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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피플]‘한우물 정신’ 코스닥서도 통하네
[포커스@피플]‘한우물 정신’ 코스닥서도 통하네
  • 전민정 기자
  • 승인 2007.10.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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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벌닷컴이 지난 9일 종가기준으로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740개사 대주주 및 일가족의 주식가치를 평가한 결과, 총 24명의 코스닥 기업인이 1000억원 이상 주식거부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태웅의 허용도 대표가 총 7704억원의 주식 평가액을 기록, 코스닥 최고의 주식 부호에 등극했으며 이해진 NHN 최고 전략담당 임원이 608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3376억), 성광벤드 안재일 대표(3182억), 서울반도체 이정훈 대표(3159억) 순이었다.
이들 코스닥 부호 5인방은 각자 특화된 영역에 역량을 집중, 회사를 코스닥 시장에서 손꼽히는 블루칩의 반열에 올려 놓았으며, 동시에 자신은 ‘재벌 2세’에 버금가는 주식 부자의 대열에 당당히 입성했다.
과연 이들에겐 어떠한 특별한 성공 X파일이 숨겨져 있을까. 핵심역량에 대한 투자로 1위 등극 이번 순위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태웅의 허용도 대표가 좀처럼 1위 자리를 내주지 않던 이해진 NHN 최고 전략담당을 제치고 코스닥 부호의 왕좌 자리를 꿰찬 것이다.
코스닥 갑부 서열에 있어 그야말로 빅뱅을 몰고 온 셈이다.
최근 조선경기가 활황세를 보임에 따라 조선기자재인 대형 단조를 만드는 태웅의 주가는 두달만에 44% 가량 급등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주식 715만9980주(45.45%)를 보유하고 있는 허 대표의 주식 평가액도 동반 상승했다.
허 대표가 정보기술(IT)와 바이오 벤처기업인들이 주름잡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서 제조업 분야 CEO로서 최고 주식 갑부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유호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고(高)성과 기업들이 주는 교훈’이라는 리포트에서 “태웅이 20여년간 지속적인 고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핵심 역량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됐다”고 평가했다.
81년 회사 설립 이후 허 대표는 남들이 하지 않은 아이템을 한발 앞서 준비하고 투자해 왔다.
제대로 된 설비를 갖추지 못해 망해가는 경쟁업체의 비운을 곁에서 지켜본 그는 미국, 일본 등 선진기업들이 이끄는 맞춤형 생산 방식의 자유형 단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하고 과감한 모험을 단행했다.
91년 자본금 5000만원인 상황에서 당시 2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2천톤급 대형 프레스 설비를 들여온데 이어 5천톤급 및 8천톤급 단조 프레스를 확보한 것. 이로써 일본과 유럽의 경쟁자들보다 우위에서 전세계 조선, 엔진, 석유화학플랜트 시장을 선점해 나갔다.
허 대표는 32년간 단조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끝에 세계 최대 자유형 단조 및 링 단조회사이자 풍력발전 단조품 세계 1위회사로 우뚝 선 자주성가형 CEO이기도 하다.
81년 60평 단칸 전세공장에 회사(당시 태웅단조공업사)를 차린 그는 남들이 버린 벽돌을 모아 가열로를 만들었고, 버려진 고철을 임가공해 사업을 시작했다.
30년 이상 현장에서 쇳밥을 먹어가며 흘린 땀과 눈물이 오늘날 그를 코스닥 최고 부자의 자리에 올려놓은 셈이다.
‘선택과 집중’ 원칙에 충실하다 코스닥 주식갑부 5위에 오른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도 15년간 발광다이오드(LED) 분야에서 정직하게 외길을 고집해왔다.
92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그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영전반의 혁신을 주도하고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를 진행하여 서울 반도체를 국내 LED 선두 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ECONOMY21 표
LED는 전기·전자 제품의 디스플레이, 휴대폰 뿐만 아니라 중대형 LCD 백라이트 광원, 자동차 산업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백열전구 및 형광등 등 기존 조명광원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력이 무한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LED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같은 달 14000원대였던 서울반도체의 주가는 18일 현재 30,450원으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이 대표 역시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충실하게 따랐다.
LED 응용분야 중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명시장에 과감히 승부수를 던진 그는 10년간의 장기투자 끝에 2005년 1월 관련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 지난 11월엔 불가능할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을 뒤엎고 조명용 제품 ‘아크리치’의 대량생산에도 성공했다.
LED 관련기술에 1817개의 산업재산권과 65개의 라이센스를 보유한 것도 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낳은 성과다.
코스닥 주식 부호 4위에 랭크된 안재일 대표가 이끄는 성광벤드 또한 63년 창립 이후 수십년간 오로지 조선소, 종합 건설, 화학, 정유 등 산업 배관에 사용되는 관이음쇠(피팅)를 개발·생산하며 한 우물만 파 온 기업이다.
지난 73년 안 대표의 부친인 안갑원 회장이 국내 최초로 용접용 관이음쇠 엘보성형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
이후 각종 화학 플랜트 건설과 조선경기의 호황 속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이 회사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성광벤드는 2003년 이후 안재일 대표가 2세 경영에 나서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안 대표가 취임하기 전 826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18일 현재 3만 5600원을 기록, 40배 이상 급등했으며, 1년 전(4천원대)에 비해 9배 가까이 올랐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유가로 인한 중동지역의 건설 붐으로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가 2010년까지 연평균 5.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플랜트건설 수혜주로서 수주액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외형성장 및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온라인 시장의 성공 신화는 ‘계속’ 이들이 제조업 분야에서 한우물 경영으로 코스닥 신흥 부호에 등극했다면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온라인 교육’이라는 신흥 시장에 지속적으로 역량을 투자한 결과, 주식으로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다.
전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스타강사였던 그는 사교육 시장의 성장과 교육산업의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2000년 7월, 온라인 교육기업 메가스터디를 설립하여 온라인 교육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업계 1위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2004년 12월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올 3월엔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당시 2만4천원대의 주가도 18일 현재 29만8500원으로 15배 이상 급등하며 총 125만7057주(지분율 19.83%)를 보유한 손 대표로 신흥 코스닥 부호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다졌다.
2위를 기록한 이해진 NHN 최고전략 담당임원도 인터넷 시장의 잠재 성장성에 주목, 검색 시장에 사활을 걸고 역량을 집중한 결과, ‘지식검색’이라는 획기적 서비스로 ‘네이버 성공신화’를 창조했다.
이 대표는 2002년 대표이사를 역임할 당시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순식간에 천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갑부가 됐다.
2002년 3272억원이던 시가총액이 상장 5년 만에 31배 이상 급증하며 10조원을 돌파했으며 현재는 11조4000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라 있다.
지금은 경영일선에 물러나 있지만 앞으로도 코스닥 주식부호 상위권 자리를 좀처럼 내어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민정 기자 puri2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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