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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들의 쩐전쟁]테란 황제와 테란 천재의 스타전쟁
[맞수들의 쩐전쟁]테란 황제와 테란 천재의 스타전쟁
  • 김대섭 기자
  • 승인 2007.10.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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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7배 넘는 홍보 효과 … 위메이드, 스폰서 계약 줄이어 국내 스포츠계에 e스포츠 열풍이 대단하다.
야구, 축구, 농구 등 기존 스포츠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프로구단만 11개, 400여명이 넘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e스포츠는 대기업의 큰 관심 속에 더욱 늘어날 분위기다.
e스포츠의 시장 규모는 800여억원으로 지난해 1900여만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1일 최다 관중은 12만명으로 다른 스포츠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e스포츠 열풍을 몰고 온 주역은 ‘스타크래프트’라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그 가운데 임요환(27)과 이윤열(23)이라는 두명의 걸출한 스타 프로게이머가 열풍의 주역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임요환 선수와 이윤열 선수는 스타크래프트 세 종족 중 ‘테란 유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초창기 비인기 종족이었던 테란을 이용해 극적인 경기를 펼쳐 테란을 최고 인기 종족으로 바꾼 주역이란 점도 닮은꼴이다.
테란의 지존 ‘엎치락 뒤치락’ 임 선수는 황제테란, 이 선수는 천재테란이란 별명으로 e스포츠팬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두 선수는 서로 소속된 프로게임단을 대표하는 간판선수로, 나아가 국내 e스포츠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팽팽한 경쟁을 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로서는 임 선수가 이 선수보다 선배다.
임 선수가 1.5세라면 이 선수는 2세대 게이머로 볼 수 있다.
임 선수는 e스포츠의 주 종목인 스타크래프트를 대중화시키며 e스포츠의 초석을 다진 장본인이다.
e스포츠 시대를 연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그가 초기 비인기 종족인 테란의 수송 유닛을 이용해 인기 종족인 저그와 프로토스 유저들의 간담을 서늘케 한 ‘드랍십’ 전술은 전무후무한 혁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불리한 여건에서 획기적인 전술과 개인기를 통해 극적인 승리를 선보임으로써 스타크래프트 경기에 많은 팬을 불러 모으는 계기를 마련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최다 본선 진출과 최초 3회 연속 결승 진출, 최초 2연속 우승 등 그가 이룬 업적은 e스포츠의 산 역사다.
천재태란 이윤열 선수도 임요환 선수 못지않게 e스포츠가 대중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임요환과 홍진호, 박정석과 함께 ‘4대 천황’으로 불리는 그는 빠른 멀티를 바탕으로 대량의 유닛을 확보해 한방에 밀어붙이는 경기 스타일로 각종 스타리그를 석권했다.
물량 전성시대를 연 장본인으로 그의 폭발적인 경기 운영에 수많은 e스포츠팬들이 생겨났다.
그는 2002년 온게임넷, MBC게임, 겜티비를 모두 석권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2004년에는 1년 동안 프로게이머 1위 자리를 고수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온게임넷이 주최하는 e스포츠 스타리그에서 3회 우승을 차지해 최초로 골든 마우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통산 경기 전적에서는 이윤열 선수가 역대 1위를 기록하며 2위인 임요한 선수보다 앞선다.
이 선수는 526전 322승 204패로 다전, 다승 모두 1위다.
임 선수는 415전 234승 181패를 기록 중이다.
역대 종합 순위와 통산 승률도 이윤열 선수가 앞서고 있다.
이윤열 선수는 7위, 임요환 선수는 59위에 랭크돼 있다(2007년 10월 기준). 이 선수의 승률은 61.22%, 임 선수는 56.39%이다.
상대전적은 12전 6승 6패로 동일하다.
임요환 선수와 이윤열 선수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임 선수는 현재 공군 전산특기병으로 군복무 중에 있으며 공군 프로게임단 ACE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군 제대 후에는 다시 원소속팀인 SK텔레콤 T1로 복귀한다.
이윤열 선수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창단한 프로게임단인 위메이드 폭스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존 소속이었던 팬텍EX가 위메이드에 인수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 T1-위메이드 폭스 ‘효과만점’ 지난 2004년 창단된 SK텔레콤 T1은 연간 20억원을 운영비로 투자한다.
이를 통해 약 150억원의 홍보 효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요환 선수는 SK텔레콤 T1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때문에 SK텔레콤의 전체 홍보 효과 중 임 선수의 브랜드 효과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임 선수는 이미 e스포츠계의 독보적인 신화로 60여만명의 팬클럽 회원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임 선수가 SK텔레콤으로부터 받는 연봉이 매년 1억9천만원 정도인 것을 비춰볼 때 회사측은 투자대비 탁월한 효과를 얻은 셈. 현재 군복무 중인 임 선수는 공군 ACE 소속이다.
공군은 그 덕분에 거의 공짜로 큰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프로게임단인 위메이드 폭스는 올 9월 게임단 팬택EX를 인수하면서 수십억원대의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올 4월부터 7월까지 협회가 대리운영 중인 팬택EX의 운영비로 2억1천만원을 지급했다.
또 평균 40%의 인상폭으로 선수단과 연봉협상을 마쳤다.
팀내 간판선수인 이윤열 선수는 3년간 매년 2억5천만원씩 총 7억5천만원의 연봉으로 프로게이머 역대 최고 계약을 맺었다.
임요환 선수의 뒤를 이을 테란의 황제로 지목되고 있는 이 선수에 대한 충분한 배려라는 평가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측에 따르면 초기 큰 비용이 들었지만 브랜드 인지도 및 호감도 상승 등 장기적인 홍보 효과를 볼 때 만족스러운 분위기다.
이미 게임단 창단과 함께 대외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으며 펩시를 비롯한 여러 회사들의 스폰서 계약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이를 통해 선수단 운영 등 투자비용 대비 최소 5배 이상의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임요환과 이윤열 등 스타크래프트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통해 대박을 내는 곳은 이들 프로게임단 뿐만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생중계하기 시작한 곰TV는 게임 중계에 붙인 인터넷 광고로 약 6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또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게임분야 케이블TV 1위 채널인 온게임넷은 지난해에 약 5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신한은행이 올해 한국e스포츠협회와 3년간 총 50억원 규모의 프로리그 타이틀 스폰서 계약을 맺은 것도 탁월한 브랜드 홍보 효과 때문이다.
올스타전 희비 엇갈려 스타크래프트 별 중의 별들이 출전한 올스타전에서는 임요환 선수가 이윤열 선수보다 먼저 활짝 웃었다.
지난 9월에 한국e스포츠협회 주최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올스타전’에서 임 선수가 최고의 영예인 MVP에 선정된 것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온라인 포털사이트인 네이버(Naver)와 함께 실시한 팬 투표에서 선정된 6명의 선수들과 각 프로게임단 추천선수 12명의 선수들이 참여했다.
역대 최고의 맞대결로 구성돼 경기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던 경기다.
특히 임 선수는 팬들의 기대가 매우 컸던 ‘임진록(임요환 선수와 홍진호 선수의 맞수전)’에서 특유의 한방 기술로 승리를 거뒀다.
올스타전 4전 전패의 부진을 털어내고 태란의 황제로서 자존심을 지킨 것이다.
반면 이 선수는 천적인 최연성 선수의 괴물다운 물량전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대섭 기자 joas1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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