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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외식업 성패 '물류 시스템'에 달렸다
[창업]외식업 성패 '물류 시스템'에 달렸다
  •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 승인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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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직영체제 VS 주문자생산방식 … 물류안정화 안되면 가맹확장 보류할 때도 “사람들은 자신이 주문한 요리가 홈메이드 방식과 같이 즉석에서 만들어지길 기대하지만 더 이상 그런 것은 흔치 않다.
” 외식업계에서 프랜차이즈 체인점의 비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고 미식의 도시인 파리의 한 요리전문가는 “오늘날 ‘맛있기로 소문난 음식점 중 열에 여덟아홉은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라며 외식업 프랜차이즈화 원인은 ‘비용절감’과 ‘동질메뉴의 제공’에 있다고 전했다.
전통레스토랑도 프랜차이즈화 현재 ‘미식문화’의 상징인 프랑스 레스토랑들도 외부업체를 통해 음식 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프랑스 전통 음식을 판매하는 5천여개의 파리 몇몇 고급 레스토랑을 제외한 레스토랑 중 상당수가 식당 바깥에서 진공 포장한 요리를 들여와 제공하고 있다.
파리의 한 레스토랑은 체인점이 아님에도 겨우 한명의 요리사가 진공포장 처리해 미리 만들어진 요리를 그대로 데워 레스토랑의 메인요리로 제공하기도 한다.
레스토랑에 식재료와 요리를 공급하는 대형업체의 거대한 주방에는 일류 요리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채쳐 썰어 놓은 채소부터 미리 요리된 닭요리, 라스베리무스 등이 만들어진다.
최고급 요리도시 파리에서 일어난 이같은 변화는 요리사 임금 등의 비용절감과 신선한 동질의 메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중급 레스토랑에서는 이제 더 이상 주당 35시간의 단시간의 노동으로 수십여 가지의 신선한 요리를 제공하며 수지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을 표준화하려는 대중 체인레스토랑과 진공포장기술의 발달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고급요리의 민주화’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한끼에 20만원은 줘야 먹을 수 있었던 프랑스 정통요리를 이제 3~4만원만 내면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과 품질면에서 물류경쟁력 중요 미국의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외식프랜차이즈의 성장은 저렴한 가격이나 업체의 부피 때문만이 아니라 맛과 품질이라는 요식업의 성공필수요소를 얼마나 ‘일관’되게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각 지역의 수많은 매장에서 동시에 고급요리를 제공하는 체인시스템은 ‘신선한 식자재의 지속적인 공급’이 선행되어야 가능하다는 뜻이다.
가맹점 개점이 늘어남에 따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모든 매장에 일관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외식업체와 같이 물류운영수익이 장기적으로 본사의 주 수입원에 해당한다면 물류 경쟁력이 가맹본사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본사입장에서 물류유통이 확립되기 전에 가맹점을 확장하면 큰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물류확보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한 예가 있다.
묵은지 열풍을 일으켰던 국내의 한 김치전문점은 가맹문의가 쇄도하는 상황에서도 묵은지 공급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가맹점 확장을 고사했다.
외식프랜차이즈는 지속적인 식자재 공급이 가능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부위별로 나뉘어 있는 가공 시스템 ⓒECONOMY21 사진
오모가리에서 사용하는 김치는 2년 이상 숙성되어야 한다.
최소한 24개월은 묵어야 제대로 된 묵은 김치 맛이 나며 이러한 김치로 요리한 음식이어야 ‘묵은김치요리’라고 칭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들은 자체물류센터를 설립하거나 주문자생산방식(OEM)을 이용하는 등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가맹점에 물류를 공급하고 있다.
자체물류센터를 통한 물류공급 한 외식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자체물류센터의 의미를 세분화하자면 끝이 없다.
진정한 의미의 본사직영체제는 ‘가맹 본사가 생산&#8231;가공공장 영업허가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소규모의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는 대부분 주문자생산방식과 아웃소싱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물류센터를 가지고 있는 외식업체로는 ‘네네치킨(www.nenechicken.com)’이 대표적이다.
1995년 닭고기 가공업체로 출발한 네네치킨은 가공·유통 시스템을 구축해가며 체인사업을 확장해 지난해 11월, 500호점을 개점했다.
올해 초 충북 음성에 자체 생산공장을 설립해 자가 생산물 품질 안정을 이루면서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검증된 품질의 안전한 닭고기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양주 물류센터와 전국 20여개의 지사를 통해 체계적인 물류시스템 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리고기브랜드 ‘치키더키’로 더 잘 알려진 육가공업체 (주)화인코리아도 오리삼겹구이 전문 프랜차이즈 ‘쿵덕스(www.koongducks.co.kr)’의 물량을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전라남도 나주에 위치한 화인코리아 물류센터는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적인 규모다.
HACCP(식품위생요소중점관리기준) 인정을 받은 위생조건을 갖추고 100% 국내산 오리고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품질 경쟁력은 물론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자체물류공장을 가지고 있는 가맹본사는 믿을 수 있는 품질의 자재를 공급받는다는 장점도 있지만 직접배송으로 본사와 가맹점간의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물류공급으로 인한 본사의 마진율은 30~40% 정도지만 본사에 따라서는 가맹점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25% 정도의 수익만 남기고 물류를 제공하기도 한다.
협력업체를 통한 물류공급 외식프랜차이즈업체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OEM은 하도급(下都給)생산의 한 형태다.
‘갑’과 ‘을’의 두 회사가 계약을 맺고, 갑이 을에 자사 상품의 제조를 위탁해 그 제품을 갑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는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채택하는 방법이지만 OEM 전업회사들이 발달하면서 대기업에서 채택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OEM을 선택하는 업체들은 물류운영의 노하우를 갖고 있지 않거나 제조·유통에서 뒤따를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 방법을 채택한다.
또한 중간업체가 가맹점에 직접 물류를 공급한다는 점에서 본사와 가맹점 간의 직접적인 마찰을 줄이고 신뢰감을 조성해 우호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물류센터 설립 및 인력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을 없애는 대신 남은 여력을 마케팅과 영업에 투자할 수 있어 더욱 유리하다.
주문자생산방식을 채택한 후 성공적으로 물류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로 라이스&누들전문점 ‘가로비(www.garobee.co.kr)’를 들 수 있다.
가로비는 외주업체를 통해 반가공상태의 물류를 가맹점에 제공하고 있어 주방장이 없이도 점주가 30여 가지의 메뉴를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토탈바비큐전문점 ‘잉카바비큐(www.in-ka.co.kr)’도 OEM방식을 통해 가맹점들에 안정된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잉카바비큐는 엄선된 재료와 특화된 소스를 제조사에 제공, 치킨 ·씨푸드 등의 다양한 메뉴가 개발될 때마다 제조사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맛의 표준화를 준수하고 있다.
제대로 된 물류를 제때 공급해 주느냐가 사업성패의 관건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프랜차이즈가맹본사의 물류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외국처럼 정기적으로 가맹로얄티를 받지 않는 국내의 프랜차이즈 관행에서는 최악의 경우, 본사가 수익을 위해 가맹점들에 자사의 물품을 강제적으로 공급할 수도 있다.
‘프랜차이즈가맹사업법’에서는 이러한 강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예비창업자들은 가맹계약 전에 본사의 물류시스템을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www.ican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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