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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포트/IDEO]고객의 삶 현미경으로 관찰하라
[글로벌리포트/IDEO]고객의 삶 현미경으로 관찰하라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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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기업 ‘IDEO’ … 실험정신과 호기심이 최대 강점 1978년 미국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의 초라한 2층 방. 카네기멜론 대학을 졸업한 데이비드 켈리라는 청년은 다니던 보잉사를 박차고 나와 조그만 디자인 회사를 차렸다.
‘개인의 창의성을 무시한 채 하루 10시간씩 일하는 조직에서 평생 일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그로부터 2년 뒤 대학을 중퇴한 한 젊은이가 찾아와 PC하드웨어와 마우스 디자인을 의뢰했다.
바로 애플컴퓨터의 스티브잡스였다.
이후 데이비드 켈리는 스티브잡스와 손잡고 맥킨토시를 비롯한 애플의 주요 작품을 디자인했다.
<뉴욕타임스>가 “미국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보도한 아이디오(IDEO)는 이렇게 탄생했다.
이후 P&G,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프라다, AT&T, Palm사, HP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의 파트너로 성장한 IDEO는 ‘IDEO way’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버드, MIT, 스탠퍼드 대학 등 최고의 명문대학에서도 앞 다퉈 IDEO의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IDEO의 모든 디자이너들은 ‘이노베이터’로 불린다.
그들은 “혁신은 특별한 공간이 아닌 일터에서 일어난다”며 “혁신은 상품이 아닌 고객의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경영학의 구루 톰 피터스가 “IDEO는 내가 유일하게 일하고 싶은 회사”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지과학, 인류학, 언어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 구성은 IDEO의 비밀무기”라고 톰 피터스는 소개했다.
‘IDEO식 혁신 프로세스’는 ‘관찰-브레인스토밍-표준안 제작-재정의-실행’의 5단계를 거친다.
우선 그들은 고객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면밀히 ‘관찰’한다.
데이비드 켈리는 “우리는 교과서에서 배운 일반론을 고객의 개별 사안에 맞추지 않고 고객의 문제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이해한다”며 “이것이 IDEO가 맥킨지보다 뛰어난 컨설팅을 제공하는 이유”라 자신 있게 말한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브레인스토밍 과정은 IDEO가 최적화된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원동력이 됐다.
‘커다란 회의실 사방을 가득 메운 포스트잇’은 IDEO식 브레인스토밍을 압축한 표현이다.
단 몇 가지 지켜야할 법칙이 있다.
‘판단은 유보하라’ ‘or 대신 and를 써라’ ‘30-25인치 포스트잇에 생각나는 대로 적어라’ ‘한 번에 한 가지만 생각하라’ IDEO의 디자이너들은 “브레인스토밍은 과학이자 예술”이라 부른다.
IDEO에서 통용되는 언어는 영어가 아닌 ‘표준화된 그림’이다.
그들의 손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아이디어를 메모지에 끊임없이 형상화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켈리는 이를 두고 ‘마인드 맵’이라 불렀다.
지난해 <비즈니스위크>는 IDEO식 표준화 작업을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돕는 방법론’이라 부르며 켈리의 메모지를 지면에 실었다.
“디자이너란 리스크를 끌어안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IDEO의 철학은 마지막 ‘재정의’ 단계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매년 90여개의 신제품을 쏟아내고 지금까지 3천여개 이상의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었던 실천 동인을 묻는 ABC기자의 질문에 데이비드 켈리는 이렇게 말했다.
“IDEO의 혁신은 기술과 인간 가치, 비즈니스간의 완벽한 균형을 추구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 사고’다.
”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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