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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안화 강세에 ‘찬밥’ 된 홍콩달러
[글로벌] 위안화 강세에 ‘찬밥’ 된 홍콩달러
  • 박영서 헤럴드경제 기자
  • 승인 2006.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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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 본토와 홍콩 경제통합 위해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것 중국 남단의 광둥(廣東)성 선전 시는 홍콩과 중국 본토를 잇는 교량 같은 도시다.
선전은 80년대 경제특구 초기부터 대외수출의 창구 및 금융 젖줄로서 역할을 해왔고 그동안 홍콩달러는 선전에선 인기 있는 투자 및 결제수단이었다.
그런데 요즘 선전에서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연일 상승하면서 홍콩달러가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상인과 출장 여행객은 홍콩달러의 상대적인 가치 하락과 태환의 번거로움 때문에 홍콩달러를 기피하고 있다.
선전의 뤄후(羅湖)수출보세구의 일부 상점과 신문가판대는 아예 홍콩달러 받는 것을 거절하고 있다.
은행에는 홍콩달러를 위안화로 바꾸려는 고객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선전 일대에서 홍콩달러가 찬밥신세로 전락하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위안화 강세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달러화에 고정(페그)된 홍콩달러 가치는 달러 약세로 인해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사람들은 앞으로 값이 떨어지는 홍콩달러보다 값이 오를 위안화를 보유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홍콩달러는 최근 들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초에는 100홍콩달러면 시중은행에서 104.2위안을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99.93위안을 살 수 있다.
이 때문에 위안화를 홍콩달러로 바꿔주던 암달러상이나 환전상은 속속 가게 문을 닫고 다른 일을 찾아 나서고 있다.
본토 관광객을 상대로 환전업무를 하는 한 상인은 “위안화를 홍콩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사실상 실종돼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위안화를 선호하는 또 다른 요인은 중국 위안화가 조만간 미 달러화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데 있다.
위안화와 홍콩달러가 1대1 등가교환이 가능해짐에 따라 고정환율제를 택하고 있는 홍콩달러의 상대통화가 달러화에서 위안화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록 홍콩 금융당국이 페그제 변동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위안화 페그제가 먼 훗날의 일은 아닐 것으로 믿고있다.
이와 관련, 궈스핑(國世平)은 선전대학 금융연구소장은 “홍콩경제의 사이클은 점점 중국과 동조화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공식적으로 홍콩달러와 위안화 태환 가격이 1대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브 젠은 “위안화가 이미 홍콩달러와 나란히 유통되고 있으며 언젠가 홍콩달러가 사라지고 위안화가 홍콩의 주요 통화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홍콩달러의 위세가 약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은 본토와 홍콩과의 경제통합을 위해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수출지상주의 시대와는 달리 CEPA(Closer Economic Partner Agreement·포괄적 자유무역협정)를 지향하는 시대를 맞아 홍콩달러의 역할에도 변화가 이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수출개발시대에 본토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됐던 홍콩달러가 이제 비인기 통화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홍콩과 본토 간 경제통합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위안화의 위상에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일고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박영서 헤럴드경제 기자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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