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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나는 싱글…우리는 커플 나 잡아봐라~!
[스페셜리포트] 나는 싱글…우리는 커플 나 잡아봐라~!
  • 류근원 기자
  • 승인 2006.10.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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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마케팅 vs 싱글마케팅] 싱글족·커플족 대상 마케팅에 기업들 눈독…싱글족 인구 전국에 267만명 커플을 상징하는 숫자 ‘2’가 겹쳐지는 2월 22일, 커플데이는 커플마케팅의 대표적인 산물이다.
커플들은 이날에 맞춰 함께 쇼핑을 하며 커플이 된 것을 기념한다.
커플링, 커플티, 커플속옷, 커플레포츠복, 커플등산복 등 서로에게 의미가 되고 이정표가 될 만한 쇼핑을 즐기는 것은 일상에서 결코 어색한 일이 아니다.
특히 새로운 고객 군이라 할 수 있는 선택자 입장에서 커플마케팅은 3가지 주요특성을 갖고 있다.
우선 커플로 하면 저렴해진다.
이통사의 커플요금제, 커플금융상품, 커플보험상품 등은 꼼꼼히 따져보는 커플들을 유혹하는 일석이조의 상품이 아닐 수 없다.
커플로 장만하면 특별한 의미가 부여 된다.
커플룩을 착용하면 주위의 관심이 쏠리고 곧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주얼리업체와 패션업체의 커플링, 커플티, 커플속옷 등은 이 같은 커플의 심리를 충족시켜준다.
한편 커플로 하면 '즐거움과 행복'을 더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커플은 초콜릿, 사탕, 장미 등을 교환하며 자신들만의 기념일을 만들고 의미와 추억을 쌓는다.
기업은 더블! 소비자는 싸게 올 가을도 커플마케팅은 전폭적으로 전개된다.
찬바람에 옆구리가 허전한 솔로부대를 두 번 울리기에 충분할 만큼 이벤트도 풍성하다.
연인들만 참가할 수 있는 기차역 시사회부터, 데이트 비용에 커플링까지 주는 커플 이벤트도 성황이다.
기회만 잘 잡으면 점심도 공짜로 때우고, 세계적인 연애 전문서적의 저자로부터 러브코칭까지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커플만 앉을 수 있는 카페, 커플들을 위한 자판기가 등장했고, 연인이 입원해서 데이트 못하면 데이트 지연 위로금까지 주는 커플보험도 있다.
자상한 연인이라면 분위기 있는 가을에 공짜로 데이트 즐기고 추억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24시간 함께 하고픈 연인들에 파격적인 혜택이 있는 ‘커플 요금제’는 이미 연인들의 필수 이동통신 상품이 된 지 오래다.
SK텔레콤에서는 커플간의 무제한 컬러메일을 커플요금제에 포함시켰다.
문자메시지는 물론 실시간으로 본인의 일상의 모습과 영상을 휴대폰으로 찍어 연인에게 보내주는 컬러메일의 이용이 늘자 최근에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밤새 통화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핑크커플 요금제’는 기본료 2만2천원에 커플 간 비심야시간대에 총 1천분의 무료통화와 심야시간대에 무제한 통화가 가능하다.
KTF의 ‘닭살 커플 요금제’는 커플 간 평상시 무료 통화시간 500분(커플 간 1천분)을 제공한다.
가입 후 3개월마다 무료 통화시간이 2배로 늘어나는 것도 이 요금제의 장점이다.
즉, 3개월, 6개월, 9개월 등 3의 배수가 되는 달이 되면 각각 1천분씩 총 2천분의 커플과 무료 통화할 수 있는 셈이 된다.
커플과의 심야통화 및 문자메시지, 사진메일은 역시 무제한 이용 가능하다.
ⓒEconomy21
LG텔레콤의 '무제한 1004커플' 요금제는 일반 요금제에 월 6천원만 추가하면 커플 간 1004분 무료통화(커플 동시 가입 시)에 심야통화 무제한, 커플 간 문자(SMS)도 무제한 제공된다.
연인들만을 위한 자유공간도 있다.
서울 명동의 '수다'라는 카페는 3층 한개 층을 모두 '커플석'으로 만들어 젊은 연인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커플들만을 위한 자판기도 있다.
미래C&B가 선보인 커플전용 자판기 ‘숍인숍’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테마상품을 판매한다.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코스에 비치돼 있다.
여성에게 필요하지만 구하기 어려운 호루라기·최루가스 등 호신용품뿐 아니라 커플속옷 · 커플우산 · 커플시계 · 액세서리 세트를 자판기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애인이 입원하면 데이트 지연 위로금까지 주는 커플마케팅도 등장했다.
애인과 데이트 중에 발생하는 사고를 보상하는 보험 상품이다.
메리츠화재의 ‘커플보험’은 3만원대의 보험료를 내면 여행, 극장 관람 등 특정 여가활동 중 다쳤을 때 1천만원, 여성의 경우 자동차사고 성형치료비 100만원을 지급한다.
애인이 상해 또는 질병으로 입원해 만나기 어려울 경우 데이트 지연 위로금으로 매주 3만원을 받는다.
이 보험은 온라인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싱글족을 겨냥한 커플마케팅도 나왔다.
대표적인 비즈니스 영역은 극장가. 좌석의 팔걸이를 위로 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은 용기 없는 싱글을 커플로 만들어 주려는 극장 측의 배려 차원이었다.
서울 신촌의 메가박스 러브관은 하트 모양의 조명이 설치된 로맨틱 콘셉트를 갖추고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서울 압구정동 CGV 스위트박스는 두 개 층으로 이루어진 상영관을 프리미엄급 커플석으로 개조했다.
130개 좌석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단 36개의 좌석만으로 재배치했다.
지난 9월 개관한 용산 CGV '프라이빗 시네마'는 6인 규모의 상영관을 대관해준다.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할 수도 있다.
소위 잘 나가는 귀족 커플용이다.
가을 신혼 커플을 위한 커플마케팅은 가전업계에선 기본이 된 지 오래다.
필립스 전자는 결혼을 앞둔 예비 커플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듀오웨딩과 함께 커플브런치 클래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이엔드 프리미엄제품인 알루미늄컬렉션 스팀다리미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커플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작년에도 예비 커플들의 다리미 경연대회 등을 개최하고 효과적인 다리미 노하우, 좋은 다리미 고르는 방법들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했다.
연인이 아닌 특별한 관계를 위한 커플마케팅도 펼쳐지고 있다.
피부전문 제약사 한국스티펠은 ‘붕어빵 건강 모녀 찾기’ 이벤트를 통해 2쌍의 모녀를 선발했다.
이 행사의 선발 기준은 자매 같은 모녀를 선발하는 것으로 외모가 붕어빵처럼 서로 닮았으면서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고 있는 모녀를 찾아 해외여행권과 제주도 여행권, 피부 보습크림 피지오겔 세트를 증정했다.
혼자서도 잘해요! 솔로마케팅 싱글마케팅은 막강한 소비파워 및 이와 관련된 잠재력을 노린 마케팅이다.
싱글들의 상당수는 가처분 소득이 높다.
직장생활에도 불구, 부양가족이 없어 경제적으로 자유롭고 인생을 즐기며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돈이 드는 취미생활에도 역시 거리낌이 없다.
여기에 신제품·서비스에 대한 수용도도 높다.
혁신·다양성을 이유로 신제품에 지갑을 선뜻 여는 경우가 많다.
알뜰쇼핑보다 충동구매에 가까운 유형이다.
ⓒEconomy21
또 싱글들의 특징은 사회 트렌드와 유행 브랜드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이들로부터 비롯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싱글만의 타깃제품·서비스 중 상당수는 전체 소비시장에까지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트렌드를 이끄는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손색이 없다.
외모와 유행에 민감하며, 자유롭게 여행하고 자신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특성도 보인다.
대학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와 화이트칼라가 많다.
이들을 타깃으로 오피스텔, 원룸, 가전제품의 미니화, 상품의 개별 포장, 소포장화, 파티 전문 업체, 여행 레저 상품 등이 이미 성황을 이루고 있다.
솔로를 위한 가전제품시장도 점차 변화하는 추세다.
과거 싱글족을 겨냥한 가전제품 시장이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제품의 소형화에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요즘은 소형가전이 아니라 개인가전이라 불릴 만큼 각 가전 제품사에서 수많은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싱글은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같은 기능을 가진 제품이라도 자신의 거주공간과 잘 어울리는 깔끔한 디자인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한다는 것이 마케팅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직장인 윤동민(27)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 2년차다.
하지만 사실 싱글족 생활을 시작한 것은 6년째다.
서울에 있는 대학을 다니면서부터 자취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지고 있는 가전제품도 대학생활 때부터 쓰던 것들이 많다.
싱글족인 그의 하루는 모닝커피 한잔으로 시작한다.
싱글족 전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커피메이커에서 원두커피를 내리는 사이 면도 후 바르는 크림이 나오는 전기면도기로 면도를 끝낸다.
면도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개발된 싱글족 전용 면도기다.
퇴근 후 일과는 오피스텔 안에서 모두 해결한다.
우선 세탁물은 오피스텔에 빌트인으로 설치되어 있는 드럼세탁기로 해결한다.
여러 가지 요리기능도 내장되어 있는 작은 용량의 전자밥솥은 솔로족의 필수품이다.
식사는 인터넷 검색으로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찾아서 손수 해결한다.
양복과 셔츠의 다림질은 세탁소에 주로 맡기다가 최근엔 스탠드형 스팀다리미를 구매해 사용한다.
TV, DVD관람, 음악 감상 등은 17인치 노트북으로 모두 해결한다.
이번 추석연휴에는 당일치기로 고향에 다녀왔다.
나머지 휴일은 싱가포르 항공사의 나홀로 여행패키지를 구매해 싱가포르에서 보냈다.
윤씨의 경우와 같은 싱글족은 국내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1인 가구주는 267만명으로 이 가운데 20, 30대 싱글족이 약 1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싱글족을 위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매출 또한 급증하고 있다.
나가기는 귀찮고, 혼자서 쇼핑하는 것도 청승맞아 보일까봐 컴퓨터에 능숙한 은둔형 코쿤족들이 집에서 모든 물품을 구비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올해 8월 마스터카드에서 발표한 <아시아의 미래 소비자시장을 형성하는 10가지 역동적인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젊은 싱글족 인구가 연평균 1.5%씩 늘어나면서 2014년에는 9천13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도 연평균 3.6%씩 젊은 싱글족이 증가해 2014년에는 9천330만명이 이를 것으로 이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또 한국의 젊은 싱글족 인구 역시 2004년부터 연 평균 0.3%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추세라면 2014년에는 고소득 전문 직종에 종사하며 결혼을 하지 않는 20~35세 인구가 66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싱글족의 증가는 여행상품의 매출과도 비례하고 있다.
투어익스프레스는 싱글족을 겨냥해 새로운 개념의 개별여행, 자유여행 상품인 ‘셀투야’를 지난 4월에 출시했다.
기존의 셀프투어에서 인용된 ‘셀투’ 상품이 싱글들에게 반응이 좋아 출시하게 된 것이다.
금요일 퇴근 후에 떠날 수 있는 ‘셀투야’(셀투는 밤에 떠난다는 뜻)는 비용과 시간에 있어 긴 여행이 부담스러운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은 인터넷을 통해 찾고 구매하며 주말, 휴일에는 여행을 하는 싱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상품인 것이다.
한 여행업계 전문가는 싱글족 해외여행자들 중 의외로 여성이 남성보다 숫자가 많으며 패키지보다도 셀프투어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대학생의 전유물처럼 자리 잡았던 배낭여행이 직장인들을 위한 여행 추천 상품으로 확대되면서 싱글족들의 ‘나홀로 여행’은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나홀로 해외여행객이 늘자 실종, 사고에 대비해 휴대폰 로밍 서비스로 안전 문제를 책임져주는 상품도 나왔다.
SK텔레콤 회원은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수신할 수 있다.
여행 중 수시로 자신의 위치와 경로를 한국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문자로 알려둘 수도 있다.
또한 외교통상부가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국가별 위급 특보를 받아볼 수 있으며, 24시간 긴급 통역지원과 의료지원 서비스, 법률 행정 지원 서비스까지 무료로 제공받게 된다.
ⓒEconomy21
싱글족의 생활 노하우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도 늘어나고 있다.
‘싱글 요리조리(cafe.daum.net/solocook)’처럼 싱글족의 식생활을 책임지는 요리 정보 카페들은 이제 싱글족들 사이에 일반화 되어 있고, 최근에는 이런 카페의 운영자들이 오프라인 형태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으며 이 외에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카페들도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은 싱글 마케팅의 진원지라 할 수 있다.
GS이숍은 지난 2002년부터 싱글족을 위한 전문 숍 ‘싱글즈(Singles)’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이미 이곳은 현재 하루 1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인기 테마몰이 되었다.
‘싱글즈’ 코너는 2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까지 혼자 사는 사람에게 적합한 물건들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관련 상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았다.
‘싱글즈’ 월 매출은 8억원 정도. 그 중 가전제품이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로봇청소기와 21인치 TV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싱글즈는 독신자를 위한 간편식 요리도 제안하는 등 독신자를 위한 생활 정보도 제공하고 있으며, 독신자들을 위한 보험을 추천해주는 싱글보험숍, 무인경비 서비스, 이사 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 상품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각 기업들은 각자 상품의 상황에 맞게 ‘커플마케팅과 솔로마케팅’을 탄력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커플마케팅과 솔로마케팅’은 마케팅사이클링 안에서도 제품의 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에 상관없이 전개된다.
마케터나 머천다이저들에겐 이벤트 전개의 기본 마케팅 기법이 되었고, 불황기에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마케팅기법이 됐다.
마케팅전략연구소의 시너지 플래너 이준호씨는 “커플마케팅과 솔로마케팅 시장은 마케팅의 STPD(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 Differentiation) 전략 차원에서 보더라도 1차원적인 세분화의 고객 주요 타깃인 커플들과 솔로들은 가장 넓고 광범위한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시장의 재편성 및 고객의 정의를 내리기 쉬워 시장진입 및 성공요소가 많다.
”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한편으로 “커플마케팅과 솔로마케팅은 이벤트 전략들의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차별화정책에서 고전할 수도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고 충고의 말도 전했다.
류근원 기자 stara9@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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