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최강의 반열에 올라선 G마켓과 동일한 수준의 쇼핑몰을 손쉽게, 그것도 무료로 만들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갔지만 벤처1세대 UCC커머스㈜ 이강민(44) 대표는 꿋꿋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접지 않았다.
이 대표의 자신감은 미니홈피 ‘붐’에서 비롯됐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만들 수 있는 ‘미니홈피·블로그’에 익숙한 세대는 쇼핑몰 또한 손쉽게 개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당시 소비자(user)는 무서울 정도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미니홈피, 블로그 등 ‘UCC(User Created Contents) 문화’에 길들여진 세대는 방법만 제시하면 어떤 아이템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죠.” 문제는 ‘어떻게’ 였다.
쇼핑몰을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최대 관건이었던 것. ‘천신만고’라고 했던가. 그는 2년간의 개발 끝에 방법을 찾아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 구축 방법’을 ‘쇼핑몰 만들기’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던 것. 이 방법은 지난 4월3일 ‘특허등록’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UCC스토어.’ 이것이 바로 이 대표가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시킨 쇼핑몰이다.
‘UCC스토어’는 쇼핑몰을 원하는 사람이 마음대로 개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뜻한다.
실제 ‘UCC스토어’(www.uccstore.co.kr)에 들어가면 어렵지 않게 쇼핑몰을 만들 수 있다.
마치 미니홈피·블로그를 꾸미는 것처럼 말이다(표1 참조). 이에 대해 이 대표는 ‘UCC 문화’의 진일보라고 자평했다.
“소비자(user)가 직접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만들어 제공하는 ‘UCC 문화’가 또 다른 ‘UCC(User Created Commerce)’로 진일보한 게 ‘UCC스토어’입니다.
한마디로 UCC스토어는 웹2.0에 기반을 둔,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상거래의 ‘장(場)’이라고 말할 수 있죠.” UCC 스토어, 유통 패러다임 변화 예고 ‘UCC스토어’는 유통 패러다임의 세 가지 변화를 예고한다(표2 참조). 기존 오픈마켓은 유통 소비자군이 ‘판매자’와 ‘구매자’ 뿐이다.
쉽게 말해 오픈마켓엔 물건을 파는 사람(판매자)과 구입하는 사람(구매자)만 존재한다.
쇼핑몰의 운영은 G마켓·옥션 등 거대회사가 담당한다.
하지만 UCC스토어는 ‘운영자’가 새로운 주체로 등장한다.
판매자와 구매자 그리고 쇼핑몰을 운영하는 운영자가 ‘UCC스토어’의 핵심 유통 소비자군인 셈이다.

기존 오픈마켓의 경우 ‘쇼핑몰 운영자=회사·구매자=소비자’라는 등식이 성립돼 있지만 ‘UCC스토어’는 그렇지 않다.
운영자가 곧 소비자이며, 소비자는 곧 운영자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가령 소비자가 직접 쇼핑몰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운영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UCC스토어가 ‘개방+참여+공유’의 ‘웹2.0’ 원리를 실현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주목되는 변화는 또 있다.
기존 오픈마켓의 쇼핑몰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쇼핑몰을 알리는 게 급선무이고, 그래야만 일정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UCC스토어’는 별도의 마케팅 비용이 필요 없다.
카페·동호회·커뮤니티 등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활용한 상거래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오픈마켓은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거래를 하기 때문에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투자해야 합니다.
반면 UCC스토어는 다수의 멤버를 보유한 동호회나 미니홈피·블로그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최적화됨에 따라 사회적 관계가 있는 회원 간에 상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별도의 마케팅 비용이 필요 없죠.” 이처럼 UCC스토어는 지인을 중심으로 상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장점이 아주 많다.
무엇보다 회원의 등급에 따라 차등화 된 가격구조를 설정할 수 있다.
회원 등급이 높을 경우, ‘무(無)마진’으로 제품을 파는 식이다.
이는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오픈마켓의 가격구조를 회원 등급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뿐 아니라 틈새유통은 물론 작은 상거래까지도 UCC스토어를 통해 활성화 할 수 있다.
“그간 종교단체의 ‘바자회’, 부녀회에서 진행하는 ‘알뜰장터’ 등은 거래량이 적어 오픈마켓에서 활기를 띨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UCC스토어에선 얼마든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지인들을 중심으로 상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죠.” 또한 ‘상품 없이도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다’는 UCC스토어의 특징도 기대된다.
기존 오픈마켓은 상품을 보유한 사람이 중심이었다.
‘상품이 없으면 쇼핑몰 개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UCC스토어는 각각의 쇼핑몰에서 등록한 상품DB를 공유할 수 있는 덕분에 상품 없이도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다.
말 그대로 ‘공동소싱 & 공동마케팅’이 가능해 졌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안전결제시스템’도 구축했다.
공동소싱 & 공동마케팅에서 종종 발생하는 ‘먹튀(먹고 튀는 행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UCC스토어에는 현재 대학 학생회, 동문회, 친목단체 등의 ‘복지스토어’ 블로그 및 카페 운영자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스토어’ 기업의 ‘복지스토어’ 고향 농산물을 판매하는 ‘내 고향스토어’ 등 100여개의 다양한 쇼핑몰이 개설돼 운영 중이다.
4월 초 오픈한 점을 감안하면 제법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배가 고픈 듯 “한 달에 1천개, 1년에 1만개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라며 “내년엔 해외진출도 꾀할 생각입니다”라고 야심 찬 포부를 드러낸다.
“소비자가 무장하고 있다”는 아이템 하나로 미니홈피 같은 쇼핑몰 ‘UCC스토어’를 탄생시킨 이강민 대표. 그의 행보가 어떤 발자국을 남길지 주목된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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