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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속가능한 경영의 힘은 유한정신
[인터뷰]지속가능한 경영의 힘은 유한정신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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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상의 좋은 수치가 곧 그 기업의 ‘성공’으로 받아들여지던 경영 풍토 속에 오로지 ‘사회책임 경영’만을 우직하게 고집해온 한 기업이 있다.
피앤지(P&G), 삼성, LG 등 내로라하는 거대기업들이 꿰차고 앉은 건강위생용품 시장에서 2007년 현재 50%를 웃도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유한킴벌리가 바로 그 기업이다.
혁신과 도전으로 상징되는 ‘유한킴벌리식 경영모델’의 한 가운데에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의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다.
‘인재경영’ ‘윤리 및 환경경영’ ‘창조 경영’ 등 요즘 들어 회자되는 경영계의 화두를 문 대표는 십수년 전부터 외쳐왔다.
그 당시 문 대표의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경영철학은 오늘날 유한킴벌리를 만든 원동력이 됐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올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의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선정된 문 대표를 지난 25일 잠원동 팔레스 호텔에서 만났다.
간밤에 중국 출장에서 돌아왔다는 문 대표의 얼굴은 잠을 못잔 탓인지 까칠했다.
인터뷰 바로 직전까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의 조찬모임에서 강연을 한 그는, 물을 한 모금을 들이킨 뒤 침착하고 단호한 어조로 ‘문국현식 경영해법’을 풀어놓았다.
사내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CEO 1974년 故유일한 박사의 ‘정도 경영’ 철학에 반해 입사를 결심한 문국현 대표는 그로부터 정확히 21년 뒤인 지난 95년 유한킴벌리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취임 당시 매출 2천억원, 순이익 50억원에 불과하던 유한킴벌리는 불과 10년만에 매출 1조원, 순이익은 1천억원에 육박하는 우량기업으로 변모했다.
“지난 95년 당시만 해도 유한킴벌리의 경우 기저귀 부문에서 45.1%, 피앤지는 35%의 시장점유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 4월 기준으로 유한킴벌리 점유율은 73%인 반면, 피앤지는 4%에 불과합니다.
결국 피앤지는 한국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 매출액이 800억 달러에 달하는 ‘골리앗’ 피앤지가 유일하게 실패한 시장이 바로 한국시장이다.
유한킴벌리는 현재 건강위생용품 전 부문의 시장점유율 및 고객만족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작지만 위대한 기업’ 유한킴벌리는 이제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4년 연속 ‘한국능률협회 대상’ ‘가장 존경받는 기업(한국IBM BCS/동아일보)’으로 뽑힌 데 이어, 지난 2003년에는 아시안월스리트저널이 선정한 ‘아시아 최고 직장’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불과 4년전만 해도 국내 시장에 국한되던 유한킴벌리가 올해 국내 매출 1조원에 이어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 6~7조원의 매출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이는 평생학습, 노사상생, 윤리경영 등 유한의 경영철학을 올곧게 지킨 덕분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글로벌 기업의 조건이라 확신합니다.
” 유한킴벌리의 화려한 성적표 뒤에는 문 대표의 끈질긴 집념과 원칙이 주요 동인으로 작용했다.
사회운동가로 알려진 문대표는 실은 사내민주화 운동이나 경영혁신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
“판공비나 골프 접대, 납품업체들의 하도급 비리 등 부당한 관행을 근절하자고 외쳐서 회사에선 ‘눈엣가시’같은 존재였어요. 쉽게 살 수도 있었지만, 늘 변화를 꿈꾸고 도전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어려움 속에서도 그를 지탱한 경영 원칙은 과연 무엇일까. “신뢰와 윤리를 중시하는 유한 정신입니다.
유한정신이란 한 손에는 정직과 성실이라는 윤리의식을, 다른 한 손에는 전문성과 가치를 창조하는 혁신 정신을 지니고 있음을 뜻합니다.
변화하는 지식사회에는 재래식 경영 패러다임으론 성공할 수 없습니다.
” 그는 이런 원칙과 소신을 ‘리더십’이라 불렀다.
지난 3월 본지(341호)의 ‘컬러로 본 대한민국 리더십’에 따르면 문 회장의 리더십은 강력한 추진력과 비전을 바탕으로 변혁을 주도하는 ‘변혁적 파워 리더십’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기업가로는 유일하게 7가지 리더십 강점을 골고루 갖춘 리더로 나타났다.
그의 다양한 리더십 컬러는 전문 경영인으로서, 학자로서, 사회운동가로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넘나든 지난 30여년 세월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3년간 1년에 15~16시간씩 일만 하면서 줄달음쳐왔습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 문 대표는 일꾼 임에 분명했다.
1년에 120여일 외국에 머물러 지난 2003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유한킴벌리의 투자자인 킴벌리클라크 동북아시아 총괄사장으로 부임한 문 대표는 1년에 120여일은 외국에 머문다고 했다.
국내 시장의 성공으로 자기만족이나 합리화에 함몰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하기 위해서다.
지난 7개월간의 일정표를 살펴봤다.
올 초,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을 시작으로 사막화 및 황사방지를 위한 중국 방문(2월), ‘드러커소사이어티 심포지움’(6월), UN경제사회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가 주최하는 기후변화워크샵(7월), ‘피스 앤 그린보트’(7월), ‘UN글로벌 컴팩트 정상회의’(7월) 등 주요 해외 일정만 20여개에 달했다.
문 대표는 빠듯한 해외일정에도 절대 놓칠 수 없는 것이 국내경제 현안이라 말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글로벌 스탠다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선진국의 절반도 안 됩니다.
창조적 지식근로자인 프로세스 엔지니어가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려면 직장을 ‘지식무덤’이 아닌, ‘지식창조’, ‘평생학습’의 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인재를 키운다면,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독일의 중소기업처럼 강소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 그는 300만 중소기업들이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해법은 1명의 천재가 아닌, 다수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 일본과 상생협력 모색해야” 재계에 불고 있는 ‘샌드위치론’이나 ‘위기론’에 대한 그의 견해는 무엇일까. “중국, 일본과도 경쟁자의 구도에서 벗어나 상생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러시아와 미국의 무한한 자원, 한국의 경제개발, 북한의 최저임금 노동력 등을 활용한 ‘동해안 경제협력벨트’처럼 신성장 전략을 끊임없이 모색해야합니다.
” 그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매출 하락이나 노사분규에 연연해 하지 말고,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해야 합니다.
필요하면 외국인직접투자도 유치해야지요.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러시아는 올해 1400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고 하더군요. 이를 위해선 UN글로벌 컴팩트 가입이나 ISO(국제표준화기구) 준수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입니다.
이는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됩니다.
” 문 대표는 세계적으로 4천여 글로벌 기업이 가입한 UN글로벌 컴팩트에 한국기업은 단 20~30여개만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목이 타는지 물 한 모금을 들이킨 후 말을 이었다.
“진정한 리더란 자신의 머리로 다른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자신이 속한 그룹의 구성원들의 꿈과 비전을 찾아주는 전문성과 윤리적인 투명성을 지녀야합니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자신을 버리고 희생해야 합니다.
”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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