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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인터넷] 포털들의 짝짓기, 최후 승자는 누구
[IT·인터넷] 포털들의 짝짓기, 최후 승자는 누구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6.10.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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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닷컴, 엠파스 집어삼키고 네이버 공략 … 포털 인수합병 돌풍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이 회사는 이글루스도 인수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태터툴즈, 올블로그와 제휴를 맺었고 네이버는 첫눈을 인수했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구글이 유투브를 무려 16억달러에 인수했다.
야후가 페이스북을 10억달러에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먼저 SK커뮤니케이션즈부터 살펴보자. 이 회사의 모태는 1999년 넷츠고로 거슬러 올라간다.
넷츠고는 SK텔레콤의 PC통신 서비스였는데 이때만 해도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SK텔레콤은 2002년 11월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했고 넷츠고와 라이코스를 통합해 네이트닷컴을 시작했다.
SK커뮤니케이션이라는 법인을 출범시킨 것도 이때다.
지금은 어엿한 업계 2위지만 네이트닷컴도 초창기에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네이트닷컴이 뜨기 시작한 것은 2003년 싸이월드를 인수하고 미니홈피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일촌 맺기가 유행처럼 확산되면서 싸이월드 가입자 수는 1,900만명까지 불어났다.
SK텔레콤의 문자 메시지 서비스와 연동되는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도 사용자들을 끌어들였다.
인수합병으로 몸집 부풀리기 이처럼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이라는 양쪽 날개를 단 네이트닷컴의 성장성은 눈부셨다.
10위에서 가파르게 치고 올라와 업계 2위였던 다음을 제치고 이제는 업계 1위인 NHN을 위협하는 자리에까지 왔다.
2004년 첫 흑자를 달성한 뒤 지난해에는 1,600억원 매출에 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 2천억원 돌파가 무난할 전망이다.
SK커뮤니케이션의 엠파스 인수는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제 NHN의 네이버와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하는데 콘텐츠나 검색 서비스에서 크게 뒤처진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유현오 사장은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네이트닷컴에 가장 부족한 것이 검색 서비스였다”고 말했다.
웹사이트 분석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 기준으로 검색 서비스 점유율은 NHN이 76.37%로 1위, 다음이 10.17%로 2위, 야후와 엠파스가 각각 4.9%와 3.23%로 그 뒤를 잇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한다면 손을 잡을 수 있는 상대는 당연히 엠파스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인수합병 발표를 두고 새삼스럽게 다시 관심을 끄는 것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막대한 자금력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번 인수합병에 820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할 때는 446억원이 들었고 싸이월드를 인수할 때는 75억원, 이글루스를 인수할 때는 15억원이 들었다.
엠파스 박석봉 사장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인수합병을 제안 받은 때가 9월 말. 한 달도 안 돼서 전격적인 인수합병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그만큼 상황이 피차 급박하다는 이야기다.
검색 서비스를 보완하려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추락하는 시장 점유율을 만회할 기회 또는 자금력을 찾던 엠파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시너지 효과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단 업계 4위라고는 하지만 엠파스의 검색 서비스 점유율이 3%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미니홈피 서비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게다가 엠파스는 2004년부터 해마다 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했을 때도 엄청난 비용만 들이고 거의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싸이월드의 인수는 성공한 경우지만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는 여전히 이질적이다.
각각의 브랜드도 따로 노는 느낌을 준다.
엠파스의 인수는 과거 실패의 경험과 어떻게 다를까. 시너지 효과, 아직 장담하기 일러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다급한 쪽은 3위인 다음이다.
다음은 SK커뮤니케이션의 인수합병 발표 다음 날, 올블로그와 업무제휴를 발표했다.
올블로그는 메타 블로그라고 불리는 블로그 커뮤니티 사이트다.
이에 앞서 올해 6월에는 블로그 툴을 만드는 태터툴즈와 제휴해 티스토리라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다음의 이런 움직임은 방대한 지식검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NHN을 의식한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지식검색으로 승부가 안 되는 상황이라면 블로그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다음은 자체적으로 미니홈피와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기도 하고 블로그 서비스도 시작했지만 둘 다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다음의 위기의식은 꽤나 절박하다.
다음은 메일 서비스로 시작해서 국내 1위를 선점했지만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고 내내 다른 포털 사이트들이 내놓은 서비스들을 뒤따라가기 바빴다.
그나마도 대부분 실패했다.
다음은 지금 아무런 명확한 성장 전략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NHN의 수성 전략도 돋보인다.
NHN은 지난 6월, 검색 서비스 업체인 첫눈을 무려 350억원에 인수해 눈길을 끌었다.
첫눈이 아직 서비스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감안하면 파격적인 금액이었다.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의 특징이지만 검색 서비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1위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인 셈이다.
회원 수가 800만명이나 됐던 네띠앙의 몰락에서 보듯 포털 사이트의 부침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포털 사이트들이 필사적으로 인수합병과 제휴에 매달리는 것도 이런 급박한 시장 상황을 의식한 때문이다.
결국 강한 체력과 시장을 앞서 나가는 순발력을 갖춘 포털 사이트가 최종 승자가 되기 마련이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미국에서도 인수합병 전쟁

닷컴기업들 몸값 천정부지 … 인수합병 거품 아슬아슬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구글과 야후가 경쟁적인 인수합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좀 더 공격적인 쪽은 구글이다.
구글이 16억달러에 인수한 유튜브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다.
유튜브에서 공유되는 동영상은 하루 1억건, 전체 시장의 46%에 이른다.
아직 수익모델도 분명하지 않은 벤처기업을 구글이 천문학적인 금액에 사들인 것도 이런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다.
구글은 이밖에도 10억달러에 아메리카온라인(AOL) 지분을 5% 사들였고, 마이스페이스와는 9억달러에 3년 동안 광고 독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마이스페이스는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커뮤니티 사이트다.
구글이 이들 기업의 제휴와 인수합병에 쏟아 부은 돈은 모두 45억달러에 이른다.
야후도 이에 뒤질세라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와 즐겨찾기 공유 서비스, 딜리셔스 등을 인수했고 최근에는 마이스페이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 페이스북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야후가 플리커를 인수하자 구글은 비슷한 사이트인 피카사를 인수했고 구글이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하자 야후는 페이스북에 손을 뻗쳤다.
그 과정에서 닷컴기업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일부에서는 과거 닷컴 거품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런 천문학적인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성공한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엄청난 비용을 쏟아 부으면서도 아직까지 수익모델도 만들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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