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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제주도는 현재 투자유치 세일 중
[인터뷰]제주도는 현재 투자유치 세일 중
  • 류근원 기자
  • 승인 2007.10.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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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의 일이다.
지난 2006년 10월26일, 김경택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은 국회에서 열린 건설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불려 나갔다.
취임 28일만의 일이다.
김 이사장은 그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수모였다.
오랜 세월 교수를 지내면서 큰소리만 쳤지 남한테 싫은 소리 한번 듣지 않았다.
취임하자마자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당하자니 참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 수모를 견디지 못하면 직원들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 다음 간부회의 때 김 이사장은 간부들을 모아놓고 “내가 이 자리에 있기 때문에 반성한다.
여러분도 같이 반성하라. 그렇지 않으면 문 닫을 일 밖에 없다.
”라고 못 박았다.
김 이사장이 국감에 불려나간 것은 그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그가 취임하기 전 센터는 설립 후 5년간 해외투자 유치실적이 ‘0’건이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와 기자를 모아놓고 한국어로 브리핑을 했다는 소문이 기사화되면서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던 터였다.
'담쟁이 정신'과 '삼고초려' 김 이사장은 원래 타고난 게 교수고 학자이다.
제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하면서 1년 후부터는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시점에서 JDC 이사장 자리로 이직을 결심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기자가 사업을 해서 성공하기 힘든 이유와 마찬가지로 교수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는 교수직을 버렸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그가 제주토박이로서 ‘제주사랑’이 남달랐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대학 시절과 미국에서 8년간의 유학시절외에는 제주도를 떠난 적이 없다.
” 그는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제주사랑’이라며 사무실에 액자까지 만들어 걸어놓는 극성까지 보이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담쟁이 정신’을 당부했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의 문구를 인용한 것이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담을 넘으면 희망을 볼 수 있을 테니 담쟁이처럼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벽을 타보자고 설득했다.
그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며 1년을 5년 살 듯 했다고 고백했다.
그래야만 뒤쳐진 사업을 당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취임 10개월 후 18억달러(약 1조8000억원)라는 유래 없는 거금을 미국과 홍콩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했다.
일부 주위에서는 투자실적에 대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용기와 끈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토를 달지 못했다.
투자유치와 관련해 그의 일화가 있다.
지난해 홍콩 기업 지아이엘(GIL)이 JDC가 추진하는 신화·역사공원 사업에 투자하기로 약속을 했다.
김 이사장과 하워드 아우 GIL 회장은 공원 사업 부지인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차이나타운을 설립하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
그때 제주특별자치도의 한 도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투자를 약속한 지아이엘에 대해 유령회사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도의원은 지아이엘의 홈페이지가 아닌 다른 회사의 홈페이지에 잘못 들어가서 살펴보고 “홈페이지조차 관리 안 되는 회사가 제대로 할 수 있겠냐”며 재를 뿌린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아이엘은 불쾌감을 표하고 제주에 발길을 끊었다.
김 이사장은 오기가 치밀었다.
사실 아우회장은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230번째 기업을 운영한 유명한 기업인이었다.
이대로 실패하면 도의원의 기세는 더욱 세질 것임에 틀림없었다.
김 이사장은 삼고초려를 각오했다.
즉시 직원 두 명을 특사로 파견했다.
그편에 “대부분의 제주도민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해명 친필을 써서 아우회장에게 보냈다.
'고객 졸도 경영'으로 승부 하지만 아우 회장은 여전히 냉담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직접 중국 상해에서 만나자고 찾아 나섰다.
역시 미팅약속을 불발에 그쳤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3월에 아우 회장이 사업차 머무르고 있던 북경의 한 호텔로 찾아가 면담을 청하고 끼니도 거른 채 밤 11시가 다 되도록 기다렸다.
한 시간의 미팅이었다.
아우 회장은 김 이사장의 성의에 미안한 나머지 제주 방문을 약속했다.
아우회장은 28일 만에 약속을 지켰다.
김 이사장은 ‘고객졸도경영’을 떠올렸다.
고객을 감동시켜서 충분치 않고 고객이 졸도를 할 만큼 최선을 다했다.
아우 회장이 제주를 다시 방문했을 때, 김이사장은 지아이엘이 투자하기로 한 사업부지 주민들을 환영단으로 동원했다.
공항까지 가서 환영 현수막을 흔들도록 했다.
투자사업부지에서 투자설명도 주민이 직접 나서서 하도록 준비했다.
영어와 중국어로 현수막을 붙여서 회장이 알아보도록 했다.
아우 회장은 세계 여러 곳에 투자를 했지만, 이런 감동은 처음 받았다며 만족했다.
불과 20여일 후 김 이사장이 아우회장을 다시 만났을 때 아우 회장은 7명의 제주개발팀을 구성했다고 소개하며 적극성을 내보였다.
이렇게 해서 김 이사장은 아우 회장이 약속한 3억3000만달러(약 3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밖에 몇 건의 투자유치를 성사하면서 김 이사장은 이제 투자유치 전문가가 되었다.
그의 투자론은 곧잘 도자기에 비유된다.
“투자자는 도자기와 같다.
잘 보존하고 닦고 관리해줘야 가치가 빛난다.
잘못 만지면 깨져서 허망함만 남는다.
” 현재 김 이사장이 이끄는 JDC는 제주의 관광인프라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핵심 프로젝트 6개와 전략프로젝트 5개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JDC는 지난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추진을 위해 중앙정부에서 출연해서 만든 공기업이다.
핵심 프로젝트로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제주시 아라동), 휴양형 주거단지 개발, 신화·역사공원 조성, 서귀포 관광미항개발 등을 추진해 왔다.
영어 전용타운(서귀포시 대정읍)과 헬스케어 의료타운 조성 사업(서귀포시 일원)도 구체적 계획을 수립할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이제 남은 3달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투자유치가 확정되고 착공이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는 JDC 핵심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11년엔 개발 고용창출로 상주인구와 관광객이 8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제주에 6만 2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조 5천억원의 소득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자신했다.
류근원 기자 stara9@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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