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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역세권 점포'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
[창업]'역세권 점포'도 궁합이 맞아야 한다
  • 이상현 창업경영연구소장
  • 승인 2007.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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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성 떨어지는 상가는 제외 … 건물내 동일 업종 많으면 피해야 지난 5월부터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거리에 쌀국수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지원(가명·50) 씨는 요즘따라 걱정이 많다.
가게 문을 연지도 꽤 됐는데 매상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손님이 많은 날은 점심, 저녁 식사 시간. 그나마 좌석의 약 3분의 1 정도가 차는 수준이며 그외에 시간대는 파리만 날리는 실정이다.
이씨는 점포를 계약하면서 매장이 지하철역에서 5분 거리인 역세권이라는 데 기대를 걸었다.
또한 ‘패션문화의 거리’를 뜻하는 지역의 명칭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건 가게를 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로데오 거리를 따라 많은 의류브랜드 가맹점들이 늘어서 있음에도 손님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지역 상권이 역세권인데다 대형 아파트 단지도 있었지만 지역 주민들은 자가용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더 나은 상권을 찾아 쇼핑하고 외식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로데오거리’라는 명칭도 이씨와 같은 상인들을 유인하기 위해 만든 광고에 불과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점포위치를 선정할 때 꾸준한 수입을 올리기 위해 역세권점포를 선택한다.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한명의 승객이 매일 출퇴근시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달 평균 4~5회 인근 점포를 이용하고 매달 10~15개의 브랜드를 인지한다.
지난 27일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이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5~8호선 구역 역사 내 ‘편의점 단독 입점 사업권’을 확보해 화제가 됐다.
지하철 5~8호선의 1일 평균 이용객수는 약 300만명으로, 이는 전국 세븐일레븐 1일 평균 이용객수 100만명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지하철 입점에 따른 수익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역세권 상가라도 매매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역세권 상가라도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세권 이점을 ‘톡톡’히 누려라 아무리 접근성이 뛰어난 역세권 점포라도 지나치게 폐쇄적인 구조로 점포의 가시성이 떨어지는 상가는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통로와 연결돼 유동인구가 대거 유입된다는 말만 믿고 섣불리 계약할 때도 커다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역세권을 위주로 점포를 개설하고 있는 라이스&누들 전문점 ‘가로비(www.garobee.co.kr)’의 김유성 대표는 “보행동선이 단절된 골목상가를 조심하라”고 말한다.
유 대표는 “소비자들이 주 동선에서 벗어나 좋은 이면 통로를 통해 접근해야 하는 점포는 특별한 집객 업종이 유치되지 않으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역세권이 목이 좋은 것은 사실이나 상대적으로 점포비가 비싸서 점포 계약시 손익계산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로비는 역세권 이점을 잘 살린 경우다.
사례에 속한다.
지난 7월 서울대입구역에 1호점을 오픈한 후 역 앞에 위치한 지리적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강남역에 오픈예정인 가로비 2호점도 근방에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있어 젊은층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신림역 근방 골목 내에 문을 연 숯불직화구이전문점 ‘소가조아(www.sogajoa.co.kr)’는 특이한 케이스다.
역세권은 아니지만 신림동에서 맛집이 모여 있기로 유명한 ‘먹자골목’ 내에 터를 잡아 손님을 끌어 모으는 데 별반 어려움이 없었다.
△도심 속 정원식 카페라는 콘셉트로 고객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라이스 & 누들 전문점 '가로비' ⓒECONOMY21 사진
가맹본사 수앤수에프씨의 최형종 상무는 “유명한 지역은 사람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찾아보면 점포비가 비싼 역 앞보다 유리한 조건의 먹자골목이 다수 존재한다”고 조언했다.
건물내 업종 겹치면 곤란 상권내 공급량이 많은 지역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 건물내 같은 업종의 점포가 많을 때, 즉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지역을 피해야 한다.
히 역세권은 출구별 활성 편차가 심하므로 하나의 출구에 비슷한 카테고리의 업체들이 몰려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역세권 상가의 의미를 더욱 세분화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유명 편의점의 알박이 논란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알박이는 가맹점이 상호를 바꾸거나 매출이 오르지 않을때 본사 측에서 같은 점포를 근거리에 입점시켜 기존 점주를 몰아내는(?) 행태를 말한다.
오리고기전문점 ‘쿵덕스’(www.koongducks.com)는 오리고기 블루오션 지역을 조사해 가맹점을 내고 있다.
지난 3월 서울시 송파구 지하철 5호선 개롱역 근방에 1호점을 오픈한 후 6월에 석촌역 300m 거리에 2호점을 열었다.
개롱역과 석촌역은 오리고기의 블루오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올여름 오리고기가 보양식으로 인기를 끌어 근방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쿵덕스는 매상이 좋은 날은 하루 25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쿵덕스 관계자는 “떡볶이로 유명한 신당동이나 족발집이 몰려있는 장충동처럼 외식거리가 형성되지 않았을 때, 비슷한 아이템이 몰려있는 지역은 위험요소가 크다”며 “역세권이라 하더라도 경쟁점포 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세권에 맞는 아이템을 선정하라 유동인구가 많다는 것은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들락날락 한다는 뜻도 된다.
따라서 외식업체를 운영할 생각이라면 다양한 종류의 메뉴를 취급하는 것도 역세권점포를 운영하는 한 전략이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라이스&누들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미희(여·46)씨는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역 앞에 즐겁게 식사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없다는 데 주목했다.
분식집의 경우 메뉴는 다양하지만 맛이나 서비스가 부족하고, 패밀리레스토랑은 가격대가 높아서 편하게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프랜차이즈 창업설명회를 참석하며 얻어낸 결과 이씨는 양식과 한식, 면과 밥 메뉴 모두 4천~6천원에 제공하는 ‘가로비’를 선택했다.
가로비는 ‘도심 속 정원식 카페’라는 콘셉트에 맞게 매장 내부를 벤치와 가로등, 자작나무 등으로 만들어 식사를 하는 고객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꾸며 놨다.
메뉴도 낙지덮밥, 제육덮밥 등의 밥 메뉴와 돈가스, 오므라이스 그리고 쌀국수, 라멘, 스파게티 등 동서양의 음식을 골고루 섞어 젊은층뿐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인기가 높다.
가로비의 이재규 이사는 “어느 음식점이나 인기 있는 소수의 메뉴가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한다”며 “인기 메뉴만을 모아 제공하기 때문에 모든 품목이 고르게 나간다”고 그 인기비결을 설명했다.
큰 꿈을 안고 창업을 결심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수익과 직결되는 점포 입지선택은 브랜드선택 만큼이나 중요하다.
특히 점포비가 비싼 역세권의 경우 가맹본사의 점포담당자나 지역별 상권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상현 창업경영연구소장 www.ica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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