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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 토사구팽인가 과욕의 패배인가
[새로 나온 책] 토사구팽인가 과욕의 패배인가
  • 이재현 기자
  • 승인 2006.11.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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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피오리나, 힘든 선택들 칼리 피오리나 지음, 해냄 펴냄, 1만5천원 잘난 여자가 계속 잘 나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당사자가 아니면 모를 일이다.
잘난 남자가 성공을 유지시키기도 힘든 판에 여자가 남자들 틈바구니에 끼여 자기 성공을 지키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2005년까지 세계 최고의 여성 CEO로 불렸던 칼리는 지금은 백수다.
HP의 최고경영자로 군림하던 그녀는 왜 그 자리에서 쫓겨났을까. AT&T에 입사해 2년 만에 관리자가 된 그녀는 훗날 루슨트테크놀러지를 성공적으로 출발시켰고 선임 부사장으로 2년을 보낸 1998년에 <포춘>지 선정 비즈니스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에 오른다.
그녀가 HP의 러브콜을 받은 것은 1999년. 당시 HP는 누군가 와서 회사를 뒤집어줄 사람이 필요했고 그 적임자로 칼리를 선택한 듯하다.
잘 나가는 여자라면, 게다가 임무를 완성시킬 수 있는 여자라면 홍보 효과 만점인 칼리만큼 훌륭한 여자는 없었을 테니까. 예상은 적중했다.
그녀는 입사하자마자 ‘살아남은 것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라는 다윈의 말을 인용하면서 87개 사업부문을 17개로 통합하는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했고 연구소를 확장했으며 대고객 서비스를 확대했다.
주가는 당연히 상승했고. 그녀의 승승장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녀는 창업자와 이사회 같은 내부의 적들과 힘겨루기를 한 끝에 컴팩을 인수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 앞에는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HP의 남자들은 이 ‘설치는 여자 CEO’의 능력이 두려웠을 것이고 때마침 떠돌아준 그녀에 대한 온갖 악소문은 대체 두려움을 모르는 이 여자를 처치하기에 좋은 재료가 됐다.
회사 개편설이 언론에 새나간 책임을 칼리에게 뒤집어씌운 것이다.
그녀는 “진실만이 모든 것을 이긴다”는 말로 자신이 해고당했음을 밝히고 떠났다.
토사구팽인가 아니면 능력 있는 여자들 특유의 과욕인가. 이재현 기자 yjh9208@economy21.co.kr
아픔을 웃음으로 거머쥔 백발에게지금은 북한땅이 된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한때 기자로 활동하다가 전쟁통에 남판으로 내려오고, 시인과 대학교수로 활동하며 한국시인협회상, 대한민국문화상, 보관문화훈장, 일본의 치큐상, 아시아 시인 공로상 등을 수상한 김광림 시인.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에서도 백발을 휘날리며 왕성한 활동을 보인 김광림 시인을 흠모하는 사람들은 세계 각지에 있다. 이 책은 국내외의 여러 시인들이 김광림 시인에 대해 쓴 시와 편지를 모은 것이다. 외국 시인이 쓴 시가 25편, 국내 시인이 쓴 시가 9편, 그리고 외국 시인이 보낸 편지글 등이 수록되어 있다. 한 시인을 두고 이처럼 국내외의 여러 시인들이, 그것도 저명한 시인들이 시를 쓴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그만큼 김광림 시인에게, 이 책에 수록된 시인들의 시심을 자극하는 그 무엇이 있어서일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의 작품세계는 아픔을 내면으로만 간직한 채 그 고통을 승화시켜, 오히려 시나 일상의 삶에서는 ‘시치미’를 떼고 있는 시인의 모습은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현대시의 영역이며,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의 제목으로 붙여진 것처럼 ‘아픔’을 ‘웃음’으로 거머쥔 모습으로 통해, 기실 아픔의 강도를 극대화하고, 전달 폭의 진폭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 실린 시들은, 정년퇴임이나 고희 등의 축하를 위해 의도적으로 청탁된 시가 아니라 시인 각자의 개인적인 시심이 촉발되어 자발적으로 한두 편씩 서서 신문지상이나 문예지에 발표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김광림 시인이 18세 혈혈단신 월남하여 60여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 금방이라도 닿을 수 있는 북의 고향에 가지 못하고, 부모 형제의 생사와 안부조차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김광림 시인의 존재 자체가 바로 한국의 고난에 찬 역사이며 현실이라는 인식 하에서 작품들이 씌어졌다는 점에서 김광림은 한 사람의 시인이 아니라 국가 간의 이해도를 증진시키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각국 시인들의 작품으로 통해 김광림 시인의 시력과 인간적 풍모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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