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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고삐 풀린 증시, 비상이냐 낙마냐
[커버스토리]고삐 풀린 증시, 비상이냐 낙마냐
  • 황철 기자
  • 승인 2007.07.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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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유동성, 넘치는 투자 욕구 ‘버팀목’ … 美 모기지 부담, 금리 상승 ‘잠재 변수’ 국내 증시의 끝 모를 비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본격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지난 13일 사상 최고치인 1962.93으로 마감했다.
올 들어서만 35% 이상 상승하며, 단숨에 지수 2천 시대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이다.
단기 이상 급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고삐를 잡으려는 정부, 외국인의 실력행사에 보란듯이 코웃음을 친다.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은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했고, 외국인의 매도 공세도 기관 투자가들의 대량 매수로 빛을 잃었다.
웬만한 변수로는 끄떡 없을 만큼 국내 증시의 자생력이 강해졌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코스피 지수의 거침없는 상승을 떠받치고 있는 버팀목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주식 시장을 이끌어가는 원천인 쩐(錢)의 힘이 견고한 차단막을 형성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거품론을 불식할 만한 풍부한 유동성과 투자자들의 왕성한 욕구가 ‘코스피 질주’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유동성은 매달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현재 광의 유동성 잔액은 1913조5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25조4천억원(1.3%)이나 늘었다.
증가 속도 또한 전달(12조 8천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빨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묶여 있던 자금들이 시중에 대거 풀리고, 내수 경기 회복으로 소비가 확산된 탓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수출 호조도 유동성 증가에 일조했다.
이 돈들은 강력한 투자 욕구와 맞물려 증권 시장으로 흘러들기 시작했다.
현 증시를 ‘유동성 장세’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지호 한화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국내 유동성을 중심으로 한 수급구조 호조세가 주식시장을 지지해주는 주요한 원동력”이라며 “저금리 상태를 염두할 때, 금융자산의 주식시장 유입은 일시적 유행이라 보기 힘들다”고 밝혔다.
외부적 상황도 우호적이다.
우선 이머징 마켓의 장기 성장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의 추세적 강세를 점치게 한다.
특히 북핵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증시를 압박하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도 사라지게 됐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BRICs의 등장으로 세계 경제는 새로운 동력을 찾았고, 이들의 고성장으로 한국경제는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며 “제대로 된 재평가가 이뤄질 경우, 2010년까지 주가수익률 25배 수준인 3500p까지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리스크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장기 금리 상승, 중국 경제의 버블 붕괴 등 잠재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단기투기 성향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채권 대비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장기 금리 상승으로 주식 투자메리트가 반감할 수 있다”며 “신용융자와 미수금이 고객예탁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단기투자 성향) 역시 97년초 이후 가장 높은 40%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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