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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브랜드 인지도'가 유리한 출발점 ②
[커버스토리] '브랜드 인지도'가 유리한 출발점 ②
  •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 승인 2007.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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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여성 인력 활용 눈여겨 볼 만…B2C는 물론 B2C에 역점 2006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포춘 500대 기업(2004년 기준) 중 52.6%가 한국에 진출했다.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 경제 성장성 부족, 고물가 등 우리나라의 여러 불리한 상황이 외국 기업의 한국 진출을 어렵게 한다고 미디어가 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물론 포춘 500대 기업 중 아직 절반이나 되는 기업들이 아직 한국에 진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진출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 기업들이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까르푸는 중국에 집중한다는 전략 하에 한국에서 퇴장했고, 월마트는 초기 예상을 크게 빗나가 할인점 5위에 머물러 있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노키아도 국내에서는 전혀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포털업체 야후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압도적인 1위였지만 그 후 토종 포털 기업에 크게 밀렸다.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검색기업 1위인 구글은 최근 들어서야 한국 진입을 본격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글로벌 기업들이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중국, 일본 같은 인접국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전략상 모든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적은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국내 토종기업들의 반격이 예상 밖으로 강력해 경쟁에서 밀리기도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표준 전략을 구사하느라 현지화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 방영되는 글로벌 기업의 어떤 광고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콘셉트로 만들어지다 보니 문화적인 차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메시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의사결정 권한이 외국에 위치한 본사에 집중되어 있어 국내 조직이 파워가 약한 것도 큰 이유다.
주요 결정을 한국 실정에 정통하지 못한 본사가 내리기 때문에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내 마케팅 상황에 늦게 대처하게 되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 노조의 파워가 커서 외국 경영진과의 갈등이 심해 한국에서의 경영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 때문에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이 실패를 맛보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에 잘 안착하여 매출이나 순익 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 인지도이다.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이미 많이 알려진 브랜드의 경우는 글로벌 기업이 크게 실수하지 않는 한 매우 유리한 출발점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면 여러 광고, PR 등 마케팅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인식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에서 구강세척제 1위 브랜드인 리스테린이 바로 그런 경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리스테린은 그 동안 화이저에서 판매되어 오다가 올해 들어와 존슨앤존슨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한국존슨앤존슨은 리스테린을 한국에서 널리 알리기 위해 싸이월드의 타운 서비스를 선택해 지난 2월 미니 홈페이지를 공식 런칭했다.
그 후 빠른 시간 안에 방문자와 일촌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
더구나 UCC(User Created Contents) 붐을 타고 리스테린 UCC를 다양하게 만들어 여러 온라인 채널에서 업로드를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유리해지기 위해서는 상당 부분 현지화를 추구해야 한다.
현지화란 현지 소비자에 어필할 수 있도록 광고의 현지화를 비롯해 현지 법인에 권한을 많이 주는 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지나친 현지화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상실이나 조직 통제의 어려움을 유발할 수 있어 부작용이 생길 우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성격의 것이든 적절한 현지화는 불가피하다.
던킨도너츠는 본산지인 미국에서는 세력이 약해지고 있지만 국내에 들어와서는 샤니와 제휴해 비알코리아 회사를 설립, 파리크라상, 배스킨라빈스, 파스구치 등과 좋은 상권에 공동 입점하는 전략을 구사하여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있다.
또 제휴 가맹점에서 결제를 하는 경우 해피포인트를 공동으로 적립토록 하여 고객의 매장 방문 빈도수를 늘리고 있다.
고객이 자주 방문하도록 도넛보다 커피를 강화하는 전략도 성공적이다.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을 보면 뛰어난 여성 인력이 많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토종 대기업에서도 여성 인력이 크게 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특히 알파걸로 대변되는 탁월한 여성들은 업무 강도는 높지만 기업 문화, 신축적인 조직 운영, 승진 가능성, 높은 연봉을 감안하여 글로벌 기업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유한킴벌리나 로레알 등에는 능력 있는 여성 인력이 매우 많다.
글로벌 기업의 기업문화와 신축성 있는 조직운영 방식이 능력 있는 여성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B2C)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지만 우리나라 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B2B 마케팅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의 제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이미 검증되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업 기반을 다지기에 매우 유리하다.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www.emars.co.kr)
인터뷰 | 조셉 마일링거 지멘스 사장“한국 투자 늘려 R&D 허브로 육성”지멘스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유명하다. 본사의 기본 정책과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나. 일종의 ‘윈윈 전략’을 구사한다. 지멘스의 각 지역 법인들은 본사의 기본 정책과 기업 비전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 지멘스의 경우 본사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한국 실정에 맞게 현지화하며 본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춘다. 이것이야말로 ‘성공적인 현지화’라고 생각한다. 지멘스는 ‘지속적 혁신’의 일환으로 R&D 부문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한국 지멘스의 R&D 투자 현황은. 지멘스는 지난 5년간 (2002년 회계연도부터 2006년 회계연도까지) 국내 생산 시설 및 R&D 분야에 총 6143억여원을 투자했다. 한국 지멘스의 대표적인 R&D 투자로는 지멘스가 470억원을 투자해 분당에 설립한 지멘스 메디칼 R&D 센터가 있다. 그 밖에 총 640억 원이 투자되는 가천의과대학 뇌과학연구소와의 투자협력, 서강대와의 산학협력 프로그램 등이 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지멘스의 자동차 부품 사업부인 지멘스 VDO 오토모티브에 4131억원, 다산네트웍스에 1240억원, 오스람코리아에 121억원, 초음파기술㈜에 182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했다. 본사 내에서 지멘스코리아의 위상은 어떤가. 본사 내에서 한국 지멘스의 위상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 인력의 우수성은 입증된 바 있다. 일례로 ‘초음파 진단기’와 같은 R&D 분야의 경우 한국이 글로벌 R&D의 허브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지멘스의 위상이 더욱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국 지멘스는 향후 연간 200여 명을 신규 채용하며 국내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한국의 내수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개인적으로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안팎에 드는 매우 역동적인 시장이다. 소비자의 취향도 고급스럽고 빠르게 변한다. 현재 한국 정부가 외국자본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한국은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시장환경은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 살아남기 위한 지멘스의 성장 동력은 뭔가. 지멘스는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 사회를 대비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정확히 파악해서 그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는 것이 지멘스의 고성장 비결이다. 앞으로는 ‘인구 고령화 및 도시화’가 미래 도시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에너지, 환경, 교통, 의료산업 부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판단,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다. 앞으로의 주력사업과 이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지멘스는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한국 시장은 도시화와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에너지와 환경, 자동화 및 공공 인프라, 헬스케어 분야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지멘스는 이를 미래의 핵심 사업분야 및 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속적인 경영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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