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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피플] 프랑스는 EU 시장 진입 교두보
[이코노 피플] 프랑스는 EU 시장 진입 교두보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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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필립 한불상공회의소(FKCCI) 회장 “상호 이해를 중시하는 문화는 프랑스와 한국의 닮은 점입니다.
경제협력도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는 문화에서 비롯됩니다.
” 한불상공회의소(FKCCI) 이준 필립 회장은 겸손하지만 단호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무역과 관계 증진을 위해 1986년 설립된 한불 상공회의소의 최초 한국인 수장인 그는 프랑스 최초 한국인 변호사로 소르본대(파리 1대학)법대를 졸업하고 현재 프랑스 정부 무역고문을 맡고 있다.
2005년 취임 이후 프랑스통답게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셔틀(Shuttle) 비즈니스 외교’를 전개했다.
한국에 진출한 프랑스 기업과 한불합작회사, 프랑스 관련 한국기업 등 160개사의 경제협력 및 문화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 프랑스 기업의 투자 및 산업 분야는 금융, 자동차, 방위산업,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포진해 있다.
지난 한 해 프랑스 기업의 국내 고용인력은 3만5천명, 매출은 8조7천억원에 달한다.
“프랑스에서 삼성, LG 등 한국의 최첨단 전자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디자인과 감성, 정을 소중히 한다는 점에서 프랑스 소비자들은 한국 소비자와 닮았습니다.
” 프랑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그는 미국과 달리 프랑스를 비롯한 EU국의 투자 및 경제교역은 상호간의 ‘문화 이해’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문화가 경제협력에 일종의 촉매제 작용을 한다는 것. 실제로 한불수교 120주년을 맞은 지난 한해 프랑스의 주요 일간지는 물론 TV, 라디오 등 언론매체는 한국 문화 관련 기사를 약 250여건 이상 보도했다.
지난 해 6월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한 면 전체를 할애해 ‘동아시아에 부는 한류’라는 제목으로 한국 영화, 드라마 등 한류 현상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한불수교 120주년을 맞아 ‘한국 문화를 알자’는 취지로 기획한 특집이었다.
한국 시장환경의 장점을 꼽아달라는 말에 “한국 시장의 기술 수용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아시아 시장의 테스트 마켓인 한국시장에서 성공하면 아시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시장에 진출하는 유럽 기업의 마인드다”라고 밝혔다.
한국이 아시아 신흥 시장인 친디아와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회장은 ‘샌드위치론의 역발상’ 전략을 제안했다.
“유럽은 최근 친디아 열풍으로 ‘아시아 다시 보기’란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유럽인들은 아시아 속에서 한국의 지리적 이점에 주목합니다.
개별적인 한 국가가 아닌, 포괄적인 관점에서 한국, 일본, 중국을 하나로 보는 것이지요. 샌드위치는 한국 시장의 입지를 더욱 유리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현재 EU는 한중일 동북아 주요 3국과 ASEAN과 인도를 아우르는 경제구역인 ‘아시아의 푸른 바나나(Blue Banana)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푸른 바나나’지역이란 프랑스 북부, 독일의 라인, 루르를 지나 영국과 이탈리아의 동북부까지 바나나 모양으로 형성된 유럽의 경제벨트를 말한다.
최근 분배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유럽식 신자유주의가 부활하면서 향후 15~20년간 아시아가 EU의 신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관측이다.
급물살을 타고 전개되는 한국-EU간 FTA 움직임은 이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27개국, 4억8700만명의 세계 최대 시장 EU를 공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회장은 “경제 의존도가 높은 EU시장의 특성상 핵심국인 프랑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EU시장 진출은 보장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미국과 일본에 국한되던 한국의 대외경제정책을 EU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라고 역설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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