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 용품 업계의 경쟁도 점점 붉게 달아오르고 있다.
등산용 의류나 등산화로 대표되는 아웃도어 용품시장의 규모는 해가 갈수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 빅3로 불리는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 K2코리아 브랜드의 매출액은 4천억원을 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타 브랜드들의 매출까지 고려한다면 아웃도어 용품시장의 규모가 이미 1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약 1조2천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올 가을 아웃도어 업계는 ‘빅 3가 주도하는 삼파전’ 양상이 눈에 띈다.
우선 시장을 매출액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BIG 3의 3강 체제가 유지되는 가운데, 타 브랜드들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의 리더는 골드윈코리아가 수입하는 노스페이스. 올해 상반기에 이미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연말까지 2천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뒤따르고 있는 것이 토종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와 K2코리아. 이 외에도 에델바이스아웃도어, 컬럼비아스포츠, 블랙야크 등의 브랜드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브랜드마다 TV 광고는 기본이고, 판로 다양화 및 매장 대형화 등이 추세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공격적인 마케팅은 역시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들의 TV 광고다.
2004년에 K2코리아가 업계 최초로 TV 광고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패션 의류업계의 광고물량이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으로 아웃도어 용품 브랜드들의 TV 광고물량과 참여 브랜드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백화점 아웃도어 존에 입점했던 팀버랜드나 피닉스 같은 브랜드들을 몰아내고 새롭게 입점하려는 브랜드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대리점과 대형할인점을 주요 판매경로로 활용하던 브랜드들도 백화점 입점 경쟁에 뛰어들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매장 대형화 경쟁도 치열하다.
노스페이스가 100평 규모 이상의 대형 숍인 엑스라지 스토어를 지속적으로 오픈 하는 것을 필두로 코오롱스포츠 등 경쟁 브랜드들도 매장 대형화를 통해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고 있다.
까다로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용품제작에 사용되는 기능성 섬유소재의 사용은 점점 더 보편화 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기능성 섬유인 고어텍스의 경우, 올해 추계 동계 시즌 상품에 사용된 물량만 살펴보아도 브랜드별로 적게는 5%에서 30%까지 사용비율이 확대되었다.
여기에 브랜드별로 독자적인 첨단 제조기술을 도입하는 차별화 움직임도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
과거에 화제가 되었던 의류의 봉제 선을 줄이거나 제거하는 기술은 이제 기본이 되었다.
한 벌의 의류를 제작할 때 활동부위별로 각각 다른 섬유를 사용하여 의류를 제작하는 컴포트 맵핑(Comfort Mapping) 기술의 경우도 더욱 발전했다.
지난해에는 직수입되는 3~4개 정도의 브랜드에서만 선보였지만 올해에는 국내 브랜드들도 컴포트 맴핑을 도입했다.
한편, 브랜드들의 국적을 살펴보면 또 다른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선두를 달리는 미국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뒤엔 토종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와 K2코리아가 자리를 꿰차고 있다.
또 에델바이스아웃도어, 블랙야크도 유럽 브랜드 대열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든 유럽 브랜드들은 그 가세가 만만찮다.
LG상사가 들여온 라푸마와 에델바이스아웃도어가 집중육성 중인 밀레는 프랑스산이다.
그밖에 한국펜트랜드의 버그하우스는 영국산, 평안섬유의 네파는 이탈리아 산이다.
여기에 국내 등산화시장의 강자인 K2코리아도 올해 8월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인 아이더의 국내 영업권을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유럽산 브랜드들이 전통과 디자인을 앞세워서 국내 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토종 브랜드와 미국 브랜드의 대결구도가 한국 · 미국 · 유럽의 삼국지 구도로 바뀌어 나가면서 아웃도어 용품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하던 아웃도어 용품시장의 소비자들이 주 5일제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발맞추어 젊어지고 있는 것도 성장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젊은 소비자들은 아웃도어 용품을 등산이나 스키와 같은 특정한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 밖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아웃도어 용품을 자주 착용한다는 김창현씨(회사원, 27)는 “내가 다니는 곳은 벤처회사여서 특별히 양복을 입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겨울에 스키를 탈 때 입던 고어텍스 재킷이 도심에서도 비가 올 때는 최고”라고 자랑했다.
또 그는 “비가 올 때도 구두를 신고 미끄러지는 사람들을 자주 보는데, 여름에 구입한 고어텍스 XCR 소재의 트레킹화를 신으면 발에 물도 안 들어오고, 넘어질 염려도 없어 평소 출퇴근 시에도 신는다”고 말했다.
일부 아웃도어 마니아들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미국, 유럽지역의 수입이 되지 않는 신제품들을 구매하여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아웃도어 용품 관계자들은 향후에도 해외 브랜드 수입 경쟁에 더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류근원 기자 stara9@economy21.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미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