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유혹
장득수 지음, 흐름출판 펴냄, 1만9천5백원
일반투자자의 80%가 증권시장에서 손실을 내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욕구와 노력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열심히 공부해서 이른바 ‘원칙’대로 투자해도 “느닷없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다우지수가 폭락하며, 유가는 하늘로 치솟는다. ” 한치 앞을 모르는 증권시장에서 대체 어떻게 하면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 투자할 수 있을까.
IMF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투자에 관심 없던 많은 사람들이 증권시장에 뛰어들었다. 몇 년 전 코스닥시장이 붕괴할 때 가장 손해를 많이 본 것은 개미들이었고 2000년 1년 동안 개미, 즉 일반투자자들이 증권시장에서 잃은 액수는 7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금융계에서 ‘소신파’로 유명한 지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코스닥 투기와 같은 일이 다시는 없을 것 같지만, 장담하건대 대형 투기는 형태만 달리할 뿐 5년 내에 반드시 또 발생할 것이다. ”
그러나 한편으로 지은이는 증시 전망에서 국내 증시가 2천 포인트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낙관적인 예측도 하고 있다. 이 예측이 맞는다면, 우리에게는 코스닥 못지않은 대형 거품이라는 거대한 위기와 큰 상승장이라는 좋은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과거의 숱한 투자 사건들에서는, 이런 시점에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기회는 놓치고 투기에 휩쓸리면서 대형 거품이 발생하곤 했다.
결정적인 기회가 오면 투자자들은 그동안 열심히 공부한 성공 원칙을 저버리고 투기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위기를 피하며 기회를 잡는 진정 현명한 투자를 하고 싶다면 ‘적어도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가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위기와 기회, 즉 투기와 투자를 구분해내는 것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선결조건이라는 것을 이 책은 과거의 투자와 투기 사건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새롬기술은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진 종목 중 역사상 가장 빠르게 많이 올랐고, 가장 뜨겁게 사랑받은 종목이었다. 주식이 아무리 낭만에 살고, 현실에 죽는다고 하지만, 국내 최대 대기업을 포함해 그렇게 많은 투자자들이 낭만에 빠졌다는 것은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본문 중에서)
이재현 기자 yjh9208@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