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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조선역사와의 ‘끊임없는 대화’
[북 리뷰]조선역사와의 ‘끊임없는 대화’
  • 한상오기자
  • 승인 2007.08.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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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에 기초한 탄탄한 구성과 시사만화가의 탁월한 해석이 빚은 명작 역사란 무엇일까. 해묵은 이야기 같지만 여러 사람들이 또는 역사학자들이 이 문제를 놓고 여러 낮 여러 밤을 고뇌하였다.
역사학자 이에치 카아(E.H.Carr)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고, 콜링우드(Colling,R.G)는 “역사는 죽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 속에 살아 있는 과거”라고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나간 역사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학창시절 배운 역사지식을 빼고는 대부분 사람들이 ‘오십 보, 백 보’의 수준이 아닐까. 특별히 역사에 관심이 많거나 관련된 직업을 택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지나온 과거, 즉 역사에 대해 우리가 아는 상식 중에는 상당부분은 야사에 기대거나, TV 드라마나 급조된 역사책이 만들어낸 허상들이다.
‘승자의 역사’라는 말처럼 정사(正史)도 그 진실에 대해 상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 제작 7년 만에 반환점을 돌았다.
총 20권의 시리즈로 기획 진행 중이던 것이 그 반환점을 도는 <10권 선조실록>이 출간된 것. 이것은 시사만화가인 박시백 화백이 철저히 <실록>에 기록된 정사를 바탕으로 만화를 그리겠다는 결심으로 작업을 시작한 지 7년만이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왕조실록>을 원전으로 하여 정사를 복원한 대하역사만화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총 1893권 888책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역사 기록으로 국보 151호이자,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기록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은 정치뿐 아 니라 사회, 문화, 경제, 군사, 외교, 풍습 등 다방면의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있어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 화백은 이런 <조선왕조실록>을 역사적 사실에 정확히 접근하기 위해 통상 제작기간의 2배 정도의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고증하여 조선시대를 생생하게 복원했다.
<국역 조선왕조실록>을 기본으로 각 권마다 20여권의 관련 도서를 참고했으며, 최근 역사학계의 성과를 적극 차용해 객관적이고 사실에 근접한 역사를 서술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정사에 기초한 탄탄함, 그러면서도 적절하고 절제된 표현, 현재와 미래의 관점에서 역사를 재해석하는 시사 만화가다운 관점 때문에 일반 만화 작가가 그린 이 만화는 역사학자들도 찬사를 보내는 대하역사만화의 모범이 되었다.
또한 프로덕션 분업체제로 양산되는 만화와는 달리 ‘작가주의 만화’를 지향, 콘티 작업부터 그림과 채색까지 모든 공정을 박 화백 혼자서 작업하고 있다.
방대한 이 작업이 다른 역사 만화에 비해 돋보이는 큰 이유다.
또한 만화라는 미디어 장점을 백분 발휘해 두꺼운 역사책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재미와 박진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작가가 해석한 인물의 성격과 실록의 묘사를 적절히 배합하고 시사적 해석을 곁들여 아이콘화 하여 캐릭터로 표현해 실감나는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역사 속에서 폭군으로 기억되는 연산군은 얼굴에 종기가 떨어지지 않는 등 잔병치레가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박 화백은 연산군 얼굴에 시종 반창고를 붙여 놓았다.
내용에서도 작가의 시사적 해석을 찾을 수 있다.
고려의 마지막 임금으로 고려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공양왕과 1980년 신군부 세력 앞에서 굴복했던 최규하 전 대통령을 비교한 ‘촌철살인’의 장면은 박 화백이 한겨레신문 시사만화의 간판 화백이었음이 진하게 묻어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사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그동안의 역사적 통념과 다른 사실도 많이 찾아냈다.
무능과 겁쟁이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썼지만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려 할 만큼 의욕적이었던 공양왕이나 부정부패와 뇌물에 연루되어 있었던 황희 정승 등은 실록에서 찾아낸 사실들로 참으로 흥미롭다.
무학대사가 터를 잡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은 실록에는 이성계와 대신들이 직접 답사하고 천도를 결정해가는 과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훈민정음은 세종의 명을 받고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다는 게 통설이었으나, 실록에는 집현전이 창제에 관여했다거나 도움을 주었다는 기사는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이번에 출간된 <10권 선조실록>에는 이이는 학자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뜨거움으로 평생 경장(更張)을 외친 경세가로 나온다.
또한 선조가 나라를 구한 영웅인 이순신을 깎아내리고 배를 버리고 도망간 원균을 끝까지 옹호한 이유에 대해서도 나와 있다.
그 이유는 이순신이 전쟁 대비도 제대로 못했고 전쟁이 나자 도망가기에 바빴던 왕 자신과는 대비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며, 자신보다 도덕적으로 특별히 나을 게 없다는 동류의식이 작용하였던 듯하다 는 해석을 내렸다.
이렇듯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정사를 들여다보며 알아낸 사실들은 차곡차곡 만화로 그려진다.
게다가 만화라는 미디어의 근접성을 적극 활용, 두꺼운 역사책에서 느껴지는 거부감을 줄였다.
때문에 부모가 자녀의 역사 공부를 위해 사왔다가 서로 먼저 읽겠다고 다투면서 읽는 책이 되었다.
박 화백은 “임용한 선생의 <조선 국왕 이야기>는 만화 작업에 최초의 영감을 주었고 기획과 구상에 큰 도움을 받았다.
또한 이이화 선생의 <한국사 이야기>는 이야기의 중심추 역할이 되었고, 그 밖에도 여러 권의 책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그래도 역시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조선왕조실록>을 기록했던 이름 없는 사관들이고, 그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한상오기자 hanso110@economy21.co.kr

새로 나온 책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가 진짜다

<보스가 아니라 리더가 되라> 존 어태어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옮김, 청림출판 펴냄, 1만3천원

현대사회는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경제의 체제 안에 있다.
경계가 허물어진 글로벌 경제는 그만큼 치열한 경쟁을 수반한다.
그 경쟁은 예전보다 훨씬 숨 가쁘며, 치열하다.
이런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기업 또는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아마도 조직 구성원의 잠재된 가능성을 하나로 이끌어 낼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아닐까. 이 책은 ‘보스가 아니라 리더가 되라’고 이야기한다.
특히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요구되는 리더가 어떤 모습인지를 뚜렷하게 방향 제시 하고 있다.
저자 존 어태어는 비즈니스 리더십의 선구자로 유럽 최초의 리더십 연구센터의 설립을 주도했고, 현재도 리더십 관련 강의와 컨설팅 활동을 하고 있는 권위자이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 그의 리더십 원칙은 간명하면서도 실용적이다.
그렇다면 그가 규정하는 리더는 어떤 모습일까. 일단 그는 리더에 대해 남다른 규정을 내린다.
리더는 단순히 비전을 제시하고, 팀의 성과를 책임지는 것 뿐 아니라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사람이며, 그들 스스로가 사회적 욕구를 실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한다.
때문에 리더십은 직위가 아니라 행동이라고 말한다.
즉 이전 시대처럼 직급이나 직책에 기대어 지시하고 명령하는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없을뿐 아니라 성과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권위, 즉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을 받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쉽게 배워 쉽게 쓰는 ‘신비한 비밀노트’
<10일 배워서 10년 우려먹는 비즈니스 영작문> 정섭 지음, 김선희 옮김, 로그인 펴냄, 9800원
대부분 사람들이 10년을 넘게 영어와 씨름 하면서 성장하고, 또 시험을 치면서 사회에 진출하지만 영어 좀 한다하는 사람들도 막상 영작을 해보라고 하면 스르르 꽁무니를 빼게 된다.
특히나 격식과 예의가 중요한 비즈니스 레터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법문사의 새 이름인 로그인에서 펴낸 ‘10일 배워서 10년 우려먹는 비즈니스 영작문’은 이처럼 비즈니스 영문 편지를 처음 써보거나 영문 편지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수년간 국제 업무를 맡아 하루도 빠짐없이 비즈니스 레터와 씨름했던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쓰였다.
저자 역시 처음에는 단 4개의 문장을 쓰기 위해 며칠을 영작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두꺼운 사전까지 옆에 두고 지금까지 자신이 배운 영어 지식을 총동원해 보았지만 번번이 상사로부터 다시 써오라는 말만 반복해서 들었다고 한다.
이책은 처음부터 정답을 가지고 주입식으로 영작의 원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책 속 주인공인 사과장의 실수를 통해 우리가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잘못된 문장을 영어 박사 대화맨과의 대화를 통해 정확한 문장으로 다듬어나가는 10일간의 과정을 담고 있다.
재미있는 삽화와 함께 사과장과 대화맨의 대화를 편안히 읽다 보면 어느새 비즈니스 영작의 원리는 물론 비즈니스 레터만의 특징을 몸으로 익혀나갈 수 있을 것이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9문장만 잘 써도 고급 비즈니스 레터 쓸 수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밥’ 같은 문장으로 익히는 비즈니스 영작 감 잡기가 재미를 더할 것이다.
성공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인간관계 기술’
<키맨 네트워크> 김찬배 지음, 다산북스 펴냄, 1만2천원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정답은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때로는 아는 사람이 많은 게 아닌데도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이 있다.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인물, 즉 ‘키맨’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이다.
자신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키맨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성공을 보장해줄 실천적인 전략으로서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관계의 툴’인 키맨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키맨’이란 한 무리에서 여러 사람에게 두루 영향력을 강하게 미치는 핵심인물을 말한다.
인간관계에 힘들어하는 직장인이나 성격상 여러 사람을 사귀기 힘들다면 그저 키맨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눈을 키우면 된다.
그리고 자신의 목표에 맞춰 NBO(Networking By Objectives) 전략을 실천해보면 된다.
NBO는 내 능력을 키워줄 키맨을 찾아내고 그와 연결되도록 관계를 맺는 네트워킹을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연줄을 선호하는 ‘연줄주의’의 영향을 받아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연줄만 가지고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고등학교 동창회나 지역 향우회보다는 동호회나 산악회 등이 활성화되는 사회로 가고 있다.
이 책은 가족, 친척, 학교 동창을 빼고 다른 영역의 사람들을 활발하게 네트워킹 하라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게다가 정말 중요한 것은 키맨과 친해지기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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