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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거꾸로 읽기] ‘아름다운 서울’ 돈은 누가 내나
[경제 거꾸로 읽기] ‘아름다운 서울’ 돈은 누가 내나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승인 2006.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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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갓 인출한 빳빳한 1만 원 짜리 돈의 크기는 가로 16.1cm, 세로 7.6cm다.
이 돈을 가로, 세로로 100장씩, 1만 장을 펼쳐놓으면 1억 원이 된다.
그러면 가로는 16.1m, 세로는 7.6m다.
이 1억 원의 돈을 면적으로 계산하면 122.36㎡다.
정부에서 사용하지 말라는 도량형으로 따지면 꼭 37평이 된다.
37평은 웬만큼 큰 아파트 면적이다.
1억 원을 펼쳐놓으면 이렇게 넓다.
용산 미군기지는 서울 한복판에 있다.
옛날에는 변두리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도시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금싸라기 땅이다.
자그마치 80만 평이나 된다.
이 땅에 정부가 1조 원을 들여 '민족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한다.
9,999억 원이 아니고 에누리도 없는 1조 원이다.
그런데 용산 미군기지는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전비용이 4조∼5조 원이나 든다고 했다.
여기에다 1조 원을 더 보태서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는 얘기다.
계산하기 쉽게 이전비용과 공원 조성비용을 합쳐서 정확하게 6조 원이 든다고 해보자. 6조 원을 80만 평으로 나누면, 평당 공원 건설비용이 나온다.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자그마치 평당 750만 원이나 되는 것이다.
땅값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건설비용만 따져 봐도 그렇다.
금싸라기인 땅값까지 계산하면 그야말로 감히 밟아보기도 겁나는 공원이 될 것이다.
얼마 전 전국 아파트의 평당 평균가격이 700만 원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있었다.
부동산써브가 전국 1만3천여 개 아파트 단지 567만6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월 말 현재 평당 평균가격이 700만3천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산 민족공원은 아파트 값보다도 비싼 공원이다.
1만 원 짜리 돈을 펼쳐서 3겹으로 깔 수 있는 으리으리한 공원이다.
서울 시민은 이 대단한 공원에서 아름다운 서울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더구나 공원 건설을 서두르기까지 하고 있다.
미군기지가 이전되려면 한참이나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민족공원을 만들겠다며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마치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 기공식이라도 할 것처럼 서두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라는 것을 추진한다고 했다.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끝나는 2010년까지 세계 10위권 도시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임기를 계산하는 것은 서울시장도 마찬가지 같다.
어쨌거나 한강 르네상스는 거창하다.
반포대교와 잠수교에는 폭포수가 생긴다.
노들섬에는 초대형 문화콤플렉스가 건설된다.
콤플렉스에는 오페라하우스, 전시관, 컨벤션센터, 호텔 등이 늘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에다 월드컵공원에는 하늘다리가 아름답게 걸쳐진다.
전망대도 생긴다.
리프트를 타고 공원을 돌아보며 즐긴다.
한강 위에서는 수상 콜택시가 강물을 가르며 달린다.
자전거 전용 '공원'까지 건설된다.
청계천 하류에도 조각공원, 관광음식타워, 숲길, 분수대가 들어선다.
남산에도 '경관 조명 시설'을 설치, 야경을 아름답게 꾸민다.
남산타워에는 '공중 걷기 체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도입된다.
경사형 엘리베이터도 설치된다.
서울 전체가 마치 공원이 된다.
그러나 그 비용은 누가 댈 것인가. 먹고살기도 벅찬 시민이 부담하는 것 아닌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제공 www.c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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