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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탐구] 취업 포털의 성장동력은 ‘파격 아이템’
[CEO 탐구] 취업 포털의 성장동력은 ‘파격 아이템’
  • 이윤찬 기자
  • 승인 2006.12.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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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코리아 김화수 대표] 연매출·영업이익·시장점유율 업계 1위 … 내년 목표 매출 420억

잡코리아 김화수 대표는 젊은 CE0다.
아직 30대다.
그래서 ‘평범함’을 거부한다.
때론 ‘모험’을 즐기고, 때론 ‘깜짝’ 아이템으로 세간을 놀라게 한다.
그가 ‘취업 포털 사이트’ 업계의 기린아로 떠오른 원동력도, 잡코리아를 업계 최강으로 우뚝 세운 배경도 여기에 있다.


김 대표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일상적인 길은 외면했다.
독특함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래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결국 성공의 첫발이 됐음은 물론이다.


톡톡 튀는 아이템으로 업계 ‘평정’

‘외환위기(IMF)’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98년 중순. 김 대표는 구인· 구직 전문 사이트 이른바 ‘취업 포털 사이트’의 개설을 결심했다.
18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를 위한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당시 개설돼 있는 취업 포털 사이트만 해도 줄잡아 300여개. ‘틈새’마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망설였다.
뭔가 ‘독특한’ 게 없으면 성공할 수 없는 형국임을 직감했다.


장고 끝에 꺼내든 아이템은 ‘구직(求職)’을 떨어낸 ‘구인(求人) 검색 전문 사이트.’ 당시로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아이템이었다.
당시 취업 포털 사이트의 주요 콘텐츠는 ‘구직’과 ‘구인’ 등 두 가지. ‘구직(직장을 구하는 것)’은 각 사이트에 이력서를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직장을 구하는 사람이 ‘자기PR’을 하는 공간이다.
‘구인(인재를 찾는 것)’은 쉽게 말해 ‘채용공고’를 뜻한다.
구직자에게 채용공고의 확인은 필수적이다.
혹여 놓치기라도 하면 구직의 꿈은 한낱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구직자들이 채용공고를 확인하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이유다.
하지만 여기엔 번거로움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양한 채용공고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전무했다.
때문에 구직자들은 채용공고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이트를 일일이 방문하는 수고를 감내하고 있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번거로움을 한눈에 간파했다.
이를 해소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가 과감하게 ‘구직기능’을 제외하고 ‘구인기능’ 강화에 전력을 기울인 것도 이 때문이다.

ⓒECONOMY21“구인·구직 전문 사이트가 우후죽순격으로 난립한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수많은 채용공고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만 알아낸다면 틈새를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구직기능을 배제해도 구인기능만 완벽하게 갖춰진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도입한 게 바로 ‘메타(meta) 검색엔진(검색엔진을 이용, 원하는 자료를 손쉽게 찾아주는 방식)을 통한 ‘구인 검색 전문 사이트’였습니다.” ‘메타 검색엔진’을 업계 최초로 도입한 잡코리아는 구직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다양한 채용공고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었다. 잡코리아의 개인회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인지도 역시 급상승했다. 개설 1년 만에 15만명의 회원을 확보했을 정도.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랬다. ‘입소문’ 덕분이었다. “잡코리아에만 방문하면 다양한 채용공고를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인회원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죠. 예상보다 훨씬 폭발적인 반응이었습니다.”하지만 잡코리아엔 단점이 있었다. 이력서 등록 등 ‘구직기능’을 제외한 탓에 기업회원이 전무했다. 이력서가 없으니 기업회원들이 찾아올 리 만무했다.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잡코리아를 개설한 지 1년6개월 후인 2000년 초, 제외했던 구직기능을 합친 ‘취업 포털 사이트’로 확대·개편을 꾀했다.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구인 전문검색 사이트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잡코리아가 과연 취업 포털시장에서도 맹위를 떨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서였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 취업 포털 사이트의 한계는 구직을 원하는 개인회원을 많이 확보하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불만이 적지 않았죠. 원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잡코리아는 달랐습니다. 등록된 개인회원 수가 많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도 만족할만한 구직자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컸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기업회원들이 빠르게 잡코리아에 흡수되기 시작했습니다. ‘구인 검색 전문사이트’를 통해 개인회원 수를 확보한 게 잡코리아로선 큰 자산이었던 셈입니다.”잡코리아는 실제 취업 포털 시장에 진출하자마자 인크루트·스카우트·잡링크 등 업계의 최강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순위는 업계 5~6위권을 맴돌았다. 미미한 차이였지만 인크루트·스카우트 등 업계 최강들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렇다면 잡코리아가 어떻게 업계의 최강 자리에 우뚝 섰을까. 해답은 김 대표의 ‘모험적 승부수’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3년 경. 당시 국내 닷컴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창출 능력 부재’에 있었다. IT기업과 포털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회원 수만 많고 수익성은 없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를테면 ‘거품론’에 직격타를 맞았던 것. 이는 업계 종사자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취업 포털 사이트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수익창출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무척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입니다. 때문에 어떡해서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애썼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당시 취업 포털 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수익모델’을 콘텐츠 유료화에서 찾았다. 그것도 전면 유료화였다. 가령 취업포털은 ‘채용공고’ 등록을 모두 유료화하는 식이다. 가장 손쉬운 수익창출 방법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쉬운 길을 외면했다. ‘전면 유료화’를 택할 경우,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면 유료화’와는 전혀 다른 아이템을 선보여야 ‘승부’를 볼 수 있다고 직감했다. “그간 기업들은 ‘무료’로 채용공고를 냈습니다. 그것이 정형화 돼 있었죠. 때문에 채용공고 등록을 유료로 전환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채용공고를 내는 것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경쟁업체와는 달리 잡코리아가 ‘부분 유료화’를 택한 이유입니다.”그의 다소 파격적 전략을 두고 ‘찬반양론’이 잇따랐다. 경쟁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무료와 유료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누가 유료를 선택 하겠는가”라면서 비관론을 폈다. ‘지나친 모험’이라는 혹평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 대표의 전략은 예상을 뒤엎고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부분 유료화’를 택한 잡코리아는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임영무 기자

당시 전면 유료화를 선언한 업체의 한달 평균 채용공고 수는 200~250여개. 반면 잡코리아엔 2천개를 훌쩍 넘는 채용공고가 몰렸다.
이 중 유료 채용공고도 적지 않았다.
총 채용공고 중 10%선인 200~250개에 달했다.
게다가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발생됐다.
무엇보다 구직자들의 방문이 급증했다.
10배 이상의 채용공고가 실려 있는 잡코리아에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다.


기업들 역시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잡코리아에 채용공고를 싣기를 원했다.
이는 포스팅(채용공고)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채용공고의 확대도 불러일으켰다.


실적도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잡코리아는 2003년 75억, 2004년 120억, 2005년 175억원으로 50% 이상 성장했다.
올해 매출액도 300억에 육박하는 29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지난해(48억) 대비 100% 성장한 82억원선이 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귀띔이다.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업계 1위에 해당한다.


반면 경쟁사들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구직자들의 방문이 급감한 것은 기본. 포스팅 가격의 하락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실적은 40억대에서 정체됐다.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잡코리아의 성장도 이제는 한계에 부딪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취업 포털시장의 ‘성장한계론’과 맥을 함께 한다.
‘290만~300만개에 달하는 국내 법인 수에 변동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채용숫자에도 큰 변화가 없고, 이에 따라 취업 포털 사이트의 성장은 둔화될 것’이라는 게 ‘성장한계론’의 골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반론을 편다.
오히려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입장이다.
그 열쇠는 ‘독특하면서도 파격적인’ 아이템이 쥐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확신. 그 사례로 그는 잡코리아가 지난 2003년 히트시킨 ‘로고타입(logo type)형 포스팅’의 도입을 들었다.


“지난 2003년경부터 로고가 들어간 채용공고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채용공고 가격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예전 채용공고 가격은 3만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로고가 삽입된 상품을 개발한 후엔 9만원까지 증가했습니다.
이는 취업 포털시장의 파이는 비록 똑같지만 수익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템만 개발된다면 성장 가능성은 적지 않습니다.


취업 포털 사이트 ‘한계론’ 솔솔

잡코리아는 빠르면 내년 1월 초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상품명은 ‘바잉 키워드buying Keyword)’다.
가령 ‘경리’라는 키워드를 한 기업에서 사면(buying), 구직자가 ‘경리’를 검색했을 때 해당기업의 채용공고가 가장 앞에 뜨는 식이다.
이는 구직자들의 ‘통합검색’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간파한 ‘독특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주 평균 통합검색 이용량은 10만 건에 불과했습니다.
현재는 130만 건까지 증가했죠. 무려 13배 이상 증가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검색기술이 발전하면 통합검색 이용률은 더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매출과 연결짓는다면 취업 포털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잡코리아의 내년 매출 목표는 420억원이다.
이는 취업 포털 사이트의 한계로 평가되는 ‘연매출 300억원’ 보다 무려 120억원 많은 목표다.
달성한다면 ‘신기원’을 활짝 여는 셈이다.
그의 당당한 한걸음 한걸음에 업계의 촉각이 모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잡코리아는 어떤 회사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는 아르바이트 마켓플레이스에서 ‘알바몬’을, 헤드헌팅 마켓플레이스 시장에서 ‘에이치알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 리크루팅 사이트인 ‘게임잡’과 개발자 전문 구인구직 사이트인 ‘데브잡’,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시장의 2위 브랜드인 ‘알바누리’까지 인수, 시장점유율을 한층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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