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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카를로스 슬림, 빌 게이츠 제친 비결
[글로벌 리포트]카를로스 슬림, 빌 게이츠 제친 비결
  • 전민정 기자
  • 승인 2007.08.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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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기업 투자’와 ‘천부적 돈 감각’으로 세계 1위 부호 등극 부동의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켜왔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아성이 무너졌다.
그를 제치고 전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에 오른 주인공은 바로 멕시코의 통신재벌인 67세의 ‘카를로스 슬림 헬루’(Carlos Slim Helu). 일반인들에겐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그는 지난 7월말 현재 빌게이츠의 재산(580억달러)을 넘어선 590억달러(54조원)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림이 소유한 회사의 생산량은 멕시코의 국내 총생산(GDP)의 5%에 달하며 그의 사업체 전체 시가총액은 1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야 세계 부호 리스트에 등장했을 정도로 무명에 가까웠던 그가 어떻게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에 등극할 수 있었을까. 최근 <포춘>지는 “슬림의 성공 비결은 ‘저가매수전략에 따른 과감한 M&A, ‘돈에 대한 천부적 감각’, 그리고 ‘철저한 근검절약 정신’”이라고 보도했다.
슬림은 지난 82년 멕시코 경제위기 때 천부적인 투자 감각을 발휘했다.
국가 채무불이행, 인플레, 주가폭락 등으로 투자자들이 빠져나간 틈을 타 저평가 되어 있다고 생각한 우량기업들을 그만의 탁월한 안목으로 지목, 헐값에 사들였다.
지난 84년 보험사 ‘세구로스 데 멕시코를 1300만달러에 사들였고 이듬해 레스토랑 체인인 ‘산본스’를 3천만달러에 매입했다.
지난 80년대 말 멕시코 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자, 당시 헐값에 인수했던 기업들의 가치는 크게 뛰어올랐고 슬림은 가장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현재 보험사 ‘세구로스 데 멕시코’는 기업가치가 15억달러에 달하며 ‘산본스’는 세전수입 5억 달러의 우량기업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슬림은 지난 90년 SBC(현 AT&T)와 프랑스텔레콤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20억달러에 멕시코 국영 전화회사(텔맥스)의 지분 20%를 매입하여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슬림은 현재 점유율 70%의 휴대전화 회사 ‘아메리카 모빌’과 전국 유선전화라인의 92%를 점유하고 있는 ‘텔맥스’, 레스토랑 체인 ‘산본스’, 멕시코 최대 담배회사 ‘시가탐’을 비롯하여 타이어, 알미늄, 광산, 철도, 인쇄, 건설, 항공, 석유, 전자, 금융회사 등 200개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멕시코인들은 현금인출기를 이용할 때, 운전할 때, 커피를 마실 때 등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그의 회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멕시코의 한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멕시코는 Slimlandia(슬림제국)화 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슬림의 돈에 대한 감각과 투자 수완은 레바논계 이민자였던 아버지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다.
슬림의 부친인 줄리앙은 1910년 멕시코 혁명으로 혼란스러울 때 멕시코시티의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였고, 이후 가격이 크게 올라 ‘큰돈’을 벌었다.
줄리앙은 슬림이 용돈기입장에 지출 내역을 꼼꼼하게 적도록 하는 등 어릴때부터 확실한 경제관념을 심어주었다.
그는 또 “멕시코 경제가 오르락내리락하더라도 개의치 말고 기회가 생기면 지속적으로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평소 검소한 생활태도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가 값싼 전자시계를 차고 업무회의에 나타나곤 한다는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 또 “회사가 잘 나갈 때에도 절약과 검소함을 몸에 익혀라”라는 ‘직무지침’을 작성해 모든 직원들에게 매년 나눠주는 등 그만의 ‘철저한 절약정신’을 직원들에게도 설파하고 있다.
전민정 기자 puri2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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