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선복량 과잉, 운임 문제 등으로 운항 선사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항로 운영만으로는 더 이상 채산성 맞추기가 불가능하다는 비관적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심각한 대 중국 무역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수출화물보다 수입화물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선복량이 수입화물에 맞춰져 운영되다 보니 수출항로는 만성적인 선복량 과잉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운임 시황도 약세 일변도로 진행되고 있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00 달러(부산항 기준) 선은 무너진 지 오래다.
한중항로 상반기 물동량 127만 TEU중 수입화물은 80만TEU로 63%를 차지한다.
반면 수출화물은 47만TEU로 37%가량을 차지, 심각한 물동량 불균형을 나타낸다.
한중항로 선사들이 “수입항로에서 벌고 수출화물에서 까먹는다”고 울상을 짓는 이유다.
특히 부산항 수출화물은 인천항, 평택항 등 로컬항 개발로 감소세가 더 심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부산항에서 싣던 수도권 화물의 상당량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인천항이나 인근 평택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산항이나 군산항도 항만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에 나서면서 한중항로 화물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화나 케미컬 화물은 울산항과 광양항으로 이탈하고 있다.
부산항 기준 운임이 TEU당 100달러선 안팎인 것과 비교해 인천항 운임이 150달러선인 것만 봐도 최근 부산항의 위상 약화를 엿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중 수출항로는 성수기란 개념마저 사라진지 오래다.
1년 내내 운임약세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운임 시황의 기준이 되는 소석률(선박의 화물 적재율)의 경우 선사들은 수입항로의 경우 90% 이상이 만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항로는 겨우 절반을 넘긴 50~60%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선사들은 한중항로의 현 상황에 대해 “현재로선 답을 찾을 수 없다”고 푸념하고 있다.
유가나 용선료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운임은 날로 하향세를 걸으면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틈새시장 개척도 원양선사들까지 나서 한중항로를 서비스하는 상황에서 쉽지만은 않다.
일례로 평택항의 경우 한동안 신흥 한중항로 관문항으로 운임이 높아 틈새시장으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들어 속속 경쟁서비스들이 들어서면서 운임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기준항인 부산항의 운임이 바닥인 상황에서 지방항들의 운임이 안정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그 때문에 선사들은 한중 로컬서비스만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고 판단, 제3국을 연결하는 펜듈럼 노선 개설에 주목하고 있다.
동진상선은 지난달 7일부터 기존 부산-신강노선을 연장해 부산-울산-닝보-상하이-하카다-부산을 연결할 3국 간 항로를 개설했다.
천경해운과 STX팬오션도 한국과 중국-일본을 연결하는 3국 간 항로 운항에 나섰다.
선사들은 또 물동량이 많은 수입항로에서의 운임보전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운항 업체들은 수입항로에서 유가할증료(BAF)와 통화할증료(CAF)를 지난 8월부터 인상하기도 했다.
이경희 코리아쉬핑가제트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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