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 전세난 대전까지 확산 기미…천안지역은 전세 값 상승률 전국 1위
지난 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대전 동구 삼성동 G아파트. 아직까지 입주하지 않은 세대가 100여 세대에 달하지만 전세 매물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입주기 시작되기 전부터 전세 매물 계약이 이어지면서 그나마 지난 주 초에 저층을 중심으로 나왔던 1∼2건의 전세 물량마저 동이 나버린 것이다. 그 바람에 33평형 기준 9천만∼9천500만원에 형성됐던 전세 값도 불과 2주 만에 1억∼1억1천만원으로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촉발된 전세난이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 가까운 대전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면서 ‘역전세난’이 우려됐던 것과는 전혀 딴 판이다. 일부 지역은 전세금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물을 거두거나 전세금을 대폭 인상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최근 전세난이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한정되는 국지적 현상”이라는 정부 주장을 무색케 하고 있다. 심지어 대전 중구 중촌동 H, K 아파트는 시장에 단 한건의 전세 매물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대전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가까운 천안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천안지역은 행정복합도시 건설 호재와 함께 수도권 전철 개통, KTX 같은 교통망 개선 등에 힘입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다. 이러한 천안 지역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전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설교통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천안의 전세 가격 상승률은 76.5%로 전세 값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천안 지역의 전세 가격은 지난 2001년 46.7%가 급등한 이래 2002년 12.3%, 2003년 16%, 지난해 12.7% 등 매년 10% 이상의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전국의 평균 전세 값 상승률이 10.1%(2001년)∼1.9%(지난해)에 그쳤다.
특히 천안의 전세 값은 전국 평균 상승률(21.7%)의 3배 이상,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수도권 및 대도시보다도 최고 5배 이상 높았다. 서울이 25.3% 상승한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폭증한 셈이다.
한편 최근까지도 미분양 물량으로 힘겨웠던 대전과 충청지역이 가을철을 맞아 많은 추가 신규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행정복합도시로 상징되는 대전지역과 연기, 공주 일대에 연내에 16단지 1만3천여 세대가 새롭게 분양된다.
대림산업은 연기군 조치원읍 신안리 413번지에 34~54평형 992세대를 11월 분양할 예정이다. 행정중심 복합도시와 직접 연결되는 교통망이 갖춰질 경우 행정복합도시와는 지척이 되기 때문에 그 만큼 수요도 많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공주시에서는 경남기업(730세대)이 10월, 두산산업개발(900세대)이 11월 분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천안에서는 대우건설이 10월 두정동 108의 2번지에 30~56평형 950세대를 분양하고, 우림건설은 용곡동 464의 6번지에 35~76평형 499세대를 10월 분양 준비 중이다. 이밖에 신영이 청주의 15만9천평 규모 대농 공장 부지를 복합용도로 개발하는 ‘지웰시티’를 11월에 선보인다. 총 3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사업규모 가운데 가장 크다.
이 지역은 그 동안 행정복합도시 호재를 등에 업고 막대한 물량의 공급이 집중된 지역이다. 공급이 많은데다 각종 부동산 억제 대책으로 시장이 급랭하면서 올해 상반기 이 지역의 분양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분양에 나선 업체들의 경우 계약률이 50%를 겨우 넘는 수준으로 현재 각종 파격 조건을 앞세워 미분양 털기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9월 초 연기지역에 GS건설이 분양에 나선 조치원 자이가 평균 청약경쟁률 1.3대 1에 최고 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시작하면서 업계들도 서둘러 공급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기 속에서도 서울에서 출발한 전세난, 가을 성수기 그리고 행정복합도시 등의 호재를 안고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전, 충청권 부동산 시장이 전국적인 현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파주 한라비발디, 정릉e편한세상, 춘천중앙하이츠, 조치원GS자이 등의 분양 성공으로 관망하던 매수세가 점차 열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류양선 부동산분양신문 편집인 RINFO@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