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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잘 나가도 불안 … 숨은 변수 ‘곳곳에’
[커버스토리]잘 나가도 불안 … 숨은 변수 ‘곳곳에’
  •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 승인 200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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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증시, 단기급등 따른 가격부담 점증 … 기업 이익, 4분기 정점 ‘둔화 예상’ 7월 중순 이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 우려로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던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MSCI 신흥국 지수에 이어 선진국 지수도 사상 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급진전된 회복세는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행보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거의 해소된 가운데 달러화가 추가적인 약세를 이어간 데 반해, 국제상품과 신흥국 주식 등 비 달러화 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 양상이다.
강한 상승 흐름의 배경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로부터 비롯된 신용 리스크의 확대를 막고자, 지난 9월18일 미 연준리는 50bp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유럽중앙은행과 일본 및 영국 중앙은행 등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연준리가 기준금리를 동결해 오던 기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미국의 통화 증가율이 금리 인하와 함께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편, EU 통화증가율은 9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확대됐고, 일본도 03~06년의 평균 수준까지 회복해 놓고 있다.
과거 연방기금목표금리와 글로벌 초과유동성(OECD M2증가율-산업생산증가율)간의 관계를 보면, 연방기금목표금리가 인하되는 과정에서는 글로벌 초과유동성도 지속적으로 확대됐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확대된 글로벌 초과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
선진시장 펀드는 5주 연속, 신흥시장 펀드는 7주 연속 자금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 펀드는 주간 단위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ECONOMY21 표
8월 중순 이후로 외국인투자가들은 한국과 일본 증시에서는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인도와 대만 등 대부분 아시아 증시에서는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주가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당분간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중립 내지는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03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글로벌 초과유동성이 추가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펀드 플로우의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003년 이후 글로벌 경제는 성장률과 인플레의 역전이라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가장 안정적인 거시경제 환경이 마련돼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에 본격적으로 편입된 중국이 이러한 환경을 선도하고 있으며 성장률과 인플레율 간의 격차가 7%대까지 벌어져 있어 긴축 기조의 지속에도 차이나 이펙트(China Effect)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신흥국의 대미수출비중이 99년 25%에서 최근 16%대까지 하락한 반면, 신흥국의 역내 수출 비중은 10%p가 증가했다.
신흥국의 수출증가율에서도 2007년 대미 수출증가율은 크게 낮아졌지만, Non-US 수출증가율은 20%에 근접하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G7 선진국 경기의 둔화에도 아시아 주요국들의 산업생산은 여전히 12%대의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통화량 증가와 함께 고정자산 투자가 전년동월대비 27%에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재편은 지속돼 나갈 전망이다.
세계적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에 따르면 2050년 까지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GDP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2050년에는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GDP 규모가 중국이 미국을 앞서고, 인도는 미국과 동일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신흥 아시아 시장의 성장잠재력 중의 하나가 인구구성비에서 젊은 세대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LDC(Less Developed Countries)의 경우 20세 미만 인구의 비중이 38%에 이르고 있지만, 60세 이상 인구의 비중은 8%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단기 불확실성 요인 ‘여전’ 신흥시장의 성장동력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증시의 장기상승 랠리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긴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몇 가지 불확실성 요인들에 직면하고 있다.
ⓒECONOMY21 표
첫째, 최근 중국 증시가 03년 이후 가장 빠른 상승속도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MSCI 신흥 아시아 지수의 경우 9월 이후로 금번 장기 상승 과정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단기급등에 따른 가격부담이 점증하고 있다.
강화된 펀더멘탈이 반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상해A증시의 주가수익비율은 50배를 넘고 있다.
둘째, MSCI 전세계 기업들의 12개월 예상EPS 증감률이 7월을 고점으로 2개월째 하향 조정되는 등 이익 모멘텀이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기업들의 영업이익증감율은 07년 +31.0%에 이어 08년에도 20%대의 증가를 예상하고 있지만, 분기별 기준으로는 07년 4분기를 고점으로 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셋째, 미국경제 둔화에 대한 부담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 시점을 전후로 ISM 제조업지수의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주택경기의 침체는 내년 상반기까지도 미국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OECD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 2분기에 반등했지만, 3분기 0.5%, 4분기 0.4%로 하반기에는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부진함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신흥시장의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증시의 장기 상승 랠리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국내증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6배로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위치해 있는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매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흥 아시아와 선진국의 장기평균 밸류에이션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낙관론을 유지하는 바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이 과열된 주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 글로벌 및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소프트패치(Soft-patch)형이긴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둔화국면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강세 요인과 경계 요인이 상충하면서 변동성 높은 주가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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