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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노력이 없으면 ‘블루오션’도 없다
[부동산]노력이 없으면 ‘블루오션’도 없다
  • 권동철 부동산전문기자
  • 승인 2007.09.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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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중개업자 4人4色 ‘불황 극복기’ … “어려울 때일수록 가능성을 찾아라” 부동산 중개업이 그야말로 ‘올여름 폭염 속에 녹아버린 듯’ 불황의 늪을 좀처럼 헤쳐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현재 전국의 부동산 중개업자(공인중개사, 중개인, 중개법인)는 8만117명에 이른다.
서울∙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중개업소가 몰려있기 때문에 웬만한 상가 1층에는 거의 중개사무소가 들어서 있을 정도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그만큼 생존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구조인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 불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데이터가 하나 있다.
바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통계로 지난해 중개업소를 새로 연 중개업자 수와 폐업한 숫자이다.
놀랍게도 창업한 인원은 2만7277명. 같은 기간 휴·폐업한 중개업자는 2만6149명이다.
개업 대비 휴·폐업 비율이 95.8%에 육박한다.
그만큼 창업 성공률이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오랫동안 중개업을 해 오고 있는 사람들의 생존비법은 무엇인지 이 시점에서 한번쯤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경기가 나쁘면 지나치게 부동산 정책만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중개업을 하는 입장에서 보다 치밀한 자신의 전략이 너무 부실한 것도 불황을 견디지 못하는 원인중의 하나이다.
” 취재 중에 만난 한 공인중개사의 이같은 말은 생존경쟁에서 나름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생존 지혜일 수 있고 경기가 좋으면 좋은 대로, 불황이면 불황대로 극복해 내는 나름의 터득 방법을 중시하는 의미일 것이다.
비교적 성공적인 업무를 이끌어가는 다수의 중개업 종사자들은 “어려운 때 뭔가 가능성을 찾는 노력들이 우선”이라고 그들만의 평범한 비법들을 공개했다.
새로운 콘텐츠로 승부한다 신성희 한양공인 대표는 경기도 부천시 중동신도시 한 곳에서만 12년째 중개업소를 운영해 오고 있다.
신 대표는 “올해처럼 앞뒤가 막혀 돌파구를 찾지 못할 정도의 경우는 처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투자한 세월만큼 주민들은 물론이고 인접 상가빌딩 지역에 걸쳐 인맥만큼은 탄탄하다고 자부해왔습니다.
하지만 올들어 점차 불안을 느끼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 ‘관록’으로도 버티기 어려울 정도라는 게 신 대표의 고백이다.
인맥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선택이 앞으로 중개업의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신 대표는 이를 점점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중개업이 새로운 환경에 이미 들어와 있다고 판단한 그는 현재 중동 신도시를 중심으로 지역의 발전 방향에 맞는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고 그것을 그간의 인맥과 경험과 결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가장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매일 연구 중이다.
그는 “곧 솔루션을 찾게 될 것이고, 그것이 중동신도시를 비롯한 부천지역에 가장 잘 맞는 나만의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앞으로 이 지역 부동산을 리드해나갈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솔루션 중의 하나가 부천 지역 부동산관련 프로젝트다.
이는 부천소방서 앞 원미구 중동 1116, 1117번지 일대(옛 펏펏 골프장) 1만3684㎡를 개발하기 위해 부천시에 60층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지역·구역 변경을 추진하는 일이다.
오는 2009년 1단계 노선이 완공될 예정인 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강남역은 ‘부천에서 강남역까지 40분대 진입’이란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게 신 대표의 판단이다.
“상당히 좋은 부동산 시장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지금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바닥이 있으면 올라올 일만 남은 것이죠. 상승 기류에 내가 준비한 것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 신 대표가 들려주는 부동산 시장 흐름을 잡는 비법 아닌 비법이다.
수요자를 직접 찾아 나선다 최근 서울 응암동에 우주부동산중개사무소를 차린 박상덕 대표. 부동산 중개업을 지난 1978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30년 경력의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셈이다.
경기도 파주가 고향인 그는 그동안 주로 파주와 철원 등지에서 토지 중심으로 중개를 많이 했다.
“파주와 철원에서 땅만 보고 있으니 밥이 안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땅 보는 안목은 두번째로 미루고 땅을 사려는 사람들, 즉 수요자를 찾으러 사람 많은 서울로 왔습니다.
” 토지를 전문적으로 다루다 보니 땅만 보면 나름대로 ‘감’이 온다는 박 사장은 ‘부동산은 뭐니 해도 토지에서부터 출발한다’는 나름대로 확고한 철학도 지니고 있다.
그는 “서울과 거리가 가깝고 최근 파주 운정지구 교하읍 일대 주택공급과 교하 일대가 남북 화해·협력 시대에 교류 중심지가 될 것이란 점에서 기대를 받고 있다”고 전망했다.
△좌로부터 신성희, 박상덕, 박종삼, 양관영 ⓒECONOMY21 사진
“하지만 1년에 몇 번씩 부동산 규제정책 쏟아지는데 아마 모두 견디기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실거래가 신고제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의 중요한 기준인 형평성은 뒤로 한 채 중개업자에게 모든 짐을 짊어지우는 것은 문제일 뿐만 아니라 30년 경력에서 얻은 부동산 거래의 기본적인 정서를 보았을 때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행정적으로 동일한 도시에서도 실거래가 신고제를 적용하려면 적어도 중심지와 외곽 변두리를 차등해야 옳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도시의 소재지 땅값이 높고 거래가 상대적으로 잘 되는 것이지 특별한 개발 영향이 없으면 외곽지역 토지는 거의 거래가 안 되는 편인데 이것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의 물꼬가 없다는 말이 나옵니다.
중심지 거래도 힘들고 그나마 외곽지역 관심자도 등을 돌려버리니 거래 자체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 그는 또 “도심의 중심지는 거래 허가제로 바꾸고 변두리 등은 신고제로 차등 적용을 하는 탄력적인 적용이 보다 세련된 정책이고 그것은 지방자치단체와의 긴밀한 연계 안에서 이뤄지는 현장중심의 방안이 옳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실거래가 신고제 배경에는 부동산중개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게 깔려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부동산 중개하는 사람들이 투기를 안한다’라고 강변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의 입안과 적용인데 그 중 중개업소와 관련된 부분은 상당히 그릇되게 접근되고 인식되고 있으며 무슨 투기 바람 등이 불었다 하면 중개업소가 단속의 대상으로 치우치는 것에 안타까움이 크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물량과 교통환경이 경쟁력 부동산 불황기에는 거래 대상 부동산 물건이 다양하게 공존하는 지역이 생존력이 강하다.
오피스텔, 상가, 아파트 등 거래 물건이 다양하기도 하지만 이를 찾는 수요층 또한 그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아파트를 거래했던 고객이 자녀 등의 오피스텔을 보러 다시 고객이 되고 그렇게 고객이 고객을 불러들이는 긍정적 영향을 준다.
‘대박’은 없지만 시장은 정체되어 있지 않고 늘 뭔가 움직인다.
서울 수서역 인근에 위치한 한미부동산의 박종삼 사장이 들려주는 수서 역세권의 특징이다.
박 사장은 “기본적으로 지하철 역세권이면서 지상도 수원 등지로 이어지는 도로 환경으로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이 수서 역세권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이 지역 오피스텔 20평의 경우 올봄엔 80만원의 임대수익이 가능했으나 봄이 지나면서 60만~65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물이 나오는데 워낙 입지가 좋은 지역이어서 거래도 잘 이뤄집니다.
아파트는 세금 문제 등으로 거래가 위축된 반면 상가가 조금씩 움직입니다.
” 박 사장은 “중개 대상의 다양한 물건이 있다는 것은 기획력을 발휘하고 적용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기본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환경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불황기에 이러한 프리미엄을 가진 지역이 그리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서 역세권의 발전성은 아직 ‘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연장 구간인 강남구 수서역~송파구 오금역이 오는 2009년 10월 완공 예정으로 연장 구간인 가락시장역, 경찰병원역, 오금역 등도 그리 멀지 않아 1차 업역권으로 수서역세권, 2차적으로 연장구간지역까지 업무 영향이 확장될 것으로 봅니다.
” 박 사장은 이같은 판단 아래 교통 환경이 주는 부동산의 가치상승에 대해 다방면으로 연구하는 한편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 법 변화와 실무 공부는 절대적 “서울시 뉴타운 개발은 기본적으로 재개발 재건축을 이해하지 못하면 고객확보에 엄두를 못내는 분야입니다.
”양관영 한남뉴타운 우주공인 컨설턴트는 “뉴타운 투자 가이드는 이론만으로는 불가능한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고 들려준다.
하나의 주택에도 원래 소유자 이외에 세입자도 있을 수 있고, 주택이 도로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법면의 경사가 어느 정도인지, 또한 그것이 향후 조합원으로서 평형 배정받을 때 어떻게 적용되는지 등 뉴타운 개발의 여러 단계별 경우의 수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개 실무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정확하게 꿰어차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하면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는 것이고 나름의 보람과 중개에 대한 안목이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부하지 않으면 투자자의 재산권부분에 잘못 컨설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조례 적용이 가끔 바뀌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늘 확인해야 하고 또 그것이 어떻게 실제에서 적용되는 지를 분석해야 한다.
물론 고객들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컨설팅해주는 것은 의무이다.
양관영 컨설턴트는 “한남뉴타운의 경우 재정비촉진지구여서 대지 지분 20㎡ 이상 물건을 거래하려면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런 이유 때문에 투자시기로는 지금이 적기”라고 “가격이 저점일 때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권동철 부동산전문기자 kdc@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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