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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온라인 강좌로 교육격차 해결할 터
[인터뷰]온라인 강좌로 교육격차 해결할 터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7.08.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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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과 공교육은 함께 가야 합니다.
” 초중고 온라인 교육사이트를 운영 중인 ㈜푸른일삼일팔의 안성용 대표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최근 교육시장에서는 ‘광풍’이라 표현될 정도로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함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공교육을 살리자는 사회 각층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사교육의 중요성을 말하는 안대표의 주장은 역설적이다.
더군다나 사교육 광풍의 진원지에서 들려온 목소리라 호감보다는 의혹의 시선이 앞선다.
‘사교육의 합리화를 위한 우아한 상술이 아닐까’라는 삐딱한 시선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꿋꿋하다.
열 마디 말보다 행동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입증해 보이겠다는 심산인 듯, 묵묵히 신중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일주일에 4일 이상을 지방출장 등으로 보낸다는 행동파 안성용 대표를 서울 신길동 본사에서 만났다.
교육 평등을 꿈꾸는 로맨티스트 서울대 82학번인 안대표는 1993년에서야 비로소 졸업 학사모를 썼다.
대학 2학년이던 83년 학생운동으로 투옥되었고 그 탓에 학업이 한참이나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학생운동의 전력 때문에 취직이 쉽지 않았던 당시 그가 택한 길은 학원강사. 과거 함께 학생운동을 했던 지인들이 모여 생계비 마련과 함께 의미 있는 교육사업을 하자고 뜻을 모았던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한국 최초의 ‘과학 실험학원(현재의 와이즈만)’이었다.
과학 실험학원으로 사교육시장에 첫 발은 내딛은 안 대표는 95년부터는 학원가의 스타강사로 자리매김하며 승승장구했다.
어려운 수학 교과에 대한 막막함과 두려움을 단칼에 불식시켜 준다하여 당시 학생들은 그를 ‘단칼’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그러나 그의 마음 한 편은 늘 헛헛했다.
최고의 명강사로 벌어들이는 수입 또한 적지 않았음에도 ‘사교육 확산에 일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마음의 짐을 항상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보상이랄까. 그는 마음이 맞는 동료 12명과 함께 <보이는 수학>이라는 고등학생용 수학교재를 출간했다.
겉보기에는 여느 수학교재와 다를 바 없었지만 책 내부에 들어 있는 해설 CD와 해당 도서관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들을 수 있는 무료 해설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돈이 없으면 공부조차 하기 어려워진 세상’에 대한 해결책을 인터넷이라는 최첨단 문명의 이기에서 찾으려 했던 안 대표의 첫 번째 시도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푸른일삼일팔의 대표이사로 영입 제안을 받았을 당시, 안성용 대표는 인터넷 교육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었다.
“인터넷 교육사이트, 그것도 국내 인터넷 교육산업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일삼일팔이었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안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사교육의 친(親) 공교육화’ 주장 “인터넷을 활용,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그의 꿈은 ㈜푸른일삼일팔의 대표로 취임하면서 보다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안대표가 주목한 것은 ‘언제, 어디서, 누구나’ 활용 가능한 인터넷의 장점이었다.
특히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인터넷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교육이야말로 지역별 격차, 계층별 소득격차 등을 뛰어넘을 수 있는 최상의 해결책이라 생각했다.
교육에서만큼은 지역과 소득의 차이를 떠나 누구나 평등한 기회를 받아야 혹은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안성용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올해 회사의 경영전략인 ‘사교육의 친(親) 공교육화’는 이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이 청사진의 주된 골자는 사교육과 공교육의 상호협력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일반화된 공교육의 수준을 뛰어넘는 고품질의 교육서비스를 최저 소득층의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 바로 이것이 그가 그린 청사진의 핵심이다.
“현재의 학교 교육시스템만으로는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학습요구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의 학교 현장에서는 수준별 학습 혹은 수요자 개인의 역량에 맞는 맞춤형 학습이 불가능합니다.
” 안 대표는 학교교육(공교육)과 기업교육(사교육)이 공존한다면 이같은 부분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호경쟁을 통해 교육의 질을 한층 높이고, 공교육이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별 학습 및 맞춤형 학습 등은 사교육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에 대한 실천사례로 현재 회사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추진 중인 학습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자녀 교육문제로 인한 지역주민들의 타지 이주율이 높았던 강원도 횡성군은 ㈜푸른일삼일팔과 손을 잡고 ‘횡성군내 교육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리고 지난 4월부터 군내 중고교생들에게 강남지역 유명강사들의 강의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평일에는 인터넷으로 희망하는 교과 및 강사의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고, 매주 토요일에는 횡성으로 직접 방문한 강사들에게 오프라인 상에서 학습지도를 받는 방식이다.
모든 비용은 횡성군과 ㈜푸른일삼일팔이 공동 부담한다.
따라서 실 수혜자인 학생들의 금전적 부담은 최소화될 수 있었다.
횡성군을 통해 가시화된 안 대표의 꿈은 교육소외지역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이에 따라 현재는 약 20개 지방자치단체와 학습프로그램 진행을 협의 중에 있다.
‘잿밥’이 아닌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온라인 교육의 도입 초기엔 많은 사람들이 안대표처럼 ‘교육평등’을 기대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사교육비 부담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학부모들은 두 손 들어 환영했다.
그러나 일부 인기 온라인강좌의 경우 일반학원 수강비와 맞먹을 정도로 높은 가격에 공급되어 세간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의 대답은 단호했다.
“제대로 된 교육기업이라면 ‘교육’ 그 자체에 책임감을 느끼고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자극하여 얻게 되는 ‘잿밥(금전적 이익)’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교육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죠.” 안 대표는 “중고생 대상의 일부업체들이 막대한 초과이윤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녀교육에 있어 유난히 높은 열정을 보이는 한국 학부모들의 심리를 이용해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며 현 교육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 교육의 가장 큰 매력은 서울 강남 인기강사의 강의를 섬마을 분교까지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점”이라며 “이들 최고 강사들의 강의를 오프라인 학원비의 1/10, 1/20로 공급해 지역별 교육격차와 계층별 교육기회 차별을 해소하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야심찬 포부가 실현되기를 기대하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해 본다.
‘사교육 광풍’의 체증을 시원스럽게 날려 버렸으면…. 김미선 기자 lifems@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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