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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피플] “게임의 생명은 건전성입니다”
[이코노 피플] “게임의 생명은 건전성입니다”
  • 이윤찬 기자
  • 승인 2006.1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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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즐길거리’ 입니다.
영화·음악처럼 ‘즐거움’을 주는 도구라는 말이죠.” ‘스타크래프트(Starcraft)’ 시리즈로 유명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한정원 사장. 그는 딱 부러지는 성격이다.
이를테면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하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게임’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gamer)’들이다.
그들의 격려와 질책은 한 사장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목표를 준다.
그러나 폭력적인 게임은 질색이다.
‘재미’ 보다 ‘금전적 이익’을 쫒는 게임도 싫어한다.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해 승부를 걸기 보다는 기존의 게임에서 ‘능력치’만 교묘하게 조정하는 게임이 적지 않습니다.
이는 숫자 장난일 뿐입니다.
게이머들을 기만하는 것이기도 하구요.” 게임은 즐거움 주는 도구 지난 97년 디아블로(Diablo), 98년 3월 스타크래프트를 출시하면서 세계적 게임 개발업체로 발돋움한 블리자드는 실제 ‘재미있고 수준 높은 게임’으로 각광받고 있다.
‘올해의 게임상’ 등 게임 관련 각종 상을 해마다 수상할 정도다.
때문에 한 사장의 어깨는 늘 무겁다.
보다 재미있고 수준 높은 게임을 선보여야 한층 높아진 게이머들의 눈높이와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에게 늘 신선함과 즐거움을 줘야 합니다.
때문에 아이템은 물론 비주얼적 측면에서도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혹여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게이머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블리자드의 브랜드 기대치는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 그는 게이머를 좋아하면서도 무서워한다.
그들의 칭찬은 가장 큰 선물이다.
반면 질책은 뼈아픈 교훈이다.
때문에 게이머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하려 애쓴다.
이것이 바로 블리자드의 주요 ‘성장동력’이라는 게 한 사장의 확신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김치사건’이다.
지난해 블리자드는 ‘WOW(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를 출시하면서 한국적 색채와 이미지를 담았다.
게임 속에 남대문·석가탑·한복·부채 등을 넣었던 것. 제법 만족스러운 아이템이었다.
블리자드측도 한국 게이머들의 기호를 100%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던 어느 날. 블리자드 코리아 본사에 짤막한 메시지와 함께 수십여 개의 김치박스가 전달됐다.
“다른 것은 다 포함시켰으면서 왜 한국의 대표 기호식품인 김치는 빠뜨렸느냐.” 냉정한 질책이었다.
한 사장은 “뭔가 짜릿한 게 뇌리를 스쳤다”고 말했다.
“가장 한국적인 게임을 만들자고 해놓고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김치를 빼놓았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도 밀려왔죠. 게이머들이 블리자드를 얼마나 눈여겨보고 있고 블리자드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피부로 느꼈기 때문입니다.
” 한 사장은 요즘 날아갈 것 같다.
의욕적으로 출시한 WOW가 일일 최고 14만명이 동시 접속할 정도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라는 게 한 사장의 귀띔. 미국의 온라인게임 조사 사이트 ‘MMOG차트닷컴’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시장점유율 1위는 52.9%를 기록한 WOW가 차지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1’과 ‘리니지2’는 각각 12%와 10.4%에 그쳤다.
PC방에서 게임트랜드 읽어 블리자드는 여세를 몰아 내년 1월16일 ‘국내 확장 팩 서비스’를 본격 개시할 방침이다.
WOW의 확장 팩에는 새롭고 흥미로운 아이템이 대폭 추가돼 게임업계를 한껏 긴장시키고 있다.
게임업계 안팎엔 벌써부터 ‘WOW 확장 팩 후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혹여 ‘WOW로 인해 고객을 싹쓸이 당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기우일 뿐”이라면서 “건전한 경쟁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리자드는 ‘출혈경쟁’을 원치 않습니다.
이를테면 경쟁작에서 게이머를 빼앗아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습니다.
그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죠. 블리자드의 목표는 온라인 네트워크 게임인 MMORPG(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게이머들을 창출하고 견인하는 것입니다.
” 한 사장은 이처럼 ‘건전성’을 늘 강조한다.
게임업체의 건전한 경쟁은 기본. 게이머들의 게임문화도 성숙돼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그는 하루 종일 WOW 게임에만 몰두하는 이를테면 ‘WOW 폐인’이 양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 까닭이다.
“게임에 중독성이 있다는 선입견을 빨리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건전한 게임문화를 저해하기 때문이죠. 블리자드는 현재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령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 능력치가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블리자드의 게임은 그렇지 않습니다.
개발초기부터 ‘쉼’으로써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만들었죠. 일정기간 쉬어야 능력치가 올라가는 식입니다.
자녀가 게임하는 것을 부모가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놓았습니다.
이런 방지책이 건전한 게임문화를 만드는데 기여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한 사장은 매주 주말 PC방에 들른다.
한 주도 거른 적이 없다.
귀찮을 법도 하지만 그는 ‘PC방행’을 접을 뜻이 없다.
“게이머들의 기호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젊은이들의 ‘게임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게임업계에 근무하는 한 PC방은 계속 방문할 예정입니다.
” 역설적이지만 한 사장이야말로 진정한 ‘게임중독자(?)’ 일지 모를 일이다.
‘스타크래프트’ 국내 상륙시킨 주인공

‘게임 마케팅의 달인’으로 불리는 블리자드 코리아 한정원 사장은 ‘게임’과는 무관한 인물이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의 첫 직장은 생필품회사 P&G(94~96). 업무는 영업사원이었다.
그가 게임업계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96년 LG소프트 라이선스 사업부에 근무하면서부터다.
당시 한 사장은 게임개발업체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로부터 ‘스타크래프트’를 들여오는데 성공,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스타크래프트를 유통시킨 주인공이 바로 한 사장인 셈이다.
이후 세계적 게임업체 EA(98~2002)를 거친 그는 지난 2004년부터 블리자드 코리아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정원 사장 약력

-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 P&G(1994~1996) - LG소프트(1996~1998) - EA(1998~2002) - 비벤디 게임즈(Vivendi Universal Games·2002~2004)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장 (2004~현재)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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