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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피플]'집장사' 논란 휩싸인 대한주택공사
[포커스@피플]'집장사' 논란 휩싸인 대한주택공사
  • 김대섭 기자
  • 승인 2007.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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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흠 대표 '중대형 임대아파트 짓겠다' … 민노당, 서민들 '주거안정이 우선' 박세흠 대한주택공사 대표의 중대형 임대아파트 공급 시사 발언이 논란이다.
공기업 취임 6개월을 맞은 박세흠 주공 대표가 지난 8월28일 경기도 분당 주공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침없이 내뱉은 경영전략을 지적한 것이다.
박 대표는 “임대아파트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기존 23㎡(7평)짜리를 100~132㎡대(30~40평형대)로 확대하고 필요할 경우 300㎡(100평)짜리도 짓겠다”고 밝혔다.
주공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서는 공공성뿐 아니라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형화· 고급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대표의 이러한 개혁성 발언에 대해 서민들의 주거안정 등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수장으로서 상식이하의 행동이라는 무책임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입주민 불만해결 우선 민주노동당은 임대아파트에 대한 인식전환을 빌미로 집장사에 나서겠다는 의도라고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이선근 민노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주공은 민간 건설업체와 집장사 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주거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주공은 일부 부유층에게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공이 그동안 공급한 임대아파트의 문제점인 입지선정, 임대료 및 관리비 인상문제 등 입주민의 불만부터 먼저 개선해야 된다는 것이다.
중대형 공급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따지고 보면 임대 세입자가 전체 가구 수의 절반 이상이지만 임대아파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전혀 없다”며 “이는 단지 내에 중대형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기업의 이익이 다시 공공복지에 쓰이기 때문에 박 대표의 수익성 추구 발언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공의 임대아파트 5가구 중 1가구가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현실을 비춰볼 때 중대형 임대아파트 공급은 서민들의 생활여건과는 동떨어진 일이라는 것이 설득력이 높다.
정희수 한나라당 의원(경북 영천)에 따르면 주공의 임대아파트 임대료 체납 관련 조사결과 5가구 중 1가구가 임대료를 제때에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임대아파트 36만가구 중 21.2%인 7만6128가구가 임대료를 체납하고 있으며 2004년에 비해 6772가구(9.8%)가 늘어났다.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3년간 임대료 체납으로 인한 임대계약 말소는 344가구에 달한다.
현실 반영한 개혁 필요 주공은 자산규모 45조원, 매출 5조2천억원의 거대 공기업이다.
박 대표는 45년 만에 주공의 조직과 경영전략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강력한 개혁 의지를 밝혔다.
중대형 임대아파트 공급과 책임경영체제를 강조한 사업부제로의 조직 개편도 개혁을 위한 일환이다.
개혁은 철저히 현실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호응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박 대표의 이번 개혁이 그의 말처럼 거침없이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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