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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인터넷] 악착같은 스팸메일, 백약이 무효
[IT · 인터넷] 악착같은 스팸메일, 백약이 무효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6.1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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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걸러내는 대안 없어 속수무책 … 메일 주소 그림파일로 올리기도 회사원 김아무개씨의 하루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메일을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늘도 밤새 들어온 메일이 300통이 넘는다.
출장이라도 다녀와서 며칠 메일을 확인하지 못할라치면 3, 4천통을 넘어서는 것은 예사다.
한 달이면 1만여 통, 문제는 그렇게 쏟아져 들어온 메일의 95% 이상이 스팸메일이라는 것. 수많은 스팸메일 사이에서 정작 중요한 메일을 보지 못하고 넘어가거나 스팸메일과 함께 삭제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메일 주소를 바꿔보기도 했지만 스팸이 뜸했던 건 겨우 석 달, 언젠가부터 스팸메일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오래지 않아 예전 수준을 회복했다.
메일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과 요즘은 블로그 댓글까지 그리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까지 김씨가 온갖 스팸을 처리하느라 들이는 시간을 하루에 최소 10분이라고 잡아도 한 달이면 6시간, 1년이면 72시간 이상이 된다.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그야말로 엄청난 손실이다.
세계적으로 500억달러 손실 스팸메일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김씨처럼 옛날 메일 주소를 버리고 새 메일 주소를 쓰는 것이다.
이 경우 꼭 필요한 메일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새 메일 주소를 메일 주소 수집엔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아무데나 메일 주소를 흘리지 않아야 하고 꼭 메일 주소를 적어야 한다면 주소에 들어가는 골뱅이(@)표시 대신에'(at)'라고 적는 것도 메일 주소 수집엔진을 속이는 방법이다.
무작위로 메일 주소를 긁어가는 메일 주소 수집엔진을 흔히 ‘스팸로봇’이라고 하는데 이런 로봇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소스코드를 집어넣을 수도 있다.
홈페이지 등에 꼭 메일 주소를 공개해야 한다면 아예 메일 주소를 그림 파일로 만들어 올려두는 것도 좋다.
스팸메일만 받는 메일 주소를 따로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보안이 의심스러운 쇼핑몰 등에 가입할 때 이 주소를 적어두고 스팸메일이 잔뜩 쌓이거나 말거나 내버려두라는 이야기다.
포털사이트의 메일 서비스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 익스프레스 등 패키지형 메일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면 모질라 썬더버드로 바꾸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처럼 오픈 소스로 개발되는 썬더버드는 자체 학습기능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스팸메일을 걸러내는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한번 스팸메일로 지정해두면 비슷한 유형의 메일을 모두 스팸메일로 처리해준다.
아웃룩 익스프레스의 경우 발신주소로 스팸메일을 식별하는데 발신주소를 임의로 생성하는 스팸메일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키워드 등으로 구분하는 방법도 있지만 자칫 정상적인 메일을 스팸메일로 분류하게 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광고'가 아니라 '광.고'나 'ADV', 'PR'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는 키워드를 모두 잡아낼 완벽한 방법은 없다.
아예 본문을 통째로 이미지로 만들어 보내는 스팸메일 역시 속수무책이다.
현재로서는 스팸메일을 완벽하게 걸러내는 대안은 없는 셈이다.
아웃룩 익스프레스는 물론이고 썬더버드조차도 날마다 스팸메일을 새로 지정해주는 수고를 피해갈 수는 없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한때 대량으로 메일을 발송할 경우 요금을 부과하는 온라인 우표제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업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실패했다.
스팸메일을 줄이겠다는 발상이었지만 정작 다음 메일을 거부하는 업체들이 늘어나자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꼈다.
전문가들은 스팸메일은 무조건 무시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가끔 수신거부 버튼이 포함된 광고 메일이 있는데 클릭할 경우 엉뚱한 광고창이 열리거나 오히려 적극적인 사용자라고 판단해 집중적인 공략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정보통신부는 우선 수신거부를 하고 그래도 스팸메일이 계속될 경우 스팸메일신고센터(www.spamcop.or.kr)에 신고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효용성은 그리 크지 않다.
최근에는 스팸메일뿐만 아니라 스팸게시물과 스팸댓글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게시판 주소를 수집해 무작위로 광고 게시물을 올리는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
유명 사이트의 경우 날마다 수백 개씩의 스팸게시물이 올라오는 경우도 많다.
스팸메일은 제목만 보고 일괄적으로 지우는 것도 가능하지만 스팸게시물은 하나하나 열어보고 지워야 하는 경우가 많아 훨씬 피해가 심각하다.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의 경우 아예 회원제로 전환하거나 애초에 회원 가입할 때부터 그림을 보고 암호를 입력하도록 하고 있지만 역시 속수무책이다.
스팸을 뿌리는 프로그램을 스팸로봇이라고 하는데 스팸로봇의 진화 속도가 스팸을 막는 프로그램의 진화 속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그림에서 텍스트를 읽어내는 것 정도는 웬만한 스팸로봇에게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면 한 시간에 수백만 개의 스팸 게시물을 등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누구나 1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클릭 수나 클릭하고 난 뒤 실제로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비율, 그리고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도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수십만 개의 게시판 주소가 포함돼 있다.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보면 광고 효과가 상당히 있는 셈이다.
일반 홈페이지야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일괄 삭제라도 가능하지만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나 블로그는 속수무책이다.
야후는 스팸게시물이나 댓글을 올리는 것으로 판단된 아이피주소를 차단하거나 일괄적으로 삭제하는 기능이 있다.
비슷한 게시물이나 댓글을 중복해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이를 위해 야후는 40여명의 모니터링 요원을 활용하고 있다.
설치형 블로그 프로그램를 만드는 태터툴즈가 최근 공개한 스팸메일 차단 시스템은 사용자들의 집단 지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태터툴즈는 여러 개의 블로그에 동시에 비슷한 댓글이 달릴 경우 일단 스팸댓글로 의심한다.
스팸댓글로 분류하는 사용자들이 많으면 비슷한 댓글을 원천 차단하는 기능도 있다.
태터툴즈에 따르면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스팸댓글로 판정된 댓글이 전체 댓글의 무려 90%에 이른다.
휴대폰의 스팸 문자메시지도 거의 해법이 없다.
대출 광고가 가장 많고 음란 서비스를 권유하는 메시지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핸드폰에 내장된 스팸 차단 메뉴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집어넣거나 이동통신서비스에 회사에 신고하는 게 최선이다.
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 최근 스팸메일 신고는 줄어드는 반면 휴대폰 스팸메시지 신고가 늘어나고 있다.
신고를 했는데도 계속 날아올 경우 국번 없이 1366에 신고하면 된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등 6개 국제단체가 만든 '스톱 스팸 얼라이언스(www.stopspamalliance.org)'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세계적으로 스팸메일과 스팸 게시물과 댓글, 스팸 메시지 등에 대한 대책과 정보, 자원을 수집해 공유하자는 움직임이다.
이곳 웹 사이트에는 스팸 관련법에 대한 정보와 효과적인 대응사례, 국제적인 대책 활동 등 스팸메일 대책을 위한 여러 정보가 링크돼 있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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