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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지하철 잡으면 매출이 보인다
[비즈니스] 지하철 잡으면 매출이 보인다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7.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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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 수단에서 적극적 마케팅 도구로 … 이색 광고, 승객들 눈길 사로잡아 지하철을 기다린다.
스크린 도어에는 전지현의 섹시한 자태로 ‘몸에 욕심난다면’이라며 유혹하고 있다.
전지현의 완벽한 몸매에 감탄하며 ‘멍’하게 있는데 지하철이 도착한다.
그런데 평상시의 지하철과는 뭔가 다른 모습이다.
지하철 한 칸 전체가 배꼽티 입은 보아로 도배가 돼 있다.
알고 보니 모 카드사 광고다.
자리에 앉아 무심코 위를 올려다본다.
손잡이 부분에 콜라 캔들이 신기하게 달려 있다.
지하철 노선을 확인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선도를 보다 거울을 하나 발견했다.
안 그래도 거울을 가지고 오지 않았던 찰나에 잘됐다 싶어 얼굴에 뭐 묻은 게 없나 확인한다.
자세히 보니 거울에 샴푸 광고다.
신촌에서 내려 출구로 향하고 있는 데 벽면에 ‘미니 쇼윈도’가 보여 발길을 멈췄다.
지하철 역 내 와이드 공간을 색다르게 활용, 모 스포츠 회사 제품을 광고하는 것이다.
참신함과 기발함으로 무장한 지하철 광고가 속속들이 등장해 승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스크린 도어 광고’ ‘PDP 광고’ 등 새로운 매체를 시작으로 예측불허의 다양한 ‘프로모션 광고’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프로모션 광고란 기존 정형화된 매체인 인쇄광고나 와이드컬러 광고를 제외한 단기 이벤트성 광고를 말하는 것으로 차량이나 역사 내 래핑광고, 쇼케이스 광고 등이 이에 속한다.
영화 ‘스파이더맨 3’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2호선 내 9개 역사에 개봉 시점에 맞춰 ‘역구내 천장 광고’를 선보여 신선한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스파이더맨이 샌드맨과 지하철에서 스펙터클한 대결을 펼치는 영화 속 장면에 착안, 지하철을 마케팅 활용 도구로 삼은 것. 직장인들의 이용 횟수가 가장 많은 2호선과 3호선을 집중 공략했다.
역사 내에 거꾸로 매달린 스파이더맨 천장 배너로 역사 유동인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스파이더맨 3의 경우 차량 자체를 래핑하기도 했다.
래핑 광고란 일종의 ‘도배’ 개념으로 시트지를 이용해 벽면이나 기둥에 광고를 붙이는 것을 말한다.
SKT의 경우에도 지하철 2호선 열차 외부를 개조, 3G 휴대폰을 광고한 바 있다.
지하철 창문을 휴대폰 액정화면처럼 보이게 만들어 마치 3G 화상 통화를 하는 듯한 효과를 유도했다.
직장인 이용 많은 2, 3호선 집중 공략 역사 내 기둥을 래핑한 사례도 눈에 띈다.
을지로 입구 역에 실시한 ‘에미레이트’사의 기둥 래핑 광고가 대표적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사 승무원과 두바이 타워의 그림을 엇갈리게 반대 방향으로 위치시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옥외광고 전문 종합대행사인 그린미디어 관계자에 의하면 을지로 입구 역을 이용하는 외국인들을 주 타깃으로 중앙광장의 기둥과 유동인구가 많은 중앙 게이트, 1번 출구 정면 기둥을 이용해 을지로 입구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유동 인구들이 광고에 노출 되도록 한 것이다.
그밖에 유동인구가 많은 삼성역 계단을 중심으로 기둥과 계단을 래핑한 ‘뮤지컬 대장금’ 잠실역의 계단을 이용, 블랙과 레드를 강조, 계단래핑을 활용한 ‘메이지 초콜릿’이 래핑광고의 대표적인 사례. 전동차 내 광고로는 펩시의 손잡이 광고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하철 2호선에 콜라 캔 손잡이를 달아 열차를 운행하는 이색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것. 손잡이가 다소 불편하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하철 2호선 열차 30대 (총 300량)에 비치된 콜라 캔 캠페인은 오는 5월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휴대용 게임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PSP 리듬액션 게임 ‘DJMAX PORTABLE 2’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색 광고도 있었다.
지난 3월 발매된 PSP용 리듬액션 게임 DJMAX PORTABLE 2를 게임 유저와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강남역, 교대역 등 6개 주요 역내에 광고 부스를 설치, 운영한 바 있다.
독특한 프로모션 광고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P&G사의 팬틴의 경우 거울 소재를 종이 대신 사용하면서 승객들이 광고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누렸다.
제품의 모형이 광고 속에 들어간 경우도 있다.
P&G사의 페브리즈는 국내에서 최초로 지하철 광고에 제품 모형을 활용했다.
노선도 측면에 광고와 제품모형을 동시에 노출하면서 승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통적으로 소비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고 듣고 느끼는 공감각 형태의 광고 등장도 예사롭지 않다.
단순한 시각광고를 탈피, 정형화된 틀을 깬 새로운 형태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2호선 역사 내 비치 되어 있는 ‘나이키’ 광고가 대표적이다.
와이드 전광판을 이용, 자사 제품을 지하철 내에 상품과 이미지를 직접 전시함으로써 백화점 쇼윈도를 연상케 한다.
이는 ‘쇼케이스 광고’로 실제 상품이나 이미지 등을 직접 표출하는 광고 기법이다.
나이키는 역사 내에 제품과 이미지를 갤러리 콘셉트로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지하철 내 프로모션 광고가 속속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펩시콜라의 이색적인 광고 캠페인. 손잡이에 콜라 캔을 달아 놓은 모습.
역사 등 위치별 판매율 편차 심해 그린미디어 이재선 이사는 “지하철 광고의 경우 2002년 월드컵을 기점으로 그 동안 기존 구형 매체의 운영만으로 호황을 누려왔다”며 “타 옥외 매체에는 다변화가 이루어져 활성화 되는 반면 지하철 광고는 이에 순응하지 못하고 하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 매체만으로는 한계를 느껴 2006년부터 2호선을 시작으로 미디어랩 체제로 사업방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미디어랩 체제란 과거의 입찰제를 탈피, 매체를 대신해 광고대행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린미디어사의 경우 2호선 전체를 총괄하는 미디어랩사로 선정돼 모든 광고를 총괄, 판매 대행하고 있다.
이들 프로모션 광고의 특징은 대부분 2호선에서 진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2호선을 대상으로 일시적인 프로모션 광고를 집행, 반응을 살핀 후 광고를 점차 늘리기도 한다.
서울메트로 최영찬 과장은 “기본적으로 지하철 광고 시장은 2호선이 핵심”이라며 “새로운 광고 기법을 적용할 때 승객이 가장 많은 2호선에서 먼저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린미디어 이재선 이사에 따르면 “프로모션 광고의 경우 광고주가 각종 래핑광고를 주로 집행하여 선호하는 광고 형태”라면서 “기업 측이 좋은 역사 및 특정위치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매체 또는 위치별 판매율 편차가 심하다”며 이는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김미선 기자 lifems@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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