기퇴직과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등을 감안하면 그 충격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35%, 외국인 노동자로 채울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25년까지 우리나라 인구는 11.2% 늘어나는데 노동공급은 7.2%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과 호주는 노동공급이 각각 14.5%와 18.3%씩 늘어난다.
캐나다와 영국도 12.4%와 4.0%씩 늘어난다.
일본은 11.8%나 줄어들어 우리나라보다 더욱 심각하다.
그러나 2025년 이후에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훨씬 급격한 노동공급 감소를 겪게 된다.
2050년까지 우리나라의 노동공급은 24.2%나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의 23.1%보다 더 심각하다.
2025년 기준으로 전체 노동자 가운데 55세 이상의 고령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8.6%로 역시 일본을 따라잡을 전망이다.
OECD 나라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Economy21
한국노동연구원의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합계출산율 1.2명 기준으로 2010년부터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안주엽 연구위원은 "이 같은 추세라면 2020년에 152만명의 노동력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35%를 외국인으로 채워야 노동력 부족현상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동자들의 평균연령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200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제조업 노동자들 평균연령은 36.3세로 10년 전인 1992년의 34.0세 보다 2.3세 늘어났다.
일본의 경우 고령사회에 접어든 1994년에 이미 39.4세까지, 2002년에는 40.7세까지 늘어난 경험이 있다.
평균연령이 늘어나는 만큼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노동생산성은 둔화될 전망이다.
생산 가능 인구의 평균 연령은 지난해 42.4세에서 2015년이면 44.8세, 2030년이면 46.6세, 2050년이면 47.6세까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지난해 1.8%에서 2040년이면 1.1%까지 줄어들게 된다.
생산성 둔화 ·소비 위축 피할 수 없나 LG경제연구원 양희승 연구원은 "노동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앞으로 적정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퇴출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양 연구원은 "생산성 저하가 우려되는 노동집약 제조업에서 지식 및 기술기반 제조업으로 발빠르게 전환하지 못하면 노동생산성 저하로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비 위축도 큰 문제다.
선진국의 경우는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저축이 줄고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조기퇴직과 비정규직이 확산되면서 이른바 4050세대의 소득 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다 노인 부양 부담이 늘어나면서 젊은 세대의 소비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노인 관련 연금에 들어가는 비용은 2050년이면 국내총생산(GDP)의 10.1%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OECD 평균 수준이지만 그 증가율이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GDP 대비 조세의 비율을 나타내는 국민부담금은 28.0%로 이미 일본의 27.3% 보다 높은데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50년이면 GDP 대비 의료비 지출도 27% 수준까지 늘어나 그만큼 사회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 문형표 연구원은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20년이면 2.91%로, 2030년이면 1.60%로, 2040년이면 0.74%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출산율 관련 재정지출은 GDP 대비 0.1%로 선진국 평균 1.9%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처럼 GDP의 2.8%를 출산율 대책에 쓰는 나라도 있다.
문 연구원은 "결혼과 출산의 장애요인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키움닷컴증원 홍춘욱 연구원은 "여성의 사회적 차별이 출산을 늦게 만들거나 기피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30~39세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도 출산 여성에 대한 사회적 차별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소비지출의 12%에 이르는 교육비 부담 때문에 40대 여성이 다시 경제활동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최숙희 연구원은 "출산율을 높이는 대안으로 육아휴직을 정착시키고 여성 노동자의 파트타임 근무나 탄력 근무를 활성화하고 영아보육시설과 방과 후 학교를 늘리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자녀 이상 가구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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