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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북한 ‘베트남 경제 배우기’ 나섰다
[글로벌 리포트]북한 ‘베트남 경제 배우기’ 나섰다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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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내각총리, 산업현장 시찰 … 양해각서 체결 등 경제 외교 관심 늘어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정책인 ‘도이모이(Doi Moi)’ 배우기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김영일 내각 총리를 단장으로 한 북한 대표단은 응우옌 떤 중 베트남 총리와 총리급 회담 후 ‘농업과학기술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등에 서명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어 경제수도인 호찌민시, 할롱베이와 하뚜 석탄 탄광 등 베트남 경제 발전의 현장을 잇달아 방문해 ‘도이모이’ 학습 행보를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리 일행은 방문 일정 중 대부분을 베트남의 산업·관광 시설을 시찰하는 등 ‘경제 배우기’에 열중했다.
특히 김영일 총리는 도착 총리 회담이 마치자마자 베트남 기획투자부(MPI)로 달려가 외자 유치 과정을 상세히 묻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북한 고위 지도자가 베트남을 찾기는 지난 2001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방문 이후 6년 만이다.
홍콩 <아주주간> 최신호는 “김영일 총리의 베트남 행보와 때를 맞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농 득 마인 공산당 서기장에게 베트남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또 “김 총리의 이번 방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베트남 답방에 앞선 사전 정지작업용”이라며 “도이모이식 경제 개방을 배우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1986년 시작된 ‘도이모이’는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골자로 하는 베트남식 개혁·개방 정책이다.
이는 베트남이 지난 5년간 연평균 8%대의 경제성장을 거머쥔 배경으로 작용했다.
최근 북한은 기관지를 통해 ‘세계 속의 조선’ ‘국제 경제관계’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면서 대외 정책의 변화를 주창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29일 사설을 통해 “맨주먹을 하고 생산과 건설을 다그치던 시기는 지나갔다”라면서 “세계 속에 조선이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우리가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은 결코 국제경제 관계를 무시한 채 경제 건설을 다그치자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때 북핵 6자회담 합의 사항을 보고하게 한 것을 두고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 2.13 북핵 합의, 남북정상회담이 김 위원장이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며 이는 동북아 국제 관계의 재편 과정과 잇닿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북한은 경제외교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최태복 의장, 김영일 총리 등이 차례로 아시아, 중동, 유럽국가들을 찾고, 외국과 북한 경제대표단의 상호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북한을 방문한 유럽연합 의원들은 “북한도 경제 현대화 없이는 더 활발한 대외협력이나 투자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 4월 24년간 단절됐던 미얀마와의 외교 관계를 복원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6개월간 과테말라, 아랍에미리트연합, 도미니카 공화국, 몬테네그로, 스와질란드 등 5개국과 수교했다.
이를 두고, 중국 관영 <국제선구도보>는 “북한 측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조짐을 보이는 현 시점이 외교 활동을 펼칠 유리하다고 판단, 외교진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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