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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가이드]잘나가던 주가, 급등락 이유 뭔가
[주식투자 가이드]잘나가던 주가, 급등락 이유 뭔가
  •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
  • 승인 2007.08.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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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프로그램 매물 출회 … 신용융자 청산 ‘위험’ 하루 동안 주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8월2일 오전, 코스피는 34pt까지 올랐다가 오후에는 45pt 넘게 내리는 등 변동이 심했는데, 이날 하루에만 지수 변동폭이 80.19pt, 변동률은 4.4%에 달했다.
결국, 코스피가가 3.38pt (0.17%) 내린 1853.07pt로 장을 마감했지만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불과 며칠 전 지수가 장중 100pt 가까이 하락한 것을 두 번이나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가가 큰 폭으로 흔들렸던 요인은 세가지 정도로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이번 사태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전염이다.
지난 2일 대만 생명보험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한 베어스턴스 펀드의 부실로 상반기 약 1300만달러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며 장중 7% 넘게 하락했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대만 증시뿐 아니라 홍콩, 일본, 우리나라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가 일시에 동반 하락하는 그림을 그렸다.
둘째는 외국인 매도에 뒤 이은 프로그램 매물의 출회이다.
지난 2일 외국인들은 거래소에서 4657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번 미 모기지 부실 악재가 터진 지난 27일 이후 닷새 동안에만 총 2조5275억원을 순매도했다.
여기에 오후에는 선물시장의 급락으로 인해 시장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가 악화됐고,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물이 한꺼번에 1500억원 가량 쏟아지며 지수의 저점을 만들어줬다.
셋째는 투자심리의 불안과 신용융자잔고 청산에 대한 잠재 위험이다.
지난 2일 장중 일부 증권사가 지난 3일부터 신규고객에 한해 신용융자잔고의 만기일을 현행 90일에서 30일로 축소할 예정임을 밝혔다.
그런데 이 때 일시적으로 증권주들이 하락폭을 키우기도 했다.
지난 5월~6월 신용융자잔고와 미수금이 3조5천억원 가까이 급증한 것을 감안할 때, 주가의 추가 하락폭이 커질 경우 매물화될 위험이 잠복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지적한 세가지 요인이 지수의 장중 하락폭을 확대시키기도 했지만 장 막판에는 투신의 대기 매수세에 힘입어 약보합권까지 지수를 복구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장은 완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격 조정도 이즈음에서 마무리됐다고 속단하기 어렵고, 이후 기간 조정도 동반될 수 있는 상황이다.
외부 변수의 돌출로 인해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했던 사례를 꼽자면, 2004년 4월 차이나 쇼크와 2006년 5월 버냉키 쇼크를 들 수 있다.
그 당시 가격 조정은 차이나 쇼크 때 15일, 버냉키 쇼크 때에는 21일 내에 이뤄졌고, 이 후 기간 조정은 두 달 가량 진행되었다.
외국인 매도의 경우 악재 발발 이후 11일 동안 각각 2조6천억원(차이나 쇼크 당시), 3조2천억원(버냉키 쇼크 당시) 출회됐다.
조정 후 시장의 추가 하락 여부는 펀더멘탈 훼손 정도에 따라 달라졌는데, 2004년 차이나 쇼크 때 경기 및 기업실적 악화로까지 이어져 시장이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반면, 버냉키 쇼크 때에는 유동성의 일시 위축에 그쳤을 뿐 펀더멘탈 악화로 비화되지 않음에 따라 기존 추세로 복귀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번에 세계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펀더멘탈과 유동성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아직 불확실한 변수이다.
돌발 악재의 출현으로 주가가 하락할 때에는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의 불확실성 제거가 필수적인데,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얼마나 경기, 기업실적,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 실체를 드러낼 때까지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격 조정의 폭과 기간 조정의 시간까지 지난 2004년과 2006년을 그대로 따르란 법은 없다.
2007년 4월~7월 지속된 주가 상승 기간에 제대로 된 조정이 없었다는 점과 근래 들어 더욱 주가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진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외부 변수의 출현은 어쩌면 과열 부담을 해소시키는 약이 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 모기지 부실이 세계 경기 및 유동성 환경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는 데 그쳐야 할 것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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