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편리함이라는 측면에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아졌고, 지금도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도시의 번잡함과 틀에 박힌 아파트라는 주거문화에 싫증이 난 사람들을 중심으로 최근 타운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타운하우스란 공동정원에 연속된 저층으로 건축된 주택으로 본래는 영국 귀족들이 사는 교외주택에 대한 도시 내 주택을 뜻하였으나, 제2차 세계대전 후 북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주택지의 개발, 설계 방법의 기술 개발과 목조·패널(틀)벽공법의 개량, 개발이 합쳐져 새로운 형식의 교외주택으로 정착되었다.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의 장점을 겸한 것으로 1~2층의 단독주택이 10~100세대씩 모여 정원과 담을 공유하는 단독주택의 다른 형태로 볼 수 있다.
단독주택의 장점인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아파트의 편리함의 하나인 방범, 방재 등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 주거 형태다.
이러한 타운하우스가 국내에 도입되면서 정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공유하는 4층 이내의 고급빌라나 단독주택단지, 골프빌리지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국내 타운하우스의 효시로 불리는 서울 구로구 항동 그린빌라의 경우, 주민 공동소유의 골프연습장과 농장이 있고 단지 내부에는 수영장, 테니스장 등이 들어서 총 2만평 규모에 달한다.
부천시와의 경계에 위치해 시계경관지구로 묶여 있지만 이 덕분에 자연환경은 최상급이라는 평이다.
33, 50, 65평형 35개동 137세대 규모가 들어선 이곳은 외부에서는 2층 주택으로 보이지만 내부는 4층 복층형으로 설계됐다.
특히 대지면적이 넓어 대지지분이 100~198평으로 큰 것이 특징이다.
분당시가지에 인접한 이매동 조이빌리지는 70평형 15세대. 배후에 산을 두고 단지 옆으로는 밭이 펼쳐진 전원 속의 타운하우스다.
그린빌라가 도시형 타운하우스라면 조이빌리지는 전원주택형인 셈. 원목으로 마감한 실내와 시스템 주방, 욕실 등의 인테리어가 여느 고급 아파트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드라마 촬영지로 쓰인 분당 하나빌라는 그린빌라나 조이빌리지와는 조금 다르다.
잔디 정원이 없는 대신 지하주차장에서 조명이 올라오는 공동 휴식공간이 공동마당에 마련돼 있다.
관리인이 사시사철 화단과 단지를 가꿔 분당 빌라촌 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이렇게 소수의 사람들에게 인기를 모으던 타운하우스가 최근 전국적인 인기몰이에 나설 조짐이다.
타운하우스가 고급 웰빙형 주거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운하우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공급도 활발해졌다.
대형건설사도 타운하우스 공급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공급되는 지역도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유망택지지구 내 또는 그 인근에 공급되는 것도 인기 비결이다.
또한 부동산대책의 중심에 서 있는 아파트와는 달리 규제도 약하다.
9월부터 시행되는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출 규제도 없다.
그 만큼 청약이나 매매가 비교적 용이하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용인에서만 총 9개 단지에 500여 세대의 타운하우스가 공급됐거나 분양 예정이다.
평형대도 모두 50평형 이상이고, 분양가도 평당 1800만원을 웃돌기 때문에 타운하우스 한 채를 분양받으려면 1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SK건설의 동백 아펠바움 55평형이 11~12억원 선이고 한일건설이 공급하는 루아르밸리 110평형의 경우엔 22억원을 웃돈다.
독특한 설계로 눈길 끌기도 같은 타운하우스지만 형태는 조금씩 다르다.
동원건설이 동백지구에 분양하는 타운하우스는 1층은 공동주차장이고 2ㆍ3층을 각기 한 가구가 쓴다.
아파트에 익숙한 수요자들이 비교적 적응하기 쉬운 구조다.
동광건설이 죽전지구에 분양할 타운하우스는 3층짜리 단독주택을 병렬로 이어놓은 구조다.
유럽이나 미국식 전통 타운하우스에 가깝다.
이들은 최고급 마감재뿐 아니라 독특한 설계로 수요자를 사로잡고 있다.
편의시설 및 서비스도 최상급이다.
루아르배릴의 경우 입주민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1억원대의 고급 외제승용차 2대를 배치했다.
주민들은 6성급 호텔인 서울 W호텔을 회원자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타운하우스의 최고급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투자성도 과거 빌라에 비해 많이 개선되고 있다.
판교의 르씨트빌모트의 경우 평당 분양가는 1700만원 선이었는데, 현재 시세는 최고 2200만원 선으로 평당 500만원 정도 올랐다.
이렇게 타운하우스가 최근 거세게 인기몰이에 나서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주류는 단연 아파트다.
따라서 환금성 면에선 당분간 아파트가 여전히 우월적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양선 부동산분양신문 편집인 RINFO@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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