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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들여다보기] 대기업 기술·제품 ‘세계 최초’ 풍년
[경제 들여다보기] 대기업 기술·제품 ‘세계 최초’ 풍년
  • 김원기 기자
  • 승인 2007.06.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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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CO, 삼성전자 등 … 중소기업으로 확산돼야 산업 경쟁력 강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기업 홍보실에서 언론사에 팩시밀리를 통해 보내는 보도자료에서 ‘세계 최초’라는 말을 찾는 것은 ‘가뭄에 콩나 듯’ 매우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기업 규모가 커지고 글로벌화와 지식·정보화로 글로벌 기업 간 국제 경쟁이 날로 가열되면서 국내 기업이 발표하는 자료에서 ‘세계 처음’ 또는 ‘세계 최초’란 단어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말 그대로 홍보용으로 겉포장만 요란 한 것도 없지 않으나 ‘세계 최초’란 말에 걸맞은 실속 있는 산업계 성과도 적지 않다.
지난 달 말 발표된 POSCO의 ‘파이넥스’ 설비는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기술과 투자의 합작품이라고 할 만 하다.
최근 ‘세계 최초’란 수식어를 달고 세상에 선보인 기업 소식을 들여다본다.
POSCO, 세계 첫 ‘파이넥스’ 설비 준공 당연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점은 기업의 성과가 과도하게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이런 기류가 중소기업으로 점차 확산될 때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은 그 만큼 강화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난 달 30일 POSCO가 자리 잡은 포항시는 온통 부산했다.
포스코가 세계 철강기술사에 새로운 신화를 쓰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POSCO가 기존 용광로 공법에 견줘 원료 및 연료 투입 전단계의 공정을 대폭 줄인 ‘파이넥스’ 설비를 이날 경북 포항공장에서 완공하고 생산에 들어간 것이다.
설비 완공식에는 노무현 대통령,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이구택 POSCO 회장 , 국내외 철강업계 관계자 등 1천여명이 참석했다.
파이넥스 공법이란 간단하게 말해 철광석·석탄가루를 그대로 쓰는 차세대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즉, 가루 형태인 철광석과 연료인 유연탄을 따로 가공하는 단계를 줄여 환경오염 물질의 발생을 크게 줄이면서 연료효율을 더 높여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POSCO는 지난 1992년부터 이 공법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해 15년 만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구택 회장은 “세계 주요 철강사들이 대형화·통합화로 경쟁우위를 회복하고 있고, 후발 철강사들의 도전이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파이넥스 준공은 포스코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4년 8월에 착공해 2년9개월 만에 완공한 POSCO의 파이넥스 설비는 연간 150만 톤의 철강을 생산할 수 있다.
POSCO는 그 동안 연구·개발비로 5541억원, 설비투자에 1조600억원을 투입했다 POSCO는 올해 안에 광양2·3, 포항2 공장의 설비 개보수 등을 통해 내년부터 연간 3400만 톤의 조강능력을 갖춰, 현재 세계 4위에서 2위의 철강회사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일관제철소의 비전을 추구하는 현대제철은 화력발전소에서 힌트를 얻어 세계 최초의 돔 형태의 제철원료 야적장을 구상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모비MCP’ 삼성전자는 지난 달 30일 휴대전화용 다중칩(MCP·Multi Chip Package)에 고용량의 메모리카드를 합친 복합칩인 ‘모비(movi)MCP’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요 휴대전화 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모비MCP는 일간지 25년치나 MP3 음악파일 1천곡을 저장할 수 있는 4기가바이트의 메모리카드에 2기가바이트 낸드플래시와 1기가바이트 모바일 D램을 합쳐서 총 35기가바이트 제품으로 만들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고화질 디지털 카메라와 동영상 서비스 등 성능은 다양해지되 휴대전화 겉모습은 날씬해지는 제3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제품을 개발했다고 지난달 17일 밝혔다.
삼성SDI의 초박형 AMOLED는 두께가 명함 한 장 정도인 0.52mm로 광원인 ‘백라이트 유닛’이 필요 없어 기존에 테스트용으로 만든 AMOLED보다 2분의 1 정도 얇다.
화면 크기는 2.2인치이다.
현재 양산 중인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모듈(1.7mm)보다는 3분의 1 이상 얇아진 것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모비MCP’(위)와 LG필립스LCD의 ‘ AMOLED’(아래).
LG필립스LCD도 지난 달 17일 세계 처음으로 비정질 실리콘(a-Si) 기술을 이용한 ‘풀 컬러 플렉서블 AMOLED’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AMOLED는 두루마리 모양으로 말거나 종이와 같이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다.
기판이 얇고, 가벼워 쉽사리 깨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은 4인치 크기의 화면에 1677만 가지 색상을 표현할 수 있으며, 전체 두께가 머리카락 한 올만 한 150μm(0.15mm)로 얇다.
또 스테인리스강 재질의 금속박을 사용해 내구성을 강하게 하고 방열 특성을 향상시켜 공정 제품의 안정성을 높였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이 제품은 풀 컬러의 고해상도를 실현하면서 내구성을 향상시킨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세계 최초로 a-Si 기술을 적용해 기존의 TFT-LCD 생산라인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1~2년간 일부 업체들이 논문을 통해 컬러 플렉서블 AMOLED의 실현 가능성을 밝혔지만 공식으로 제품 샘플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달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생활가전 전시회인 ‘키친 앤드 베스 쇼(KBIS)’에서 세계 처음으로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고화질(HD)TV 냉장고’를 선보여 주목됐다.
이 제품에는 고성능 디지털TV 수신 튜너가 내장돼 있고, 15인치짜리 액정표시장치(LCD)가 달려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식사를 하는 중에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를 보는 미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하이텍은 액정표시장치 모듈의 핵심 부품인 ‘130나노급 LDI’에 사용되는 반도체용 프로그램 데이터베이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회사는 이번 라이브러리 개발로 향후 반도체설계 전문회사들이 LDI 제품 설계에 소요되는 기간 가운데 3~6개월 정도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하이텍 등도 ‘최초’ 대열 가세 현대중공업은 지난 달 중순 LPG선의 화물창을 땅에서 완성한 뒤 대형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선체에 옮겨 싣는 화물창 총조탑재 방식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는 울산공장 육상건조 야드에서 노르웨이 베르게센의 8만2천㎥급 LPG선의 화물창 4개 중 첫 한 개를 골리앗 크레인으로 들어 선체에 싣는 신공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상자모양의 LPG 화물창은 길이 39.9m, 폭 34.4m, 높이 18.4m로 무게가 무려 1450톤에 달한다.
이번 탑재는 화물창과 선체 내벽 사이의 양 끝 간격이 불과 7.2㎝에 불과한 초정밀 작업이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원기 기자 hikwk@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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