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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개인신용 저조자, 발붙일 곳이 없다
[진단] 개인신용 저조자, 발붙일 곳이 없다
  • 황철 기자
  • 승인 2006.09.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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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 불문, 금융 소외 심각 … 대출, 보험 가입까지 ‘불허’ 개인신용은 금융거래의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은행, 제2금융, 보증기관 등 대출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금융사들은 개인신용 평가 강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자체적 신용평가시스템과 외부 크레디트뷰로(CB, 개인신용평가)를 접목, 개인들의 모든 금융거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신용도가 현격히 낮은 사람들은 대출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턱걸이로 돈을 빌리더라도 과도한 금리 적용에 신음해야 한다.
최근에는 신용 저조자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보험업계마저 개인신용도를 금융거래의 선결 요건으로 삼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신용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갈수록 높아지는 금융사 문턱 개인신용평가가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곳은 은행권이다.
여신 관리가 은행 영업의 핵심인 만큼 여느 금융기관보다 신용 심사가 철저하다.
은행은 독자적으로 CSS라 불리는 개인신용평가시스템을 운영하며, 등급에 따라 대출 조건을 차별하고 있다.
은행의 신용등급은 통상 10~15단계까지 세분화된다.
여기에 외부 CB를 활용해 우량고객과 디마케팅 대상을 가려낸다.
통상적으로 대출 조건의 기준점이 되는 중간 등급보다 2~3 단계 이하면 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대출이 승인된다 하더라도 등급에 따라 금리 차는 몇 배 수준으로 벌어진다.
국민은행 KB무보증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도에 따라 최저 연 6.96%에서 최고 연 13.01%를 적용, 연 6% 이상 금리차가 난다.
신한은행 CSS 대출 역시 연 7.75%에서 연 13.25%로 5.50%의 편차를 보인다.
동일 기간·액수라도 신용도를 평가, 두 배 가까이 금리를 차등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대출이 허용된 경우는 다행이다.
원칙적으로 대출이 허용되지 않는 하위 등급 고객들은 담보 등을 활용해 금융지원을 받을 경우에도, 크게는 20% 이상 고금리가 적용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금리 차별화는 바젤2 등 외부 상황과 맞물려 더욱 심해질 전망”이라며 “금융거래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서비스 이용 요금도 절대 연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금융 양극화 현상은 개인 크레디트뷰로의 확산과 함께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신용정보업체들은 은행 대출금 액수와 상관없이 10일 이상 연체한 경우, 금융사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5만원 이상은 5일이 넘어서면 여지없이 보고된다.
여기에 신용카드 이용, 각종 생활 서비스 요금 납부 등에 대한 정보도 감시 대상이다.
신용관리에 철저하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신용 저조자로 낙인찍히게 되는 구조다.
신용평가에 인색하던 은행권에서 겪는 금융 소외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금융 양극화 현상은 신용불량자들의 마지막 희망이던 생명보험업계에까지 퍼져나가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최근 개인 신용 활용 문제로 논란이 첨예해지고 있다.
삼성생명이 그동안 보류하고 있던 신용등급 최하위자의 보험 가입을 제한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부터다.
‘신용은 생명이다’라는 말을 절감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달 중순부터 신용도가 가장 낮은 10등급의 보험 가입액을 최고 3천만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저신용자의 경우, 중도해지율과 보험사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연령이나 질병 이력 등을 조사해 가입 여부와 조건을 차별화하고 있다.
개인신용도를 반영해 보험 가입에 제한을 두는 것은 삼성생명이 공식적으로 처음이다.
공공기관도 다를 것 없어 그러나 이러한 관행은 그동안에도 암묵적으로 진행돼 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부 생보사에서는 자체적으로 신용도를 측정해 보험 가입에 불이익을 주다가 설계사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문제는 금융거래의 절대적 약자인 신용 저조자들이 누릴 수 있는 사적 안전망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건강이라는 원초적 위험 요소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은행 등 타 금융권의 신용 규제와 본질적으로 구별된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돈과 관련된 모든 거래가 사실상 차단된 신용불량자들의 경우,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은 보험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인신용도를 조사해 가입 조건으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또 “보험업의 특성상 연체 발생 시 자동 해지가 돼, 직접적인 손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생보사의 이번 움직임은 재론의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공공 금융기관으로 발길을 돌려도 저신용자에게 문턱이 높긴 마찬가지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경우, 개인파산자 등 면책자들에게 원칙적으로 대출을 금지하고 있다.
심지어 면책자의 가족에게까지 일체의 금융 거래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면책자들의 경우 구상채권 채무자로 지정하고 배우자에게까지 보증을 제한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는 또 개인 신용등급 9~10 등급의 경우에도 거래에 제약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활동하고 있는 면책자 404명은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차별 행위에 대해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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