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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담합하고 신고만 하면 면죄부 준다?
[커런트]담합하고 신고만 하면 면죄부 준다?
  • 이윤찬 기자
  • 승인 2007.10.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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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자진신고자 CJ 고발 면제 … 검찰 수사팀 “CJ 빠진 이유 조사 예정” ‘담합신고 감면제도’를 둘러싸고 이상기온이 감지된다.
‘담합행위를 자진신고한 기업에 수많은 혜택을 주는 제도가 과연 합당한가’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담합신고 감면제도에 따르면 담합에 가담했어도 공정거래위원회에 자진신고하거나 혹은 조사에 협조하면 상당한 혜택이 주어진다.
1, 2차 자진신고자는 각각 과징금 전액, 30%(입법예고안 50%)가 면제되고 검찰고발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수혜를 톡톡히 누린다.
공정위는 지난 2000년부터 ‘감면제도 운영고시’에 따라 자진신고 또는 조사에 협조한 기업에 한해 고발을 면제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같은 제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설사 자진신고를 했더라도 담합혐의가 있다면 고발조치돼야 마땅하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검찰이 최근 설탕값 담합에 개입했음에도 자진신고로 고발되지 않은 CJ를 향해 ‘칼날’을 곧추세우는 이유다.
공정위는 지난 8월말 CJ와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제당 3사가 설탕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판단, 총 51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자진신고자 CJ만 고발대상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검찰 수사팀은 내부 보고서를 통해 “CJ가 어떤 경위로 고발되지 않았는지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고 밝힌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경우에 따라선 CJ도 담합혐의에 대해 검찰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둘러싸곤 ‘찬반양론’이 뜨겁다.
무엇보다 자진신고자에게 혜택을 주는 담합신고 감면제도의 취지를 십분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담합행위를 영원히 뿌리 뽑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정위 정책카르텔팀의 한 관계자는 “CJ가 담합신고 감면제도에 따라 혜택을 받은 것은 절차상 잘못된 부분이 전혀 없다”며 “담합행위를 포착하려면 이런 유형의 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돼야한다”고 했다.
그는 또 “특히 담합신고 감면제도에서 기인할 수 있는 폐해를 없애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는 등 갖가지 보완작업을 거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진신고자에 대해 검찰조사가 이뤄진다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목청을 한껏 높였다.
반면 담합신고 감면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자진신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혜택을 보장해주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다.
최한수 참여연대 경제개혁팀 팀장은 “담합신고 감면제도의 취지는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가장 먼저 자진신고를 한 기업에게 과징금 등을 면제해주는 것은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경제에 ‘선착순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제전문 이성희 변호사도 “담합행위를 근절하려면 ‘담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며 “때문에 담합행위를 먼저 자진신고한 기업에게 과도한 혜택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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