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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총성 없는 ‘희소금속’ 확보 전쟁
[비즈니스]총성 없는 ‘희소금속’ 확보 전쟁
  • 김대섭 기자
  • 승인 2007.07.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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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테크 자원으로 가치 급증 … 각 국가들 자원 확보 위해 총력 첨단 하이테크(High Tech)산업에 폭넓게 사용되는 산업원료 광물인 희소금속 자원에 대한 확보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희소금속 자원에 대한 가격 급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 속에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자원 확보 대책 마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희소금속((Rare Metal)은 지구상에서 천연 상태의 매장량이 매우 소량이지만 경제성이 있는 광석으로 크롬·망간·코발트·텅스텐·몰리브덴·바나듐 등 31종의 금속을 총칭한다.
사용분야는 전자정보산업(하이브리드 자동차·소형 모터)과 광(光)산업(디스플레이·발광다이오드), 환경산업(자동차촉매) 등으로 현재 국내 3천여개의 중소기업에서 희소금속이 사용되고 있다.
IT 관련 제품 수출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에 연동해 자원 수입량도 늘어나 지난해 희소금속 연간 수입량은 약 190만톤(5354백만불)에 달했다.
급등하는 희소금속 가격 전 세계 희소금속 시장은 주요 비철금속(Base Metal)인 동, 아연, 알루미늄 등과 비교해 시장 규모가 소규모이기 때문에 부존 조건과 채굴 경비에 큰 영향을 받는다.
대한광업진흥공사에 따르면, 전 세계 희소금속 자원은 한 국가에 매장량이 30~90% 집중돼 있다.
또 중국의 텅스텐(83.2%)과 안티몬(81.5%), 브라질의 니오븀(87.2%), 남아공의 백금족(72.2%) 등 한 국가가 세계 총 생산의 7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희소금속 생산국의 자원정책이 전 세계 수요 및 가격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희소금속은 특정 국가의 약 20여개 업체에서 세계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수 국가와 기업이 생산을 지배하는 것은 가격 폭등을 초래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희소금속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은 10% 이상대의 높은 경제성장률 등으로 희소금속의 국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선진국에 수출하던 희소금속의 상당량을 내수용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자국 내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수출억제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주요 내용은 ▲철강산업 및 비철금속산업의 통제와 수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제도 인하·철폐 ▲합금철·반제품 수출 최저가격제 도입 ▲수출관세 추가 인상 등으로 앞에서 언급한 가격 폭등 위험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ECONOMY21 표
중국의 경제정책은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세계 희소금속 시장 상황과 맞물려 희소금속 가격을 급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주요 생산국들이 희소금속을 국유화하는 등 자원 민족주의가 거세지고 있는 점도 가격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 5년간 액정화면이나 터치 패널의 전극막에 사용되는 인듐은 8.5배, 스테인리스 및 특수강제의 첨가제로 사용되는 몰리브덴은 6배로 가격이 폭등했다.
안정적 공급망 확보 필요 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던 저가격대의 희소금속 자원 시장은 2002년 1월을 기점으로 공급자 중심의 고가격대 시장으로 고착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수입의존도가 큰 국가들은 가격 변동에 대한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대한광업진흥공사를 통해 주요 희소금속에 대한 전략적 비축사업을 올해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주요 광물의 국내 소요량의 2개월분인 약 7만6천톤에 대해 올해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연차적으로 추진되며 구입액만 약 17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우선 올해에는 약 9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4~5개 광종에 대한 비축을 11월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크롬, 몰리브덴, 안티모니, 텅스텐, 니오븀, 티타늄, 셀레늄 및 희토류 등 8개 광종 15개 품목이다.
대한광업진흥공사 관계자는 “생산·수출 편중도, 시장의 불안정성, 첨단산업 원자재, 국내 생산능력, 저장성 및 군수물자 등을 고려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최종 8개 광종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외자원 개발과 연계해 희소금속 자원의 자주적 공급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일본도 희소금속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국가 비축 대상 품목을 7개에서 대폭 확대하고 비축량도 늘릴 계획이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7개 금속에 대해서는 2개월분 사용량을 비축하고 중국 이외의 수입처를 개척하는 등 안정적 자원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향후 희소금속 매장량은 결국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희소금속을 조금이나마 더 비축하기 위한 국가 간의 총성 없는 자원 확보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 질 분위기다.
김대섭 기자 joas1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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