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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컴퍼니]야후만의 강점으로 모멘텀 만들 것
[ceo&컴퍼니]야후만의 강점으로 모멘텀 만들 것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8.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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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인터넷 기업인 야후는 한국 시장을 회생시킬 ‘특단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 비즈니스 총괄사장직을 신설한 것. 야후의 입장에선 세계 5위, 아시아 2위인 한국 시장에서 옛 명성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였다.
추락하는 야후코리아를 끌어올리기 위해 야후 창업자 제리 양까지 가세했다.
지난 4월 중순경, 제리 양은 당시 김제임스우 오버추어코리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국 시장을 회생시킬 수 있겠습니까?(제리 양)” “열심히 한번 해 보겠습니다.
(김 대표)”가 통화 내용의 전부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김 대표는 야후코리아 한국비즈니스 총괄사장으로 취임했다.
야후코리아측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시장에서 강력한 비즈니스를 전개하기 위한 창업자 제리 양의 특별 조치였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 만에 두 자릿수 성장 기록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빅3’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야후코리아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김제임스우 한국 비즈니스 총괄사장(44)을 지난 14일 야후코리아 본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취임 100일을 맞았다는 김 사장은 약간 상기된 듯 밝은 표정이었다.
‘취임 100일’ 성적표부터 물었다.
“취임한 직후 4월 말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야후코리아의 비즈니스가 눈에 띄게 향상된 걸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순방문자 수가 5% 이상 증가했고, 페이지뷰 역시 16%나 늘었습니다.
특히, 뉴스 섹션의 경우 페이지뷰가 20% 늘어났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야후코리아는 마이너스 성장세였습니다.
고무적인 변화이지요.” 작년과 비교한 그래프를 보여주며 설명하는 김 사장의 말 속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회사관계자는 “취임 100일 만에 야후 뉴스, 꾸러기 등 주력부문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끌어낸 데는 김 사장의 확신과 강력한 추진력이 작용했다”고 귀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취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부터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며 ‘턴 어라운드’를 약속한 김제임스우 사장이었다.
사실 김 사장에겐 ‘턴 어라운드’의 전력이 여러 차례 있다.
오버추어코리아 대표일 때도 그랬고, 오버추어재팬 대표를 맡았던 지난해도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켰다.
오죽하면 그에게 ‘추락하는 기업에 날개를 단다’는 ‘재기 전문가’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비결을 물었다.
“전략은 단순합니다.
달성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직원들과 목표를 클리어하게 공유하는 것이지요.” 그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신뢰감을 심어주는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첫 워크숍 때 직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했어요. ‘야후코리아에 얼마나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없다’는 응답들이 있었습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더군요.” 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직원들과의 ‘소통 창구’부터 만들었다.
블로그를 만들어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댓글도 달았다.
직원들과 아침 식사도 함께 먹는다.
“직원들과 아침을 먹으며 사적인 대화도 나누고, 고민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원래 술을 하지 않는데요, 요즘엔 저녁에 술자리를 종종 만듭니다.
아무래도 ‘술’ 한잔이 들어가야 분위기가 무르익잖아요.(웃음)” 직원들과 수시로 만나기 위해 아예 사무실도 14층에서 10층으로 옮겼다.
“구석 자리에 있으면 직원들의 얘기를 들을 수 없더라구요. 다소 침체됐던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진작됐다는 보고를 받을 때면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저의 중요한 숙제입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 직원들과 신뢰를 형성했다는 안도감도 잠시, 이번엔 회사의 ‘기초체력’을 다져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껏 야후가 국내 유저들을 만족시키는 서비스에 소홀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변화에 둔감했지요. 올해로 야후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한지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올해를 기점으로 ‘집’을 먼저 건강하게 고치겠습니다.
” MS(시장 점유율)나 경쟁사와의 비교에 연연하지 않고 기본기를 다져, 건강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야후코리아의 슬로건인 ‘기본에 충실하자(Back to basics)’는 이렇게 탄생됐다.
“제 목표는 무너졌던 야후코리아의 아성을 되찾는 것입니다.
야후의 무궁무진한 글로벌 자산을 활용해 국내 유저들이 글로벌리제이션의 혜택을 누리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입니다.
올해부턴 글로벌 플랫폼 위에 로컬 콘텐츠를 접목해, 다른 회사가 줄 수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 김 사장은 국내 포털 기업과의 ‘차별화’를 명확히 했다.
경쟁자가 미처 생각지 못한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릭커(Flickr) 등 야후가 보유한 글로벌 콘텐츠를 제공해, 한국 유저들에게 ‘야후만의 서비스’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다 무제한 용량이메일 서비스 국내 최초 도입, ‘마이 야후’ 서비스 등 신개념 ‘맞춤화 포털’ 서비스까지 갖췄다.
그는 “개인화된 포털 서비스인 ‘마이 야후’ 뿐만 아니라 검색, 미디어, 꾸러기, 블로그 등 새롭게 재편한 로컬 콘텐츠 등을 통해 야후의 유저들에게 만족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국 시장 ‘파이’ 키워야 김 사장은 한국을 ‘혁신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시장의 잠재력은 무한합니다.
아바타, 싸이월드, 지식 검색 등 한국의 이노베이션 역량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뛰어납니다.
무엇보다 한국엔 우수한 인적자원이 많습니다.
” 그는 네이버가 독식하는 포털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네이버는 야후코리아의 중요한 파트너사입니다.
실제로 최(휘영)대표님과도 친하구요. 파트너들과 협력해, 한국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가는 것이 당장의 경쟁보다 더 중요합니다.
” 구글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구글은 강력한 검색엔진입니다.
야후는 커뮤니티와 미디어로 사람과 세상을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두 기업의 미션이 분명히 다르지요.” 다음 고지가 궁금했다.
“취임 100일을 실적으로 보여드렸으니 이제 ‘Next 6개월’을 향해 달려가야지요. 100일, 6개월, 등 모멘텀을 통해 성장 프로세스를 갖춰나갈 것입니다.
야후의 역전을 기대해주십시오.” 인터뷰 내내 그는 확신에 찬 어조로 ‘자신감(Confidence)’이라는 단어를 즐겨 썼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사장직을 흔쾌히 수락한 그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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