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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성마춤이 있어 FTA가 두렵지 않다
[인터뷰] 안성마춤이 있어 FTA가 두렵지 않다
  • 김원기 기자
  • 승인 2007.04.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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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안성시장] 안성시 농특산품 지역공동 브랜드, 인기 ‘상한가’ 경기도 안성시에는 무려 399세에 달하는 ‘안성마춤’씨가 있어 화재다.
이동희 안성시장이 건네준 ‘안’씨 이력서의 출생년도에는 분명히 1608년으로 적혀 있다.
성별(분류)난에는 ‘안성시 농특산품 지역공동 브랜드’라고 써있다.
‘안성마춤’의 주요 경력도 매우 이채롭다.
‘대한민국 최고가 쇠고기-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스타슈퍼 월매출 1억원’, ‘싱가포르·미국·대만 등 해외에 포도· 배 수출 80만달러’,‘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배 가격의 기준치 역할’, ‘2006 제1,2회 명품브랜드 대상 수상'‘2004~2006 소비자시민모임 선정 우수 축산물’ 등 자랑거리가 간단치 않다.
한미FTA는 미국 진출 기회 이 시장은 “지난 98년에 세상에 선보인 안성마춤은 이제 국내의 농특산물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며 “안성마춤이 있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한미FTA는 위기가 아니라 안성마춤 농특산물이 거대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라는 인식이다.
안성마춤의 ‘향후 포부’가 ‘한미FTA 시대를 맞아 철저한 품질관리와 마켓팅으로 승부해 우리 농산물과 특산물을 미 시장에 수출하는 것’인데 이런 포부와 이 시장의 생각은 궤를 같이 한다.
이 시장은 “안성맞춤은 이미 국내 최고의 품질 브랜드로 인정받았지만 품질만으로는 자유 무역을 통해 밀려들어 오는 수입산 제품들과 경쟁하기 어렵다”며 “좀더 강력한 소비자 브랜드 파워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 글로벌 마켓팅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 농산물과 가공 식품들을 미국의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미국 현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물론 미국 시장 개척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휴대폰, 자동차 등과 같은 공산품들도 해 냈는데 농산물이라고 못해 낼 이유가 없습니다.
미국도 우리 시장에 곡물과 과일, 농산물 가공 식품 등 엄청난 양의 농산물들을 수출하고 있는데 우리라고 미국에 수출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 이 시장은 이어 “농산물들을 고부가가치화 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더 많이 팔기 위한 ‘마케팅’ 활동이야말로 FTA체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농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농민, 농협, 지자체의 3박자 합작품 “안성마춤을 브랜드화한 것은 지난 90년대 말로 글로벌화 물결이 거세짐에 따라 차별화, 고급화, 브랜드화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역농민, 농협, 안성시(지자체)가 각각 생산, 유통. 마케팅 등 경영의 3부문을 담당키로 하고 약 1년여간 기획하여 21세기에 맞는 ‘안성마춤’ 브랜드를 지난 98년 내놓은 것입니다.
” 이 시장은 “시 직원들과 함께 백화점, 할인마트 등을 돌며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는 마케팅 활동을 벌이던 일이 엊그제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성시와 시의회는 안성마춤 브랜드를 세상에 선보이기 전,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품질 조례를 제정해 농민을 위한 품질교육, 시청직원을 위한 브랜드 마케팅 교육을 실시했다.
특허청에 상표등록도 마쳤다.
이런 준비를 거쳐 마침내 한우를 시작으로 ‘안성마춤’이 21세기 소비자들과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안성마춤 브랜드 상품은 한우, 쌀, 포도, 배, 인삼 등 모두 다섯가지이다.
‘안성마춤’ 출생년도 기록은 ‘예규지’ 안성마춤이란 말은 ‘마춤’이라 불리던 안성유기에서 비롯됐다.
이 제품의 품질이 워낙 뛰어나 사용하는 이의 맘에 쏙 든다고 하여 일반인들은 ‘무엇이든 마음에 쏙 들게 하는 좋은 제품이나 상황’을 ‘안성마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지난 1803년 순조 3년에 발간된 임원16지 가운데 예규지에는 '안성마춤'이란 말의 기원을 1608년6월18일로 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거의 4백년 전에 출생한 안성마춤이 글로벌 경쟁시대에 ‘농축산물’ 명품 브랜드로 화려하게 부활해 ‘FTA시대의 총아’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유통업체 바이어의 요구라면 무엇이든지 수용하겠다며 판촉행사를 직접 주도한 이 시장과 마켓팅담당관 김병준 과장(전 축산물유통과 계장) 덕분이라고 주민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날로 치열해지는 농축산물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무려 23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신이자 최대규모인 농축산물 유통 가공센터 ‘안성마춤 유통센터’를 설립한 것도 ‘안성마춤’씨의 부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농업 연합 마켓팅’의 원조는 안성시 이 시장은 “안성시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은 뭐니뭐니해도 농업”이라며 “지난 98년 안성시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많이 공부하고 연구한 분야가 바로 농업이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그 당시 이른바 ‘농업 마케팅’을 해야겠다고 맘을 먹었다.
네 가지 원칙도 세웠다.
고품질, 안전성, 브랜드, 기능성 등 네 가지 면에서 탁월하게 앞서가는 안성 농산물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고품질의 브랜드 농산물을 만들어 고부가가치를 높이자는 전략이었는데, 그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농림부는 안성을 ‘지역 농업 클러스터’로 지정하고 산지유통시스템의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약 2년 전부터 생겨난 ‘농업 연합 마케팅’이라는 말도 ‘지자체-지역농협-농민’이 힘을 합쳐 제품을 생산·개발하고 품질을 관리하여 유통과 마켓팅을 분담하는 ‘안성마춤 브랜드 마케팅’을 지칭하기 위해 농림부가 지정한 말이다.
안성시의 안성맞춤 마케팅실에는 20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지자체 최대 규모이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지역도 팔아야 하는 시대인 만큼 기존의 기업보다 마케팅실이 더 필요한 곳이 지자체가 아닐까요”라고 반문한 후 "지역의 특산물, 문화, 시정아이디어 등 모든 것을 상품화시켜 팔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 2004년 마케팅실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사도 시장에서 지어야 한다.
이 시장은 “우리 고유의 고부가가치 상품과 서비스들도 개발해야 하는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중심적, 고객 중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상품의 모든 것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고객들이 판단하고 결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시장은 “농사도 이제는 경작지에서 짓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지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들을 생산하고,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도록 고부가 가치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을 줄 아는 저력과 지혜를 갖고 있다”며 “안성시도 FTA를 계기로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해 나가는 저력과 지혜를 발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동희 시장 약력
1944년 안성 출생 1971년 경희대 정외과 1978년 ㈜ 럭키식품 대표 1988년 안성발전추진위원회 사무국장 1998년 민선2기 안성시장 당선 2001년 안성시립바우덕이풍물단 창단 2002년 민선3기 안성시장 당선 2006년 민선4기 안성시장 당선
김원기 기자 hikwk@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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