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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구조조정 한파에 얼어붙은 '취업문'
[스페셜리포트]구조조정 한파에 얼어붙은 '취업문'
  • 김대섭 기자
  • 승인 2007.09.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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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5곳 중 1곳은 채용 줄여 … 중견·중소기업도 줄줄이 축소 올 하반기 채용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10% 정도 축소될 전망이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538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07년 하반기 채용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 비율은 지난해 보다 7.4%P 증가했다.
하지만 채용계획을 확정한 447개사가 올 하반기에 뽑을 인원은 총 1만9814명으로 지난해 2만1956명에 비해 9.8% 감소했다.
지난해 일자리의 10분의 1 정도가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은 다소 늘어났지만 채용규모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전기전자, 정보통신 채용 급감 업종별로는 물류운수, 금융, 식음료, 기타제조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채용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던 전기전자와 정보통신 업종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전기전자의 경우 다른 업종과 비교해 가장 많은 4798명의 인원을 채용한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채용규모인 6213명에 비하면 22.8% 감소한 수치다.
정보통신도 지난해보다 21.3% 감소했다.
다른 업종에 비해 큰 감소폭이다.
이밖에 유통무역(9.9%), 제약(7.3%), 기계철강조선중공업(5.3%), 자동차(4.5%), 건설(4.4%), 석유화학(4.3%), 기타(25.3%) 등의 업종도 모두 채용인원을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채용규모가 커질 것으로 분석된 업종은 물류운수(9.4%), 금융(8.4%), 식음료(3.7%), 기타제조(3.0%) 등에 불과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가 9월초부터 신입 500명 수준을 채용한다.
유통무역에서는 SK C&C가 9월에 신입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데스코는 10월에 신입 50여명을, LG상사는 10~11월경에 신입 30~40명 정도를 채용할 방침이다.
제약의 경우 한국얀센이 10월에 신입 50명을 뽑을 예정이다.
건설에서는 대림건설이 9월 중 100명을,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 10월경 각각 신입 5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상장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업종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것이 기업의 채용계획 축소로 이어져 채용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줄지어 채용 감소할 듯 올 하반기 채용시장이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연초에 채용계획을 수립했던 기업들이 내부사정으로 불가피하게 계획을 수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내부사정으로는 △사업계획 변경 △실적부진 △구조조정 △인재부재 △외부 경영환경 변화 △비정규직법안 문제 등을 꼽고 있다.
더욱이 주요 그룹사들이 경영환경의 변화에 따라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고려하고 있고 채용계획도 재검토 또는 축소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전체 채용시장의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공기업을 제외한 501개 회사를 대상으로 올초 수립한 채용계획의 변동여부를 조사한 결과 15.4%(77개사)가 계획을 변동했거나 변동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22.1%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중견기업(13.2%), 중소기업(11.6%) 순이었다.
ⓒECONOMY21 표
특히 대규모 채용으로 취업시장을 견인하는 대기업의 채용계획 변동이 가장 많다는 결과는 하반기 채용시장의 불안정한 가능성을 더욱 높게 점치고 있다.
실제 삼성그룹의 경우 하반기 채용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룹 공채를 9월에서 10월로 연기한 상태다.
LG그룹도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하반기 채용인력을 상반기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신규인력 채용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및 LG그룹 등이 신규인력 채용을 축소할 경우 다른 기업들도 기존의 채용계획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전체 채용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요 그룹사가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을 이유로 채용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다른 기업들도 이러한 분위기에 동참한다면 하반기 채용시장에 큰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비법 올 하반기 채용시장의 축소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취업자들의 불안감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섣불리 포기할 필요는 없다.
취업문이 바늘구멍이라고 해도 누군가는 들어갈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인재를 뽑기 위해 고유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추세다.
기업마다 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고 채용방식도 다양해지면서 취업에 대한 변수도 많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자신이 취업하려는 기업을 정하고 그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채용방식을 숙지해 전략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즉, 선택과 집중을 해야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창의력과 유연성을 갖춘 ‘톡톡 튀는 인재’이면서도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보이는 ‘우직한 인재’일수록 기업 인사담당에게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면접에서 이러한 모습을 확실하게 심어줘야 한다.
면접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선 대기업에서 가장 많이 실시하는 면접종류는 토론면접이다.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찬반토론을 하면서 이를 관찰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의견에 대한 ‘주장’과 ‘수용’이 중요한 심사기준이다.
주제나 문제를 내주고 파워포인트로 면접을 보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포스코. 핵심을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CJ는 여러명의 면접관이 한 명의 응시자에게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는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솔직한 답변이 합격의 기준이 된다.
이밖에 은행권에서 주로 실시하는 합숙면접, 실제 근무현장에 투입시키는 현장체험 면접, 지원자에 대한 자료 없이 실시하는 블라인드 면접 등이 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기존 공인어학점수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고 영어 회화 능력에 대한 평가비중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의 절반 이상도 직접 영어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추세다.
외국인들과의 교류 또는 영어 회화를 위한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영어 회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취업을 위해 꼭 필요하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채용이 다양해지면서 준비할 것과 고려할 사항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극적으로 준비해가는 자세가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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