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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성 기자는 왜 캐나다에 이민 갔을까
[신간] 성 기자는 왜 캐나다에 이민 갔을까
  • 이재현 기자
  • 승인 2007.0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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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가는 버스
성우제 지음, 강 출판사 펴냄, 1만원

한 때 이 나라에는 이민 바람이 불었었다.
지금은 그 형식이 기러기 아빠 같은 꼴로 바뀌었지만 그 때는 특히 캐나다로 이민 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밴쿠버니 토론토가 인구에 회자됐고 그 나라에만 가면 금세 천국에라도 드는 양 너도나도 떠들어댔었다.
내 후배 둘도 캐나다로 이민을 갔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이 책의 지은이 성우제다.
나와 지은이는 같은 회사(시사저널)에서 일을 하기는 했지만 부서가 달라 썩 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이민을 갔다는 소식을 들었고 아이가 청각장애여서 불가피했다는 말도 들었을 때 나는 이 나라를 버리고 떠난 그를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캐나다에서 4년을 살며 지은이가 겪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이의 장애는 먼 타국에서 우리가 보기에는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았다.
아이의 귀는 이제 살아났다.
조국에서 홀대받던 장애를 앵글로 색슨족이 웃으며 고쳐준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천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은이는 담담하게 쓰고 있다.
액면 그대로 읽자면 안 가는 게 훨씬 나은 나라다.
돈만 넉넉하면 어느 나라가 천국이 되지 않을까. 뛰어난 기자였지만 지은이는 캐나다에서 가게를 하며 먹고 살고 있다.
어학연수? 오지 말라고 한다.
그 돈 있으면 차라리 세계여행 다니라고 말한다.


<칼의 노래>로 유명해진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 김훈(별명이 김국)과의 일화도 나온다.
김국은 내가 인사를 하면 뻔히 쳐다보는 걸로 답을 했었다.
지은이가 김국을 따라 러시아에서 돌아온 미당 서정주를 만나러 갔다.


김국의 첫 질문. “선생님, 러시아 여자와 살은 대보셨습니까?”이 질문은 그대로 기사화되어 나갔다고 한다.


지금 캐나다에서 사는 한국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술술 읽히는 책이지만 캐나다에 가서 살고 싶은 사람은 안 보는 게 나을 듯하다.


이재현 기자yjh9208@economy21.co.kr

2050년에 인조인간 나온다기술의 미래칼 하인츠 슈타인뮐러 외 지음, 미래의 창 펴냄, 1만5천원황우석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 논란이 일종의 사기극으로 종결되면서 그의 연구가 성공하기를 바랐던 수많은 난치병 환자들은 절망에 빠졌다. 황 교수의 배아 줄기세포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만큼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연구가 성공하기만 한다면 한국은 배아 줄기세포 원천 기술 하나만 가지고도 세계 생명공학 시장을 석권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었다.그러나 황 교수의 연구는 처음부터 생명윤리라는 암초를 만나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의 연구실에는 엄청난 양의 난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의 연구를 지지하는 이른바 황빠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부르짖었고 기독교 같은 종교단체들은 비난을 퍼붓기 바빴다. 결국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황 교수의 일인극으로 처참한 막을 내렸다. 배아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없었다는 것이다.이 책은 지난 세월 동안 우리가 보아왔던 기술의 발달이 앞으로 엄청나게,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진보한다는 확신에서 출발한다. 한 예로 지은이는 우리 앞에 폭발적인 미세화(나노 기술)의 진행이 버티고 있다고 주장한다. 무어의 법칙처럼 미세화가 진행된다면2050년경엔 오늘날보다 수백만 배나 높은 성능의 집적도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 결과 먼지 크기의 컴퓨터, 의복에 장착된 센서가 최적의 투습성과 통기성을 제어한다는 말이다.하지만 지은이는 미래 기술의 전망이 내놓는 결론은 광범위하다면서 오늘날 어떤 식으로든 확정된 기술의 미래는 없다는 말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기술의 진로를 놓고 선택할 수 있으며 선택에 따라 다양한 미래들 중 하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얘기다.기술의 발달은 과연 인류를 진화시킬 것인가. 그 기술은 어떤 윤리를 가질 것인가. “(미래로 가는)배에는 우리들 뿐이다.아무도 우리를 위해 경고의 등대를 밝혀주지 않는다. …” 지은이의 마지막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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